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왼쪽)과 찬성하는 기자회견(오른쪽). (사진=제주투데이DB)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왼쪽)과 찬성하는 기자회견(오른쪽). (사진=제주투데이DB)

 

제2공항 건설 찬반 도민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높게 나오자 각계가 다양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시민사회를 포함한 진보진영에서는 “도민 뜻에 따른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는 한편 보수진영에서는 “무효화 수준의 결과치는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다. 정책 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집권 여당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주무부처인 국토부로 공을 넘기며 사실상 입장 표명을 피했다.  

앞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의 의뢰로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5~17일 실시한 제2공항 건설 찬반 여론조사에서 도민의 경우 두 개 기관 모두 반대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성산읍 주민 별도조사에서는 찬성이 우세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9일 논평을 내고 “국토부에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며 사실상 입장 표명을 피했다. 이는 “국토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는 원 지사의 태도와 궤를 같이 한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여론조사 결과가 제2공항 사업자체를 무효화시킬 수준은 아니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기본 방침을 밀고 나갔다. 

국민의힘은 도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 도민 대상에서는 반대 의견이 다소 우세하고, 성산읍 주민 대상에선 찬성 의견이 절대적으로 높게 나왔기 때문에 사업 자체를 좌초시킬 수준은 아니다”라며 “대형국책사업에 있어 여론은 유동적이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도정이 참여해 여론조사를 실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토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는 원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좌남수 도의장의 입장을 정부와 국토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제주녹색당은 이날 논평에서 “성산읍 주민 여론조사를 따로 실시했지만 여기에는 예정부지가 아닌 부동산 호재를 노리는 8개 마을 주민까지 포함되어있다”며 “이를 ‘압도적 찬성’이라고 포장하며 갈등의 불씨를 남겨놓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파렴치한 짓”이라고 일갈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장기화된 제주도 토건정책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하며 일제 반기는 분위기다. 

정의당 정의로운 녹색전환 특별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20여 년간 진행된 개발정책 노선이 실패했음을 도민이 평가한 것“이라며 “제주의 발전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진보당 제주도당은 성명서를 내고 국토부를 향해 “군사기지를 허용할 수 없다는 도민들의 엄중한 뜻에 깨끗하게 승복하라”며 제2공항 건설 백지화로 도민 사회 갈등과 반목을 종식시킬 것을 촉구했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과잉관광과 난개발로 피폐해진 도민 목소리이자 공동체의 회복을 바라는 엄중한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18일 오후 발표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과 엠브레인퍼블릭에서 모두 반대가 높게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의 경우 반대가 51.1%로 찬성(43.8%)보다 7.3%p 격차를 벌이며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한국갤럽의 경우 반대가 47.0%로 찬성(44.1%)보다 2.9%p 차이로 오차범위 내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로 조사를 진행한 성산읍 주민의 경우 찬성(한국갤럽 64.9%·엠브레인퍼블릭 65.6%)이 반대(한국갤럽 31.4%·엠브레인퍼블릭 33.0%)보다 우세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주지역 만 19세 이상 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2.2%p, 응답률은 35.5%, 신뢰수준 95%이다. 성산읍 주민의 경우 만 19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4%p, 응답률은 43.6%, 신뢰수준 95%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주지역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2.19%p, 응답률은 31.5%, 신뢰수준 95%이다. 성산읍 주민의 경우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38%p, 응답률은 46.5%, 신뢰수준 95%이다.

조사 결과 관련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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