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오영희 국민의힘당 제주도당 원내대표가 도의회 제39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2일 오후 오영희 국민의힘당 제주도당 원내대표가 도의회 제39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지난주 제주 제2공항을 두고 5년이 넘도록 지속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도민 여론조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국민의힘당 제주도당은 못내 아쉬워하는 모양새다.

22일 오후 오영희 국민의힘당 제주도당 원내대표(비례대표)는 도의회 제39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피력하고 나섰다. 

오 의원은 “이번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 전체 도민 대상에서 반대 의견이 일부 우세하게 나왔으나 그 결과는 제2공항 사업 자체를 좌초시키거나 무효화할 수준은 아니”라며 제2공항 사업 주체인 국토교통부 대신 판단(?)을 내렸다. 

오 의원은 이어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의견은 도민의 목소리가 하나하나 반영된 것들로 지역 미래 성장, 환경의 가치와 제주 정체성, 동·서 지역별 의견 차이 등은 매우 중요한 의제들”이라며 “통계 수치를 근거로 ‘승복’을 요구하는 모습은 도민적 공감대를 얻기가 어렵다. 여론조사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가 애초 타당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번 여론조사의 무용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참고로 지난 2019년 국토부는 당·정 협의회에서 “제주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하면 정책에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 12월 제주도와 도의회는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여론조사 관련 합의문을 발표했다. 

국힘당 도당은 여론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오히려 거리 피켓 시위 등에 나서며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했다. 같은 당 소속인 제주도지사와 도의회가 합의한 내용을 부정한 셈이다. 

오 의원은 또 “갈등해소를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 이후 오히려 더 큰 갈등을 우려하는 여론이 크게 생겨나고 있다”며 스스로 갈등을 더 키우는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를 앞두고 국민의힘당 제주도당이 피켓 시위를 진행하며 도민을 상대로 여론조사 찬성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당 제주도당 제공)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를 앞두고 국민의힘당 제주도당이 피켓 시위를 진행하며 도민을 상대로 여론조사 찬성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당 제주도당 제공)

여론조사가 끝나고 다음 날인 지난 19일 원희룡 지사의 입장에 대해서도 “소심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제주 제2공항은 30년 전부터 추진되어 온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원희룡 도정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만을 발표했다”며 “제2공항 사업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소심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토부가 전격적으로 무효화 결정을 내리면 지사께선 수용하실 것이냐”고 따졌다. 

한편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두고㈜한국갤럽조사연구소과 엠브레인퍼블릭 등에 위탁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두 곳 모두에서 반대가 높게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의 경우 반대가 51.1%로 찬성(43.8%)보다 7.3%p 격차를 벌이며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한국갤럽의 경우 반대가 47.0%로 찬성(44.1%)보다 2.9%p 차이로 오차범위 내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로 조사를 진행한 성산읍 주민의 경우 찬성(한국갤럽 64.9%·엠브레인퍼블릭 65.6%)이 반대(한국갤럽 31.4%·엠브레인퍼블릭 33.0%)보다 우세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주지역 만 19세 이상 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2.2%p, 응답률은 35.5%, 신뢰수준 95%이다. 성산읍 주민의 경우 만 19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4%p, 응답률은 43.6%, 신뢰수준 95%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주지역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2.19%p, 응답률은 31.5%, 신뢰수준 95%이다. 성산읍 주민의 경우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20%·무선 8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38%p, 응답률은 46.5%, 신뢰수준 95%이다.

조사 결과 관련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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