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진 북극 한파가 만들어낸 겨울 풍경 

꼼짝 못 하게 하는 불청객 코로나19 

잦은 폭설과 함께 찾아온 한파는 또 하나의 불청객이지만 

반가운 손님 눈은 한라산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눈 덮인 한라산]
[소천지]

제주 올레길의 숨은 비경, 그림자를 담은 '소천지' 

타원형으로 둘러싸인 험하고 뾰족한 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

조용히 숨어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 

바닷가의 작은 세계, 소천지의 신비스러움이 드러난다.

솔향이 상큼한 아늑한 숲길 

눈 덮인 한라산의 부드러운 능선과  

아침 햇살에 아름다운 솔빛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소천지는 

바다 위를 둘러싼 바위 모습이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모습과 닮아 

작은 천지 '소천지'라 붙여졌다.

[기차바위]
[바닥이 휜히 드러난 웅덩이]

 

해안가에 화산활동의 흔적

용암이 바닷물에 식으면서 굳어진 작은 웅덩이 

높고 뾰족한 바위로 둘러싸여 있어 

밀물일 때도 완전히 잠기지 않은 특이한 모습의 물웅덩이 

바다와 격리된 것이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바닷가의 작은 세계 

복잡하지만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다.

독특한 모양의 바위와 바위틈으로 물이 들어오는 길이 보이고 

투명한 바닷물은 바닥이 훤히 드러난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 벼랑으로 둘러싸인 짙푸른 난대림으로 덮여 있는 섶섬 

 

시선을 제압하는 기암괴석과 현무암의 이색적인 모습 

바다 위에 떠 있는 문섬과 범섬, 그리고 서귀포항 

섶섬~문섬~범섬으로 이어지는 서귀포 앞바다의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소천지에 투영된 눈 덮힌 한라산은 단연 주연이 되어준다.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곳 '조간대'

 

해안의 암반조간대에서 썰물 때 바닷물이 움푹한 곳에 남아 

괴어 있는 물웅덩이를 '조수 웅덩이'라 하는데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소천지가 바로 '조수 웅덩이'이다.

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 속의 '소천지'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바다는 금세 잔물결이 일고 

물이 빠져나가 바닥이 훤히 드러난 소천지에 비친 

눈 덮인 한라산은 보일 듯 말 듯 잔물결과 숨바꼭질한다.

[소천지에 투영된 눈 덮인 한라산]

한라산을 담은 '소천지' 

 

소천지 안으로 눈 덮인 한라산이 잠시 마실 나왔다.

물때도 맞아야 하지만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에는

소천지에 투영된 한라산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림자가 만나서 완성되는 

백록담에 눈이 쌓였을 때의 모습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창꼼으로 바라보는 매력적인 눈 덮인 한라산

 

파란 하늘과 바위에 뿌리를 내린 생명력 강한 나 홀로 나무 

최고의 뷰포인트에 엄지 척!

[창꼼으로 바라본 눈 덮인 한라산]
[보리밥나무]
[맥문아재비]

숲이 우거진 바닷가 오솔길 

 

따뜻한 바닷바람에 익어가는 '보리밥나무' 

보석보다 빛나는 청색의 열매가 아름다운 '맥문아재비' 

섶섬이 보이는 바닷가에는 누군가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쌓고 

몽돌 위를 뒤덮은 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눈을 낮춰 바라보면 보이는 물웅덩이 속 작은 생명체 

겨울바다의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가 되어준다.

[거북손]

바닷길 따라 달그락거리는 몽돌해변을 지나면 

 

용궁으로 들어가는 바다문이 활짝 열린다.

[바다문]

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의 숨어있는 비경 

 

제주 속의 작은 천지 '소천지' 

작은 바람에 잔물결은 멈춘 듯 다시 일렁이길 여러 번 

찰나였지만 비밀스러운 소천지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

눈 덮인 한라산은 이곳 소천지의 빛나는 주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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