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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연대]이준석 신드롬을 넘어서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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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연대]이준석 신드롬을 넘어서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 부장원
  • 승인 2021.06.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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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정치에 안주하고 대중을 권력유지의 대상으로만 동원하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준석 신드롬을 극복하기는 난망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당장 내년 대선 재집권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역사상 최초의 30대 당 대표, 2030세대의 불만을 해결할 새로운 지도자라는 등 상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안티 페미니즘, 노동유연화, 경쟁과 능력주의 우선 등 사회인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최초로 30대에 국회 교섭단체 요건을 갖춘 정당의 대표가 된 것만으로도 정치사에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촛불항쟁의 성과로 집권한 이후 부동산 정책 실패와 조국, LH투기 사태 등에 실망한 대중들의 시선이 이준석 신임 대표에게 쏠리는 것 또한 당연한 반응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이준석 신드롬의 배경은 무엇인지, 그가 우리 사회를 진일보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퇴행의 길로 접어들게 할 것인지. 이준석이 답이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이준석이 정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호명되는 이유는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과 실망이 가장 큰 배경일 것이다. 오랫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거대 보수양당 정치는 선거 시기에만 민생을 외치고,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을 늘 왜곡해왔으며, 유권자들의 민의를 대변한다면서 정작 기득권 지키기에만 여념 없는 배신의 정치를 반복해왔다. 무엇보다 정치가 중요하다고 대중들을 동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치혐오를 부추겨 역설적으로 대중을 정치에서 배제하고 자신들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공고히 해왔다.

대중들에게 이러한 후진적 정치질서를 일견 부정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준석의 출현이 기성 정치세력의 카르텔을 깰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게 사실이다. 단지 30대라는 생물학적 나이의 파괴뿐만 아니라 기존 정치질서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의 상을 실현하리라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의 정치가 과연 기존 질서를 뒤집어엎고 대중을 정치의 주인으로, 주체로 세울 것인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지금까지 본 이준석의 사회적-정치적 인식은 긍정적인 면보다 우려스러운 지점이 더 많다. 물론 5.18민중항쟁에 대한 접근이나 박근혜 탄핵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등의 역사인식은 의도를 떠나 전향적인 변화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정치적 인식은 최근 보수가 수용하는 입장보다 오히려 더 퇴행적이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여성들의 사회적 불평등과 피해에 대해 ‘망상’이라고 단언하기도 하고, 사회적 합의수준에 도달한 여성·청년 등 할당제 폐지를 주장하기도 한다. 복지는 강화하되 해고는 쉬워야 한다며 정작 실직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고용유연화가 답이라고 얘기한다.

심지어 공직후보자에게 자격시험을 치르게 하고 대변인은 토론배틀을 통해 정하겠다는 반정치적 이벤트도 밀어붙인다. 혹자는 이러한 인식을 파격과 혁신이라 치켜세우지만, 그 인식의 배경과 종착점은 극우 포퓰리즘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일러스트(사진 출처=픽사베이)

승자독식의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전망을 제시하기보다 현존하는 ‘차별’을 ‘차이’로 왜곡하고, ‘차이’를 극복하려면 을들간의 경쟁을 통해 강한 자가 되어 살아남아야 한다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적 논리를 선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비판하듯 나이와 국적만 다른 한국의 트럼프가 등장한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준석을 지지하는 대중들이 그의 사회정치적 인식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수용하는 것이다. 불평등과 불공정의 심화, 부와 권력의 독점에 따른 박탈감, 필사의 노력에도 걸맞은 보상은커녕 고착화되는 빈곤의 굴레, 그리고 이를 상쇄하는 역할을 해야 할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자칫 이준석의 반인류보편적인 가치 주장에 대한 동의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표면적으로 국민의 힘과 대척점에 서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답일까. 사실 이 질문은 전제가 잘못되었다. 대립과 경쟁의 관계이긴 하나 이준석의 정치전략과 더불어민주당의 그것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구조적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기 보다는 선동을 통한 진영논리의 강화로 대중을 동원하는 중우정치를 추구한다는 지점에서 이준석과 더불어민주당의 길이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기득권 정치에 안주하고 대중을 권력유지의 대상으로만 동원하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준석 신드롬을 극복하기는 난망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당장 내년 대선 재집권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어지는 지방선거에서도 패배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미 숱하게 제주지역 민의를 배신하는 행보의 더불어민주당 행태를 볼 때 이러한 예상은 확신에 가까워진다.

이준석의 정치선동을 통한 극우 포퓰리즘의 확산을 막아낼 세력은 본질적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난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진보적 정치를 목표로 하는 세력이어야 한다. 중우정치에 기대고 민주주의를 참칭하는 세력이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민주주의에 기초해 새롭게 사회를 설계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대중을 그 실현 주체로 세우는 세력이어야 한다.

마침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최근 제주지역 진보진영이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각개약진을 멈추고 지역의 진보적 정치를 위해, 대안세력으로 서기 위한 결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준석 신드롬의 실체가 무엇인지 확인했다면, 수십 년간 사회공동체의 운명을 나눠먹기 해온 기득권 양당정치에 신물이 난다면, 제주의 미래를 스스로 세워가려면, 이제부터 제주지역 진보진영이 함께 하려는 진짜 새로운 정치에 기대를 걸어도 되지 않을까.

부장원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처장
부장원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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