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놀부_제주읽기]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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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놀부_제주읽기]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의 의미
  • 이성홍
  • 승인 2021.03.04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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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성산읍에서 진행된 제2공항 반대 삼보일배. (사진=이길훈)
6일 성산읍에서 진행된 제2공항 반대 삼보일배. (사진=이길훈)

 

성산 제2공항 건설을 두고 찬반 여론조사를 앞두고 반대 측이 마지막 일정으로 며칠간 성산 일대를 도는 삼보일배 행사를 진행한 첫날 기자회견에 참가하였다. 막판에 머릿수라도 보태어 미안함을 덜어보자는 얄팍한 마음으로 몸만한 피켓을 들고 일행의 뒤꽁무니를 따랐다. 그러면서 줄곧 내 뒤를 따라오는 생각, 나는 우리 마을에서 이처럼 피켓을 들 수 있을까. 우리 마을에서 피켓을 드는 일은 무슨 의미일까.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반대쪽이 우세하기는 하였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특히 공항개발의 콩고물이 떨어질 것으로 여겨지는 표선과 내 사는 마을 가시리의 경우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지라 이른바 ‘샤이’ 찬성 측의 반발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반대표가 앞선 결과가 나와 일단 한고비를 넘겼는데 제주도정과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이고 제2공항 백지화까지는 아직 멀고 험한 길임도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찬반 주민들간의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치면 그 해결책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이는 이번 찬반여론 조사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며 이를 통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도를 찾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와 제주도정에 들이밀고 압박하는 일은 지당한데 아울러 그 결과를 두고 위대한 제주도민의 선택, 제주를 보전하라는 도민들의 엄중한 요구, 같은 감상적이고 제 논에 물대기식 평가는 금물이다.

찬반 여론을 들여다보면 주민 대부분이 제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음이 분명하며 처음부터 성산지역을 따로 떼어 여론조사를 하는 방안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제 손으로 원씨를 도지사로 거푸 뽑은 곳이지 않은가.

주민들이 눈앞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으며 이런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다면 반대쪽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살펴보면 반대쪽이 주체가 되지 못한 채 도정과 도의회 간의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몇몇 사람에 의존하는 이름뿐인 도민회의, 반대토론과 온라인 선전전과 피켓팅, 단식과 천막촌 등 계획적이고 조직적이고 집약되고 집중적인 활동은 보기 힘든 가운데 대책도 전망도 조직적 실천도 난망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려웠을 터. 

그럼 철저하게 눈앞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주민들을 두고 이 싸움을 어떻게 끌어나가야 할 것인가. 눈앞의 이해관계에 코를 박고 있는 이들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또는 막연하게 이로울 것이라 여기는 이들에게 제2공항 건설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 난개발사업들이 직접 우리의 목을 죄고 생존을 위협할 것임을 일깨워야 한다.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얘기 하지 마시라 지금 당장 바로 당신의 문제임을 모르시는가)

또한 지금까지 싸움에서 보았듯이 처음에 제 땅 제 고향을 지키려 나선 이들이 개발의 본질을 보고 지금의 현실이 위기 상황임을 실감하고 진정 제주민들이 살길을 찾는 대의에 뛰어드는 큰 틀의 싸움으로 이끄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강정싸움이, 송악산싸움이, 선흘싸움이, 한림양돈장이, 드림타워가, 신화워터파크가, 따로 떨어진 일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연대의 전선임을 알아차리는 일이 될 것이다.

모르는 이는 알게 하고 아는 이는 참여하게 하고 참여하는 이는 실천하게 하고 앎과 실천을 통하여 더 강고하고 큰 조직으로 키워가는 일, 선전과 조직의 처음이자 끝 아닌가.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내 경우 피켓을 드는 대신 가시리 마을형님이나 삼춘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 회에는 여기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이성홍.<br>
이성홍.

제주에 살러온 8년차 가시리주민이다. '살러오다', 한 때의 자연을 벗삼고 풍광을 즐기고자 함이 아니라 끼니를 챙기고 텃밭을 일구고 호롱불 아니라도 저녁무렵 은근한 난롯가에서 콩꼬투리를 까고 일찌감치 곤한 잠들어 내일의 노동을 준비하는 생.활.자, 그리 살고싶다, 그리 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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