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제주4.3평화문학상 본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장편소설·시‧논픽션 세 개 부문에서 모두 당선작을 냈다고 22일 밝혔다. 

시 부문은 김형로 시인의 <천지 말간 얼굴에 동백꽃물 풀어>, 장편소설 부문은 이성아 작가의 <그들은 모른다>, 논픽션 부문은 양경인 작가의 <제주4.3 여성운동가의 생애>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장편소설 부문에서는 제6회 제주4·3평화문학상 이후 3년 만에 당선작을 냈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그들은 모른다>에 대해 "내전과 인종청소의 참혹한 시간을 통과해온 발칸반도의 역사를 한국 현대사의 국가 폭력에 연루된 개인의 비극적 이야기와 세심하게 공명시키면서 국가 폭력에 대한 질문을 좀 더 넓은 시야로 성공적으로 옮겨낸다. 무엇보다 지성과 사유의 힘이 느껴지는 세련된 문장, 발칸의 땅을 떠도는 한 여인의 우수와 고독을 전하는 깊은 감수성의 언어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쉽지 않은 소설적 구도임에도 이음매를 잘 다독이고 간추렸다는 평가도 있었다. 일부 이야기의 디테일에 대한 아쉬움이 지적되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큰 무리 없이 폭력에 대한 탄식과 분노의 이야기를 치유와 화해를 향한 섬세하고 고독한 내면의 분투로 잘 감싸고 있다는 데 심사위원 전원은 흔쾌히 동의했다."고 밝혔다.

제정 2회째인 논픽션 부문에서도 첫 당선자가 나왔다. 논픽션 심사위원들은 당선작에 대해 "4․3당시 사회주의 운동가로서, 격변기 분단조국의 연표를 온몸으로 살아낸 김진언 할머니의 삶을 세상에 드러낸 <제주4․3 여성운동가의 생애>는 논픽션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면서 "4․3을 드러내놓고 언급하기도 쉽지 않았던 시기부터 집요하게 취재를 진행하여 작품을 갈무리했다는 점에서 당선작으로 올리기에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 부문 심사위원들은 당선작 <천지 말간 얼굴에 동백꽃물 풀어>에 대해 "제목이 환기하듯이 제주 4․3과 제주 설화를 다리(橋) 삼아 ‘한라’와 ‘백두’의 만남을 주선하는 ‘통일 서사’의 전개가 활달했다. 함께 보내온 다른 작품도 시야가 넓었다. 4․3의 야만성을 에둘러 표현하면서 위안부, 세월호 문제까지 관심사가 폭넓었다."며 "심사 기준을 온전하게 충족시키지는 않지만 여타 응모작과 견줄 때 주제 의식과 상상력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와 같은 미덕이 향후 ‘제주4․3평화문학상’은 물론 4․3문학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바가 적지 않으리란 판단에서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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