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시 원도심은 그야말로 제주 근현대사의 도심박물관입니다. 조금만 들어가 보면 곳곳에 옛모습들이 숨겨져 있어요.”

제주 성안에서 태어나 5대째 한짓골에 살고 있는 고봉수씨.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2년 만에 제주로 내려와 30년 만에 한짓골 생가로 돌아온 그는 ‘관덕정 광장 주변 활성화 사업’의 주민협의체 대표와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의 대표를 맡을 만큼 누구보다 원도심에 대한 애정이 높다. 

4일 오전 고씨는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했다. 온라인 신청을 통해 접수한 시민들과 관덕정에서 시작해 원도심을 걸었다.

4일 오전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씨는 이 공간에 얽힌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부터 어린 시절의 기억, 그리고 지금의 그가 가진 고민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원도심이 품은 역사를 풀어갔다. 스스로를 성안 토박이라 소개하며 수십 년을 살아온 주민들도 모르고 지나쳤을 숨겨진 제주의 속살을 안내했다. 그 속엔 일제강점기, 4·3, 한국전쟁, 현대에 이르기까지 제주 성안이 거쳐온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고씨는 이미 사라져 버린 옛모습에 대해 이야기할 땐 탄식을 내뱉으며 속상해하다가도, ‘이런 곳이 있었어?’하며 놀라는 사람들의 반응에 마치 보물을 보여주는 아이처럼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는 답사 내내 “얼마 남지 않은 제주시 원도심의 원형을 지켜내기 위해선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4일 오전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목 관아지 앞.(사진=박소희 기자)

#“제주에서 가장 붐볐던 관덕정, 지금은 암흑천지”

“신발 벗고 올라가서 벽화와 글씨를 감상해 보세요.”

제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보물 제322호 관덕정. <탐라지>에 따르면 세종 30년 제주 목사 신숙청이 군사들의 훈련장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건물 내부 대들보에는 당시에 그려진 십장생도(十長生圖), 적벽대첩도(赤壁大捷圖), 대수렵도(大狩獵圖) 등의 벽화가 있다. 또 ‘호남에서 제일가는 정자’와 ‘탐라에서 가장 뛰어난 곳’이란 뜻의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과 ‘탐라형승(耽羅形勝)’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시내에 들어간다고 하면 여기에 있던 분수대 앞에서 반드시 인증샷을 찍었던 곳이에요.”

1990년대 관덕정과 지금의 관덕정. (사진='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에서 발췌)
1990년대 관덕정과 지금의 관덕정. 왼쪽 사진에서 분수대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에서 발췌)

지난 1961년 재일 교포 모임인 제주개발협회가 관덕정 앞에 분수대를 설치 기증했다. 제주 사람들에게 최대의 볼거리였다. 전속사진사가 있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포토존’이었다. 고씨가 초등학교를 다녔던 1970년대까지만 해도 관덕정 주변은 제주에서 유일한 광장 역할을 할 만큼 사람이 많이 붐볐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1999년 7월 제주목 관아지 복원사업을 한다는 명목 아래 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제주목 관아는 주변 도로보다 지대가 낮아져 사람들의 접근은 더욱 어려워졌다. 공간이 단절되고 광장은 사라졌다. 

게다가 관덕정을 중심으로 모여있던 관공서가 빠져나가면서 주변 상권도 침체했다. 사람들의 발길은 끊기기 시작했고 제주목 관아 운영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엔 인근은 암흑천지가 된다. 고씨는 차라리 제주목 관아 대문을 개방하거나 야간 개장을 해 이곳을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죽은 공간으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상생모루 앞.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상생모루 앞. (사진=박소희 기자)

#상생모루 운영시간 제한 아쉬워

칠성통 입구 제주감귤협동조합 건물이 있었던 자리에 들어선 상생모루.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이다. 사업비 34억3500만원을 들여 지하1층·지상4층 규모로 지었다. 주민쉼터와 전시공간, 교육공간, 주민 회의 공간 등으로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의 근무 시간인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고 주말엔 문을 닫는다.

고씨는 “서로 북돋우며 다같이 잘 살아간다는 뜻을 가진 ‘상생모루’에 맞게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운영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의 운영시간은 애초에 이 건물이 지어진 목적인 도시재생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회관 앞.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회관 앞. (사진=박소희 기자)

#노인회관 뒤편에 숨겨진 지하정원

상생모루를 지나 왼편에는 제주 초가 지붕을 연상시키는 멋진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노인회관. 지난 1991년 한진그룹 고 조중훈 전 회장이 거금을 쾌척해 지어진 건물이다. 제주 원로 건축가의 작품으로 외벽은 송이석, 지붕은 현무암 판석 등 지역의 건축 재료를 활용해 제주의 특색을 살린 건축물이다. 

