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빛 바다가 아름다운 '황우지 해안' 

검은 현무암이 마치 요새처럼 둘러쳐진 황우지 해안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가파른 85계단을 내려가다 잠시 주춤하는 곳 

비극적인 전적비의 설명과는 다르게 아름다운 솔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황우지 해안 동쪽 절벽에는 제주사람들이 희생이 된 12개의 진지동굴이 있고, 

1945년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미군의 공격에 대비해 

자폭용 어뢰를 숨기기 위해 만든 갱도는 

아름다운 황우지 해안과 뼈아픈 역사가 공존한다.

[황우지 해안]

 

황우지 해안은 

'황우지 해안 일대가 마치 황소가 강을 건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선바위와 선녀탕]

제주올레 7코스는 

 

외돌개~월평 올레(14.7km, 4~5시간 소요)로 

올레꾼들에게 인상적이면서 가장 사랑받는 코스이기도 하다.

솔빛 바다를 바라보며 걷다 보면 아름다운 서귀포 앞바다의 해안절경에 빠져든다.

바다를 보며 길이 시작되는 올레 7코스 표식 사이로 내려가면 

황우지 해안 전적비가 서 있는 바닷가 절벽과 마주한다.

황우지 해안은 예전 무장공비가 침투해 전투를 벌였던 곳으로 

북한군 간첩선이 남파간첩을 북한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침투하던 중 

서귀포경찰서 작전부대와 군의 합동작전으로 섬멸되었다는 

내용의 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기암절벽에 상록수가 울창한 숲, 

바닷물이 철썩철썩 파도치는 서귀포 앞바다 

신선바위, 새섬과 새연교, 그리고 문섬이 솔빛 바다 위로 그림처럼 펼쳐진다.

[신선바위와 선녀탕]
[신선바위와 선녀탕]

 

기암절벽 갯바위가 만들어낸

돌과 바위(신선바위)로 둘러싼 두 개의 웅덩이(선녀탕)

검은 현무암이 요새처럼 둘러쳐진 제주바다가 만들어 낸 에메랄드빛 천연 수영장 

제주의 숨은 보석을 만난 듯 맑고 투명한 물빛은 더욱 빛을 발한다.

[신선바위와 선녀탕]
[강아지 모습을 한 바위]
[절벽 아래로 보이는 12동굴]

깎아지른 절벽과 험한 바윗길 

 

맑고 투명한 물빛과 바위 틈새 초록의 생명 '암대극' 

바닷바람에 강한 조밀하게 달린 둥근 열매가 붉게 익은 '후추등' 

하얀 꽃은 청색의 열매로 변신을 한 맥문동을 닮은 '맥문아재비' 

바닷가의 모래땅 바위에서 자라는 '밀사초'는 

일찍 꽃을 피워 눈길을 끈다.

[암대극]
[후추등]
[맥문아재비]
[밀사초]
[삼매봉]

 

폭풍의 언덕 '동너분덕'

거대한 바위 덩어리가 바다로 향해 돌출한 기암괴석으로 

새섬과 새연교가 한눈에 들어오고 

솔빛 바다 위에 신선바위, 섶섬, 문섬, 범섬이 미려하게 자리 잡은 사이로 

고깃배와 물질하는 해녀들의 모습 등 바다 위에서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보는 것 같아 '바다정원'이라 불려지기도 한다.

[동너분덕]

동너분덕은

 

솔빛 바다 위에 신선바위, 섶섬, 문섬, 범섬이 자리 잡은 모습과 

새연교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남주 해금강'이라 불린다.

[동너분덕(남주 해금강)]

외돌개는 바닷가 수면을 뚫고 분출된 용암 줄기가 그대로 굳어진 모습으로 

구멍이 작고 조밀한 회색을 띠는 조면안산암으로 형성되어 있다.

[외돌개]

삼매봉 아래 바다 가운데 외로이 떠 있는 외돌개는 

 

화산이 폭발하여 분출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돌기둥이다.

고석포, 장군석, 할망바우라고도 부른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원나라 잔류 세력을 물리칠 때 

범섬으로 달아난 잔여 세력들을 군처럼 꾸며 적군이 자멸하게 했다고 하여 '장군바위'라고도 한다.

거센 비바람에 크지 못하고 머리털처럼 보여 장군이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주변 해안은 파도의 침식으로 인해 만들어진 해식절벽과 동굴이 절경을 이루고 

약 20미터에 이르는 외돌개 절벽 위에 여러 그루의 소나무가 외롭게 보인다.

[쇠머리코지]

평소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외돌개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게문은 굳게 닫혀 있고 한적하고 고요만이 감돈다.

[소나무]

 

돔베낭골로 가는 길에 만나 솔빛 바다 

바다를 배경으로 제멋대로 하늘을 향한 늘 푸른 소나무의 우아한 자태 

아직은 떫은맛이 남아 있는 추억의 간식 '보리밥나무' 

한겨울 붉은 꽃망울을 터트리는 '동백나무'

노란 금잔으로 고개를 내밀고 바닷바람 마중 나온 '금잔옥대'는 

한겨울 아름답고 향기로움에 잠시 쉬어가게 한다.

[보리밥나무]
[동백나무]
[금잔옥대]

올레꾼들의 넋을 빼앗아버리는

 

매력을 지닌 갯바위가 만들어낸 맑고 투명한 '황우지 해안' 

절묘하게 절벽 위에 서 있는 소나무와 함께 하는 

바다에 외로이 솟아 있는 바위 '외돌개' 

보기만 해도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솔빛 바다를 바라보며 돔베낭골로 향한다.

고은희.
고은희

제주의 숨겨진 아름다운 길...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등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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