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지역주민들이 자체 조사한 제2공항 인근 철새도래지 및 조류 발견 지역.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지역주민들이 자체 조사한 제2공항 인근 철새도래지 및 조류 발견 지역.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국토부-환경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중...환경부, 철새도래지 문제 눈 감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하 KEI)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검토의견으로 제2공항의 가장 큰 문제는 현 성산읍 후보지의 철새도래지 벨트에 미치는 악영향과 조류충돌에 따른 항공안전 문제 등응 거론했다. 이에 따라 제주 제2공항 입지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KEI는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소음 문제 등 다양한 지적이 나왔지만 KEI의 검토의견에 따르면 제2공항 건설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철새도래지 및 조류충돌 문제다.

특히, KEI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검토의견으로 “공항 주변 13km 이내에 조류를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의 설치나 철새 보호지역 지정 등은 승인하지 않고 있지만, 신규 공항 예정지 13km 이내에 하도리, 종달리, 오조리, 성남-남원 해안 철새도래지가 위치하고, 양식장, 경작지 등 다양한 조류 유인 시설”이 있다면서 “이러한 여건을 고려할 때, 현재 계획 중인 입지는 「조류 및 야생생물 충돌위험감소에 관한 기준」과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동 기준을 만족 하는 타 입지 대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개발기본계획(초안) 검토의견' 中 일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개발기본계획(초안) 검토의견' 中 일부

#흑산공항, 별도 조류 전문 연구용역으로 철새 대체서식지 다각적 검토

반면, 제주 제2공항 철새 조사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욱여넣은 꼴

KEI는 현 후보지가 철새도래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지가 부적절하다면서 전 후보지를 대상으로 관련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제안했다. KEI는 국무총리실 산하로 공신력을 가진 국책 연구 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제주 제2공항의 입지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드러낸 것이다.

신공항 건설 시 철새도래지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제주 제2공항과 비슷한 시기에 추진된 영남권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공항 입지 평가 과정에서 철새 관련 항목(조류충돌 평가 포함)의 배점을 비교적 높게 책정했다.

그러나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철새도래지 및 조류충돌 관련 평가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KEI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내 전 후보지를 대상으로 다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흑산공항의 경우를 보면 전략환경영향평가와 별도로 조류 전문 연구 기관이 공항 건설이 철새에 미치는 영향 관련 연구 용역을 맡아 수행했다. 이 연구 용역은 흑산공항 입지별 철새도래지 훼손에 따른 대체서식지 대안을 다각적으로 제시했다.

제주 동부 철새도래지 벨트(편집=김재훈 기자)
제주 동부 철새도래지 벨트(편집=김재훈 기자)

#국토부는 철새 대체서식지와 관련해 제주도에 문의나 협조요청을 한 적 없어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가운데, 대체서식지 대안 제시 관련 연구가 이뤄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국토부는 철새도래지 대체서식지 관련 연구를 수행했을까. 연구를 수행한 뒤 대체서식지 후보지들을 보완서에 제시했을까.

철새도래지 대체서식지와 관련해 제주도와 전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나 용역진 측으로부터 대체서식지 관련 조사 협조 요청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 관계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KEI의 제2공항에 대한 문제 제기 중 철새도래지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동의해준다면 시민사회의 즉각적인 반발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이번 제보완서에 최소한 대체서식지 조성 계획 정도는 담았을까?

보완서에 대체서식지 관련 내용이 담겼는지 환경부 관계자에게 물었다. 제주투데이와 전화 통화에서 그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대해 협의 중이기 때문에 아직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완서에 대체서식지 관련 내용을 담았는지 직접 묻기 위해 국토교통부 주종완 공항정책관에게 전화통화를 수 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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