성주청 터가 발견되면서 제주도가 노인회관의 이전을 협의 중이나 지금까지도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고씨는 “건물 뒤편에 아주 예쁜 지하정원(sunken garden)도 가지고 있다”며 “성주청을 복원한답시고 이 멋진 건물을 철거하지만은 않았으면 한다”고 걱정했다.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북초등학교.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북초등학교. (사진=박소희 기자)

#할아버지, 아버지, 나 3대가 다닌 학교

“할아버지는 제주관립 보통학교일 때, 아버지는 제주공립 보통학교일 때, 저는 북국민학교일 때 여기를 다녔으니 우리는 3대가 동문인 셈입니다.”

제주북초등학교의 시초는 지난 1907년 ‘제주관립 보통학교’로 알려져 있으나 일도일동 역사문화지에 따르면 1897년 제주목 공립소학교였다는 자료도 있다. 이는 제주 근대교육의 시작이 10년 더 앞당겨진다는 것과 함께 그 주체가 일제가 아닌 조선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도 있는 점을 시사한다. 

북초는 1920년 우리나라 최초로 초등학교 학생들이 독립 만세운동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또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제주4·3의 도화선이 된 1947년 ‘제28주년 3·1기념 제주도대회가 열렸던 장소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역사적인 현장이었다. 하지만 고씨가 ’북국민학교‘를 다닐 당시 전교생이 27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한 학년 학생수가 30여명으로 1회 졸업생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감했다.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수 도서관 앞.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수 도서관 앞. (사진=박소희 기자)

#좋은 건축주-건축가-시공자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

“제 동창 중 한 명이 여길 보곤, ’나 때 이런 도서관이 있었으면 맨날 공부했을 거다‘라고 호언장담합니다.”

지난 1968년 만들어진 김영수 도서관. 1930년 제주북초를 졸업한 김영수씨가 어머니의 생신 선물로 모교에 기증한 건축물이다. 이곳은 지난 2018년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새롭게 탄생한 곳이다. 고씨가 특히나 애정을 두고 있는 이 건물이 지금에 이르기까지엔 ’3박자‘가 있었다.

김영수 도서관(왼쪽)과 제주목 관아가 보이는 2층 열람실(오른쪽). (사진=고봉수 제공)
김영수 도서관(왼쪽)과 제주목 관아가 보이는 2층 열람실(오른쪽). (사진=고봉수 제공)

당초 사업 예산의 2배를 넘긴 계획이었지만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교장선생의 행정력과 턱없이 부족한 설계·감리 비용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한 좋은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학부모이기도 했던 지역 건축가, 계획을 잘 이행하고 구현한 시공자의 삼박자가 이뤄낸 결실이었다. 

이곳은 현재 주중 오후 5시까지는 북초 학생들의 도서관으로, 이외 시간에는 마을 어린이 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씨는 “도서관 2층 열람실에서 제주목 관아를 바라보기를 강력 추천한다”며 “이곳을 보면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구성돼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영주관터.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영주관터. (사진=박소희 기자)

#공터로 방치된 영주관 터

북초 동쪽엔 1000평이 넘는 면적(3531㎡)의 공터가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발굴조사 결과 조선 시대 제주목에서 객사 대청(왕을 대신해 조정에서 파견된 관리가 묵던 곳) 터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이곳을 사적으로 지정했다. 

고씨는 “문화재를 사적으로만 묶어놓기만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공원으로 조성하거나 잔디 블록으로 포장해서 공용주차장으로 활용한다면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북신작로.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북신작로. (사진=박소희 기자)

지난해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제주목 관아 북측에 있는 북신작로 인도는 휠체어나 유아차가 지날 수 없을 정도로 좁다. 전봇대가 인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이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사업을 요구했지만 한국전력에서 예산 확보가 안돼 이뤄지지 않았다. 

