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중산간 마을 '신풍리' 

고인돌과 선사시대 유적이 산재해 있는 역사가 깊고 전통 있는 마을이다.

신풍리(新豊里)는

'새롭고 풍요로운 마을을 지향한다'는 뜻을 가진

신풍리의 옛 이름은 '내깍, 내끼' 또는 '웃내깍, 웃내끼'로

하천 주변에 형성된 마을이라는 뜻으로 내깍마을 중에서도 위쪽에 있는 마을이다.

'내끼'는 내(川)의 끄트머리라는 뜻이다.

성산읍과 표선면의 경계, 젖줄이 되기도 하는 '천미천'

신풍리는 한라산 상류에서 발원하여 남동쪽으로 흐르는 천미천 따라 위쪽에 위치한 마을로

평지가 대부분을 이루고 마을어장과 해안을 끼고 있는

중산간 마을임과 동시에 해안마을이다.

표선과의 거리가 가까워 행정구역은 성산읍이지만 

생활권은 표선이라 할 수 있다.

[돌담이 아름다운 현무암으로 쌓아 만든 제주의 전통가옥]

제주의 전통 가옥은 육지와 사뭇 다르다.

현무암으로 차곡차곡 담을 쌓고 사이사이에 흙을 발라 울타리를 두르고,

바람이 많은 탓에 매우 낮은 지붕은 방습성이 뛰어나고 가벼운 '새(띠)'로 얹고,

그 위에 띠풀을 엮어 만든 굵은 동아줄로 바둑판처럼 꽁꽁 동여매면 

제주의 전형적인 초가집이 된다.

제주의 초가집은 바람 많은 제주 섬에서

비바람과 싸워 온 제주 조상들의 생활의 지혜가 그대로 담겨 있다.

구름 한 점 없던 초여름 날씨는 

짙은 안개로 마을을 감싸 안고 잠시 안개비에 주춤한다.

성산 청소년수련원을 출발점으로

어멍아방 밭담 길 따라 신풍리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본다.

[던대못]

 봉천수(연못)로 만들어진 던대못은 

주민들의 삶과 애환이 서린 곳으로 자연환경을 보존하며

가운데에 원형으로 둑을 만들고 양쪽으로 길을 내어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연못 안과 밖에는 수생식물과 습지식물들이

어우러져 자라고 있다.

[개망초]
[닭의장풀]
[국화잎아욱]
[꿀풀]
[본향 웃내끼 산신당]

신명은 육서또한집으로 

신의 기능은 생산, 물고, 호적, 장적을 관장한다.

[사장터 못]

이곳이 사장(射場)이었던 데서 연유한 이름으로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하고 가축에게도 먹이기 위해 조성된 연못으로

큰 연못과 작은 연못으로 구분되어 있다.

어멍아방 밭담 길에는

오래된 아름드리 '팽나무'가 한여름 그늘나무가 되어주고 

밭담 안으로 영글어가는 '풋귤'의 상큼함

울 밑에 있을 때 아름다움이 더 돋보이는 '봉선화'는

어릴 적 봉숭아 물들이던 그림 같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밭담]
[봉선화]

구불구불 돌담길 사이로 따뜻한 정을 잃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제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어멍아방 잔치마을'

마실 나온 어르신의 무한한 마을 자랑 

살아온 흔적, 사는 모습이 모두가 정겹고 소박하지만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의 희망을 꿈꾸는  

제주만이 가진 독특한 섬 문화와 중산간 작은 마을의 평온함이 느껴진다.

[조록나무]
[담쟁이덩굴]
[메꽃]
[자란]
[버스 정류장에 걸린 사진]
[올레길]

민가가 밀집된 곳에는

 

올레길이 잘 보존되어 돌담 등 올레 풍경이 정겹고 아름답다.

[노랑하늘타리]

가름길 담벼락에는 

 

 노란 열매가 타원형인 '노랑하늘타리' 

바람개비 닮은 하얀 꽃 '마삭줄'은 담벼락에 터를 넓혀가고 

손바닥을 펼친 듯 커다란 잎 위로 꽃대를 세운 '예덕나무' 

장맛비를 기다리는 치자나무는 짙은 향기로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마삭줄]
[예덕나무 '암꽃']
[예덕나무 '수꽃']
[치자나무]
[서양금혼초(개민들레)]
[밭담]

제주의 상징처럼 아름다움을 간직한 검은 돌담(밭담)은

 

여름의 집중호우와 강한 바람 등 자연의 악조건을 견뎌낼 수 있도록

비교적 둥글고 기공이 많은 현무암을 사용했는데

지혜와 끈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구멍이 숭숭 뚫려 바람이 불면 무너질 듯 하지만

돌 틈 새로 분산된 바람은 잘 무너지지 않는다.

밭의 경계이면서 바람과 방목하는 말과 소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한다.

정겨운 모습의 구불구불 이어지는 밭담의 곡선은

제주의 생활이 되고 독특한 제주만의 농촌 풍경을 연출한다.

밭담은 2014년 세계 중요 농업유산이 되었다.

[천미천]

녹음이 짙어가는 천미천에는

 

곧추 선 줄기와 갈라진 가지가 풍성해 보이는 '구릿대'가 

왕성한 번식력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구릿대]
[방가지똥]
[감자]
[손바닥선인장]
 [창심정]
[꽃치자]

돌담 위에 가지런히 놓인 '꽃치자' 

순백의 아름다운 꽃과 강한 향기는 코를 자극한다.

제주어로 '돌무더기'란 뜻의 '머들', 제주밭담 캐릭터가 길을 안내한다.

[충혼비]
[경독재]
[경독재]

 경독재는 성산읍 신풍리에 위치한 

 

한문 번역, 후학 양성과 향토사학 연구에 애쓰시는 고향을 사랑하시는 

소농(素農) 오문복 선생의 한평생이 드러난 서재이다.

[수레국화]

어멍아방 밭담 길(3.2km, 50분 소요) 따라 걷다 보니 

 

안개비도 잠시 쉬어가고

길가에는 크고 화려한 원예종들이 눈길을 끈다.

[기생초]
[큰금계국]
[송엽국]

신풍리 '어멍아방 잔치마을'은

 

현재 제주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농촌체험마을로

지붕이 낮고 방은 작지만 따뜻하고 아늑한 방에서

불구덕에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전통초가 생활체험'

푸짐한 제주 전통 잔치상을 올려 드리는 '어멍아방 잔치체험'

'아침 포구와 고깃배', '향토음식체험', '농사체험' 등

농촌과 어촌 체험이 동시에 가능한

평화롭고 독특한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