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가 28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삼의사비 앞에서 출정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 제공)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가 28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삼의사비 앞에서 출정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 제공)

신축년인 1901년 반외세, 반봉건의 기치를 내세워 제주 자존의 역사를 만들고자 했던 민중항쟁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신축항쟁 120주년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28일 공식 출범했다.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4시 서귀포시 대정읍 삼의사비 앞에서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재호 국회의원,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 김수열 시인 등 기념사업회 상임공동대표단을 비롯해 임영일 기념사업회 고문, 이종형 제주민예총 이사장, 강문석 탐라미술인협회장이 참석했다. 

또 양병우 도의원과 강성동 구억리장, 송상권 신평리장, 고석종 안성리장, 오승목 인성리장, 조남중 보성리장과 고석봉 대정고을마을연합청년회장 및 마을 청년회 임원들이 참여했다. 이재수의 후손인 이주일씨도 출범의 자리에 함께했다.

출범식은 김동현 제주민예총 정책위원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출정제와 김수열 상임대표의 축문 낭독, 송재호 상임대표의 출범선언과 좌남수 도의회 의장, 양병우 도의원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간소하게 진행됐다.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가 28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삼의사비 앞에서 출정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 제공)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가 28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삼의사비 앞에서 출정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 제공)

김수열 상임대표는 축문을 통해 “120년 전 세폐와 교폐에 맞서 의연하게 창의하셨다가 이슬처럼 스러져간 강우백, 오대현, 이재수 세 장두의 넋이 아로새겨진 삼의사비 앞에서 삼가 머리 숙여 고한다”며 “오늘의 그날은 무소불위의 중앙 권력으로부터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세폐에 맞서 온 도민들이 오름의 들불처럼 불끈불끈 일어섰던 날”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또 “신축항쟁 120주년을 맞아 인신공회의 삼의사 정신을 시대에 맞게 되새기려 한다”며 “부당한 권력과 세력에 맞서 천둥처럼 떨쳐 일어선 그 정신을 기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재호 상임대표는 “2021년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했던 그 날의 함성을 기억하고자 한다. 함께 할수록 단단해지는 억새들처럼 우리는 오늘 신축년의 함성으로 오늘 제주 공동체의 자존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은 신축년 자존과 자주의 함성을 되살려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우리들은 신축항쟁 120주년을 맞아 범도민적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그 함성과 불꽃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는 것은 국제자유도시와 신자유주의라는 21세기 광풍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우리의 오늘을 통렬하게 성찰하는 동시에 제주의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한 현재적 실천”이라며 “제주의 땅속을 도도하게 흐르는 뜨거운 역사의 용암을 외면하고 어찌 이 땅에 산다고 할 수 없다”며 신축항쟁의 현재적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는 공식 출범을 시작으로 신축항쟁 기념 조형물 제작, 학술토론회, 장두 추모굿 등 기념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교육 및 출판, 홍보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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