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투데이)
2일 진행된 ‘제73주년 4·3 희생자 추념 전야제’ 마지막 무대. (사진=제주투데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각 무죄를 선고한다."

‘제73주년 4·3 희생자 추념 전야제’가 올해는 '4·3 수형인 모두 무죄'라는 역사적 판결을 재현하는 것으로 무대를 열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주최하고 (사)제주민예총이 주관한 이번 4·3 희생자 추념 전야제는 '그날의 기억, 피어나는 꽃'을 주제로 2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약 1시간 펼쳐졌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추념사를 위해 잠깐 얼굴을 비추고 "4·3 특별법 개정은 화해, 상생, 연대, 화합이란 4·3의 숭고한 정신으로 이뤄낸 성과다. 어둠에서 빛으로 겨울에서 봄으로 미완에서 완결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영령들의 안식을 기렸다. 

이어 이종형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활짝 핀 봄이다. 억울하고 원통해서 핀 봄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재촉하는 봄이다. 그러나 봄을 기다리는 이들이 아직도 있다.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추념했다. 

사회를 맡은 김동현 문학평론가는 "올해는 어느때보다 뜻깊다. 4·3 특별법 개정과 생존·행불 수형인 무죄 선고 등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우리 모두가 만든 오늘"이라며 전야제를 이어갔다. 

올해 무대는 4·3 특별법 개정과 생존 수형인 무죄 판결 등 미완의 진실을 하나씩 풀어가는 가운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와 남겨진 과제를 조명했다. 

연극, 합창, 세대전승 메시지, 추념공연, 복합예술무대 등 73년의 세월 조감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이 마련됐다. 

특히 "제주도 폭동 사건을 진압하기 위해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 주장한 학살 주동자 박진경 연대장을 암살한 문상길 중위를 재조명했다. 그는 1948년 8월 14일 고등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언도 받고 그해 9월 23일 사형이 집행됐다. 문상길 중위 역은 강창훈 배우가 맡았다. 

전야제를 채워준 완이화 (사진=제주투데이)
제73주년 4·3 희생자 추념 전야제를 채워준 미얀마 출신 완이화. (사진=제주투데이)

미얀마 출신 완이화의 뭉클한 무대도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완이화는 "작금의 미얀마와 4·3 상황이 많이 비슷한 것 같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여자, 어린 친구들 등 민간인 희생자들 많이 나오고 있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저의 노래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현재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민주화 시위로 무고한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는 전야제를 위해 새롭게 편곡한 ‘애기동백꽃의 노래’로 시대의 희생자들을 위무했다. 

끝으로 '필뮤직-4·3을 위한 프로젝트팀'과 제주 무용팀 '스트릿잼댄스아카데미'가 무대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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