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앞에 걸린 현수막.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았던 도민 여론조사 결과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도청 앞에 걸린 현수막.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았던 도민 여론조사 결과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 1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추진 의지’ 입장을 전달한 가운데 시민들이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도청앞천막촌사람들’은 성명을 내고 “도민들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 도지사는 도지사가 아니”라며 “도민 결정을 무시하는 원 지사는 즉각 퇴진하고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규모 국책사업은 찬반의 숫자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주장과 제2공항에 대한 접근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궤변”이라며 “주민 수용성과 제주공항 포화, 제주의 균형발전이라는 그럴 듯해보이는 주장과 근거로 사업 추진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이는 도민들의 의사를 완벽히 무시하는 기만적인 처사일뿐”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긴 과정 끝에 제주도와 도의회가 합의한 바에 따라 지난달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2개 기관에서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반대의견이 더 높았다”며 “도민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을 철회하리라고 기댔으나 국토부는 3주가 지나가도록 제주도에 책임을 떠넘겼고 원 지사는 정상적으로 추진하도록 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또 “원 지사가 이렇게 도민들의 결정을 뒤집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며 “지난 2018년 국내 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설을 두고 ‘숙의형 공론화위원회’의 ‘불허’ 결정을 뒤지고 허가를 낸 전과가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폭로되면서 모든 국민의 이목이 부동산 투기에 집중되고 있고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라며 “지난 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한 국회의원은 제2공항 입지 선정에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했고 변창흠 장관 역시 이에 동의했다. 지난 2015년 제2공항 부지 선정 발표 전에 성산읍 일대 토지 거래량이 증가한 부분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도지사는 성산읍 지역 사전 정보유출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만 셈”이라며 “애초에 제2공항 사업 추진을 결정하고 차일피일 시간을 끌며 도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 제왕적 도지사로 군림하며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도지사는 그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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