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소희 기자)
 3일 ‘제주4・3민중항쟁 73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참가자 일동이 불평등 타파와 4・3 정명 운동을 결의하는 함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3 73주기를 맞아 제주에서는 노동해방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4・3 정명 운동 결의가 울려퍼졌다.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3일 제주 시청 앞에서 ‘제주4・3민중항쟁 73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블평등 타파를 외치며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는 사회 대전환을 이루자고 결의했다. 이와 더불어 4・3을 민중들의 투쟁으로 규정하고 ‘4・3사건’이 아닌 ‘4・3 민중항쟁’으로 이름을 새길 때라야 비로소 4・3 해방운동으로 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해방운동의 역사로 만드는 것이 4・3 완전 해결"이라며 "미국의 집단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공식 사과와 배・보상, 진상규명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3 정신계승을 위한 불평등 구조 타파, 비정규직 철폐, 노동법 전면 개정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결의했다. 

또 불평등한 한미 동맹을 폐기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도 선포했다. 

임기완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사진=박소희 기자)
3일 ‘제주4・3민중항쟁 73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항쟁 주체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미군정의 책임을 묻고 있는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사진=박소희 기자)

연대에 오른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항쟁 주체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역사적 복권과 명예 회복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투쟁사를 통해 “73년 전 외세를 물리치고 평등한 세상과 통일독립 민주국가를 세우고자 했던 항쟁의 주체들이지만 아직까지 호명되지 못한 이름들이 있다”며 “이제 그들의 이름을 당당하게 호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중의 자치정부인 인민위원회, 남조선노동당 지도자들, 3・10 총파업에 나섰던 노동자들, 동맹휴업에 나섰던 학생들, 폭압적인 탄압과 학살을 피해 산으로 오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공동체를 지키고 통일 독립을 위해 무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유격대와 자위대, 민중의 편에 서기 위해 한라산으로 들어간 국방경비대 9연대, 동포 학살 명령을 거부하고 미군철퇴를 주장하며 봉기를 일으킨 여수14연대 병사들을 일일이 호명했다. 그러면서 항쟁 주체들의 역사적 복권과 명예 회복이 이뤄졌을 때라야 4・3의 완전 해결을 말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본부장은 “(제주도민) 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는 투쟁은 4・3의 진상규명과 완전한 해결을 위한 투쟁이며 끝나지 않는 4・3 민주항쟁을 계승하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본부 몸짓패 혼디어우러졍(사진=박소희 기자)

한편 ‘분단을 딛고 노동해방을 향해’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국노동자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 99명이 참여했다. 인근에는 민주노총이 준비한 다채로운 행사를 보기 위한 시민들로 가득찼다.

김경훈 시인의 시낭독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행사를 열었으며 주최측에서 준비한 4・3 민중항쟁과 2021년 투쟁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김영태 민중가수, 제주본부 몸짓패 혼디어우러졍, 최도은 노동가수의 공연도 이어졌다. 이날 최도은 가수는 “공중파에는 출연하지 못하는 가수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청 인근에 있다 시끄러워 와봤다는 어르신(87)은 “엄혹한 시기에 살아남은 사람은 정말로 죽도록 고생하며 살았다. (오늘은 나한테) 서글픈 날인데 이리 나와 떠드는 걸 듣고 있으니 재밌네”라며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투쟁발언에 나선 김은형 총연맹 통일위원장을 가르키며 “저 양반은 왜 삭발을 했냐"고 궁금해 했다. 

복직 투쟁을 위해 삭발을 한 김은형 위원장은 "이길때까지 머리를 기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1년째 삭발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 외에도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 건설산업연맹 장옥기 위원장,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 대학노조 백선기 위원장, 전교조 전희영 위원장 등도 참석해 '4・3 정신계승 민중항쟁'을 함께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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