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말(사진=PETA Asia 유튜브 영상 갈무리)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말(사진=PETA Asia 유튜브 영상 갈무리)

2019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축돼 시장으로 출하된 말들의 상당수가 퇴역 경주마이며, 각종 금지 약품을 주입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특히 한 퇴역 경주마의 경우 가축에 사용되는 소염진통제인 페닐부타존 100ml을 투약받은 뒤 72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로 도축돼 시장에 팔려 나간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페닐부타존은 사람에게 사용금지된 약물로 백혈구 생성 억제 및 재생불량성 빈혈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경주마 도축 및 식용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또 같은해 5월에는 제주시 애월읍 축협축산물공판장에 실려온 경주마들이 인부들로부터 폭행당하고 도축되는 영상이 공개돼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퇴역 경주마들의 도축 상황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아쉽게도 제주투데이 취재 결과 의미 있는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제주에서 도축된 말은 총 909마리이다. 퇴역 경주마 도축 논란이 발생한 2019년(1043마리)에 비해 134마리가 줄었다. 

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2020년에는 퇴역 경주마는 356마리가 도축·출하됐고, 2019년에는 455마리가 도축·출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서 도축된 말 중 경주마 비율은 2019년에는 43.6%였고, 2020년에는 39.2%였다. 행정 당국이 퇴역 경주마 도축 문제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미미한 차이다.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말(사진=PETA Asia 유튜브 영상 갈무리)<br>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말(사진=PETA Asia 유튜브 영상 갈무리)

2019년 경주마 도축 문제로 국민 건강 위협 및 동물윤리와 관련해 지탄을 받았음에도, 제주도 당국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퇴역 경주마 도축 논란이 일자 제주도는 퇴역 경주마 말고기를 시장에서 격리하기 위한 정책으로 제주말고기 판매인증점 운영에 나섰다. 제주도 농축산식품국 축산과에 확인한 결과 말고기 취급 식당 32개소(2020년 5월 기준) 중 8개소만 인증점으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8개소를 제외한 나머지 식당에서는 퇴역 경주마를 도축한 말고기가 여전히 취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축산과 관계자는 올해도 말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을 대상으로 제주말고기 판매인증점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말(사진=PETA Asia 유튜브 영상 갈무리)<br>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말(사진=PETA Asia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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