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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겨울엔 '고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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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겨울엔 '고드름'
  • 고은희
  • 승인 2021.02.08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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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끝에 매달린 고드름 

연일 이어진 북극 한파가 만들어낸 겨울 풍경 

눈이 녹으며 떨어지는 낙숫물은 영하의 강추위에 수정 고드름이 되어 

밤을 지키는 꼿꼿한 병정 고드름이 되었다.

겨울왕국 '한라산'

바람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하얀 눈으로 덮인 등반로 

삭막하지만 앙상한 나무 사이로 아침 햇살이 살짝 드러나고 

아름다움을 채 뽐내지 못하고 바싹 말라버린 누런 단풍잎, 

눈 속에 파묻힌 늘푸른 제주조릿대, 

낙하산이 되어 비행하다 안전하게 착지한 마삭줄은  

바람개비 하얀 꽃의 진한 향기가 느껴진다.

[단풍나무]
[제주조릿대]
[등수국]
[바위수국]
[마삭줄]
[등반로임을 알려주는 밧줄]

오가는 사람들~

 

눈 속으로 푹 꺼지는 소리

비좁은 등반로는 마주 오는 산객들에게 잠시 자리를 비켜주는 순간

눈 속으로 무릎까지 빠져버리길 여러 번...

북극 한파와 함께 찾아와 준 추억의 선물 

 

모양도 각양각색, 들쭉날쭉 제멋대로 층을 이룬 고드름은 

오도독오도독 얼음 깨물어 먹는 소리, 

기다랗고 뾰족한 원뿔의 날카로운 고드름으로 칼싸움하던 소꿉친구들의 추억을 소환한다.

한겨울, 늘 정겨움의 대상 고드름이었지만 

지금은 함부로 만질 수도, 먹을 수도, 바라만 보아야 하는 잿빛 시대...

겨울 햇살이 들어오는 굴 안 

 

천장 아래로 매달려 있는 고드름은 흡사 종유석을 연상케 한다.

겉으로는 정갈한 모습이지만 결코 다가갈 수 없는 

수정같이 맑고 아름다운 모습의 고드름은 

누가누가 더 긴가? 내기를 한다.

자연이 만들어낸 정교한 조각상 

 

꽁꽁 얼었던 고드름은 날이 풀리면서 서서히 녹아내리고 

녹아내리는 고드름 끝에는 봄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등반로 따라 오를수록

 

낙엽수 사이로 눈에 띄는 붉은 잎자루의 '굴거리나무' 

겨울, 5·16 도로를 지나는 동안 눈에 들어왔던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유독 붉은빛을 띤 축 늘어진 넓은 잎 줄기 

굿거리를 할 때 썼던 나무라 하여 붙여진 '굴거리나무'이다.

[굴거리나무]

굴거리나무는 굴거리나무과/상록 활엽 관목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자생하는데 한라산에서는 해발 1,300m까지 분포한다.

가지 끝에 모여 나는 아기 손바닥만 한 넓이의 긴 타원형 짙은 초록의 잎과

손가락 길이만 한 긴 잎자루는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고 특이한 모습으로 

언제나 붉은색을 띠는 특징을 갖고 있다.

내한성이 강한 탓에 산기슭이나 숲 속에서 자라기도 하지만 

조경용으로 많이 심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붉은겨우살이]
[나사미역고사리]
[제주조릿대]
[탐방로 안내]
[탐라계곡 목교]

내려가는 길에 겨울왕국 울라프를 만났다.

 

저마다의 개성으로 뷰포인트가 되어주는 눈사람은 

잠시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준다.

[겨울왕국 울라프 눈사람]
[글거리나무]

등반로를 따라 내려가다 다리가 후들거릴 때쯤 

 

만나게 되는 붉은 잎자루가 아름다운 군락을 이룬 굴거리나무가 

넌지시 큰 잎으로 어깨를 두드려준다.

[한라산이 기억하는 사람 부종휴]

변화하는 세상에 조심조심 다가가는 오늘을 사는 닫혀 있는 요즘 

 

세계 자연유산의 선각자로 꼽히는 인물, 한라산이 기억하는 사람 부종휴 선생님 

한라산과 깊은 사랑을 나누었던 님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정상에 이르는 탐방로 중 첫 번째로 꼽은 관음사 탐방로 '한산길' 

한산길은 이곳 부종휴 광장을 시작으로 백록담까지 이어진다.

 

2021년 1월부터 한라산 국립공원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1일 예약 인원은 성판악 코스 1,000명, 관음사 코스 500명, 

단체는 1인 10명까지 예약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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