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화중학교)
세화중학교 '세화 4·3성' 앞 추모관에 설치한 노란리본과 동백꽃. (사진=세화중학교)

대한민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사건 73주년을 맞아 4·3의 발발 원인과 상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세화중학교에 마련됐다. 

세화중학교는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 평화로 잇다’라는 주제로 교내 '세화 4·3성' 앞에 추모관을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세화4·3성은 1949년 초 토벌대의 무력진압이 한창일 때 세화리 사람들에게 식량을 가지러 산에서 내려오는 무장대를 막기 위해 현재 세화중학교 운동장 남쪽에 쌓은 성이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화중학교에서 ‘제주인의 정체성을 찾는 주제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 발굴한 장소다. 

이곳에 세워진 추모관은 제주4.3사건 진압명령을 거부하고 단독정부 수립 반대와 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여수에 주둔한 제14연대 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또 여수, 순천 등을 점령한 여순10·19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한 연대기도 하다. 

추모관에 설치된 ‘잊지않고 기억하겠다’는 의미의 노란 리본은 제주에서 여수까지의 거리인 180㎞를 축소에 18m로 제작됐다.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상징하는 동백꽃은 지름 120㎝로 제작됐다.

배기준 학생자치회장은 "1학년 때는 4·3의 상징적 유적지인 ‘다랑쉬굴’을 실물 크기로 재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4·3평화공원을 찾아가 추모식에 참여하려 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자체에서 추모관을 만들어 4·3희생자들과 4·3으로 인해 발생된 여순10·19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 주고 싶어 만들었다"고 했다. 

배기준 회장은 "정성들여 만든 만큼 지역사회의 주민이나 학생들도 많이 찾아와 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송시태 교장은 "지난달 26일 제주 최대 숙원이었던 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제주4·3의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4·3의 슬픈 역사가 다시는 이 땅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이 여순사건까지 평화와 인권의 숨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화중학교는 학교특색사업의 일환으로 4년째 ‘제주인의 정체성을 찾는 학년별 주제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1학년은 ‘제주 생태·환경 바로 알기’, 2학년은 ‘지역사회와 해녀문화 알기’ 3학년은 ‘제주 4·3평화와 인권교육’을 학년별 주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3학년의 경우 ‘제주 4·3평화와 인권교육’에서 교과별 내용을 살펴보면, 추모글 및 시 쓰기(국어), 제주 4·3으로 살펴보는 정의로운 국가의 조건(타이포셔너리, 도덕), 다랑쉬굴 모형만들기를 통한 4·3사건 돌아보기(수학), 자유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4·3에서 5·18까지, 역사), 동백꽃 소품 만들기(기술·가정), 제주 동굴 형성 과정과 동굴에 얽힌 4·3의 아픈 역사 연구(과학), 4·3 관련 동영상 시청(창체/자율), 4·3 평화 공원 및 4·3 북촌길 탐방(현장 체험교육)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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