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고등학교 음악과 홍보 이미지. (사진=함덕고등학교 홈페이지)
함덕고등학교 음악과 홍보 이미지. (사진=함덕고등학교 홈페이지)

지난해 음악과 입학시험을 실기 없이 내신 100%로 진행해 논란이 있었던 제주 함덕고등학교가 올해는 실기시험을 치를 전망이다. 

13일 제주도교육청과 함덕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2022년도 입시 전형에 실기를 포함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함덕고의 음악과는 특수목적 학과로 전국의 예술고등학교와 교과목 및 내용이 같다. 함덕고 음악과는 사실상 음악 예술고등학교인 셈. 전문가를 조기 양성한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지금까지 입학시험 전형에서 실기 비중이 50%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자 함덕고는 음악과 입시를 내신 100%로 진행했다(관련기사 함덕고 음악과 입시, 실기 없이 내신 100%로 진행?). 

당시 학교 측은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대면 실기시험은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음악의 경우 대면이 원칙이기 때문에 영상심사로 대체할 수 없다”며 “학교에서 제공하는 자료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건 내신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음악 전공 학생들을 모집하면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인 실기시험을 보지 않겠다는 결정에 입시를 준비하던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더 높았던 지역에서도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는 예술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대면 실기를 그대로 진행하거나 비대면 영상심사로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기시험을 배제한 전형은 전문가를 키우겠다는 특수목적 학과의 설립 취지와도 위배된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함덕고는 올해 입시에선 실기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함덕고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더라도 악기 연주를 심사하는 실기시험을 비대면으로라도 치를 예정”이라며 “입시 전형에서 공부 성적이 (실기 능력을)앞서서 선발하면 정말로 음악을 하고 싶은 아이들이 기회를 잃게 되는 현상이 일어날까 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엔 코로나가 있었던 첫해라서 (입시 전형에)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었다”고 인정하며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 실기가 힘들어진다면 최소한 영상 심사라도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에 한 예술고 입시 관계자는 “최근 음악대학교 입시 경향이 실기 위주로 선발하는 건데 예술고 음악과에서 실기시험을 안 본다는 것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라며 “지금이라도 당연한 판단을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시 요강은 오는 8월 중 제주도교육청 승인을 거쳐 오는 9월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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