고씨는 “나중에 전선 지중화 사업을 하게 되면 도로를 다시 갈아엎을 수밖에 없는데 불필요한 예산이 또다시 들게 될 것”이라며 “사전에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던 점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옥성정 터.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옥성정 터. (사진=박소희 기자)

#민간인 학살 주범 박진경 대령 진급 축하연이 열렸던 옥성정

제주목 관아 서쪽 돌담길에서 무근성으로 들어가는 곳엔 ’옥성정‘ 터가 있다. 70여년 전 제주시 원도심에서 가장 큰 요정이었다. 4·3 당시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며 무차별 학살을 지시했던 박진경 대령. 1947년 6월 17일 박 대령의 승진 축하연이 열렸던 곳이 옥성정이다. 박 대령은 그날 숙소로 돌아와 잠든 새벽, 강경 진압에 불만을 품었던 문상길 중위의 지시를 받은 손선호 하사에 의해 암살 당한다.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도고 있다. 동양여관.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도고 있다. 동양여관. (사진=박소희 기자)

인근엔 2층 외벽에 계단도 없이 문이 달린 건물이 있다. 건물 가운데 소방도로가 생기면서 건물이 잘려나간 것. 이곳은 옛 탐라여관으로 1960년대 유명 영화배우였던 박노식 등이 묵기도 했던 고급 숙소였다. 그 옆엔 일제강점기 때 지어지니 동양여관이 있다. 지금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장기 투숙하는 여인숙으로 운영되고 있다. 

4일 오전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예전에 말고삐를 묶어놓았을 돌.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오전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말고삐를 묶어놓았던 돌. (사진=박소희 기자)

탑동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말고삐를 묶는 돌이나 1960년대 후반에 들어섰던 통조림 식품을 제조하던 유창산업 공장이었던 건물에서 옛 모습이 눈에 띄었다. 

탑동 앞바다가 매립되기 전까지 해안 경계였던 곳엔 제주 전통 주거 형태인 안거리 밖거리 구조가 그대로 남은 주택도 있다. 고씨는 “우리 아버지가 연세가 드니까 ‘쓸데없이 매립했다. 그대로 놔뒀으면 보기 좋은 명소가 됐을 건데’하고 아쉬워하신다”고 말했다.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이 진행되고 있다. 옛 유창산업 공장.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옛 유창산업 공장.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옛 유창산업 공장.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탑동 앞바다를 매립하기 전 바다 경계에 있던 집. 안거리 밖거리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관덕정 뒤편 공영주차장 서쪽엔 원도심 원형이 남아있는 올레가 있다. 성인이 양팔을 뻗으면 닿을 만큼 좁은 길이다. 고씨는 “육지에서 온 지인들을 여기 데려오면 다들 좋아한다”며 “만약 이곳에 개발업자가 들어오면 소방도로를 내야 해서 사라질 수도 있다. 행정에 여길 매입하라고 하니 집도 못 지을 만큼 좁은데 뭐하러 사냐고 되묻는다. 그런데 집도 못 지을 바에야 사서 보존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4일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옛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올레. (사진=박소희 기자)
4일 고봉수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가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진행하고 있다. 옛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올레. (사진=박소희 기자)

이밖에 제주 원도심엔 제주도 최초 기독교회인 성내교회, 신성여자중고등학교 전신인 옛 신성여학교, 화교유치원, 돛대와 선실 디자인이 아름다운 옛 동양극장, 기업가의 자본으로 지어진 최초의 호텔 명승호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우생당 등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 숨어있었다. 

#관-건축학계, 역사적 가치 있는 건물 조사해야

고씨는 “옛 현대극장이나 제주대학교 본관 건물, 옛 제주시청사 등 뛰어난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 많이 사라졌다”며 “지금이라도 관과 건축학계가 조사해서 가치가 있는 건물은 매입하고 이를 활용하는 종합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어진 지 50년이 된 건축물은 등록문화재 등록이 가능하다”며 “민간에선 문화재로 지정되면 개보수를 못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집주인이 원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건축물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사례를 나서서 보여주면 민간에서도 이를 대하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됐다. 고봉수씨는 제주투데이에서 매달 한 차례에 걸쳐 원도심을 소개하는 <성안유람>을 연재하고 있다. <제투, 길을 걷다> 두 번째 답사 프로그램은 오는 8월8일 한진오 작가의 ‘제주의 문화원형, 신당 길을 걷다’로 꾸며진다.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옛 동양극장 앞.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명승호텔.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성내교회.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옛 신성여학교인 향사당.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옛 오현고 음악당 또는 교실로 추정되는 건물.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우생당 서점.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옛 현대극장 터.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화교유치원.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 전통 주거 형태인 안거리 밖거리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는 집. (사진=박소희 기자)
4일 제주투데이 18주년 창간 기획 《제투, 길을 걷다》의 첫 번째 답사 프로그램 ‘제주시 원도심, 어디까지 알고 있니?‘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 전통 주거 형태인 안거리 밖거리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는 집. (사진=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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