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상큼하고 예뻐지는 계절~

한라산과 제주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그늘 한 점 없는 초원  

세상의 불어오는 모든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벨벳처럼 아름다운 초록 풀들이 끊임없이 너울거린다.

크고 작은 바람의 움직임 따라

사르륵거리는 목초들은 화음을 넣으며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경사가 낮고 울창한 자연림으로 이루어진 족은노꼬메  

철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본다.

통 바람이 부는 쑥쑥 자라 쑥대낭 길

세월의 숲이 느껴지는 힐링이 되는 수직의 정원은 

서서히 여름 준비를 서두르고

장맛비를 기다리는 산수국,  아직 설익은 산딸기가 길을 막는다.

[산수국]
[산딸기]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편백향이 그윽한 하늘로 향한 편백나무가 사열하듯 반기고 

편안하게 걷는 숲길이 길게 이어져 행복 담은 웃음소리가 커져간다.

편백나무 아래에는 

사약으로 사용했던 유독식물 '천남성' 

고사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우산을 편 듯 포자로 번식하는 '관중'

여름향기로 가득 찼다.

[천남성]
[천남성]
[큰천남성]
[관중]
[편백나무]
[박새]

녹색의 싱그러움 

 

코 끝에 와닿는 흙내음, 귀를 열어주는 새들의 노랫소리, 

숲이 주는 맑고 상쾌한 공기는 서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조릿대 사이로 햇살 담은 커다란 박새가 눈에 들어온다.

[박새]

상쾌한 숲 속의 바람은

 

숲길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힐링 

어둠 속에 하얀빛으로 눈 맞추는 '박새' 

주름치마 입고 쑥 자란 기다란 꽃대에 자잘한 꽃들을 가득 피워냈다.

하늘을 향한 우아한 자태, 

자세히 들여다보니 먼저 방문한 곤충들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났다.

[박새]

박새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만주 등지에 분포하고 

주로 깊은 산의 습지나 나무 밑 그늘진 곳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독성이 강한 유독성 식물이다.

어린잎은 여러 장 촘촘하게 달려있고 넓고 깊은 주름이 특징이다.

 

야생식물은 기본적으로 소량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봄철 함부로 채취, 섭취하는 것은 주위가 필요하다.

[박새]

땅속줄기는 크고 거칠며, 긴 수염뿌리가 나와 멀리 퍼지고 

 

원줄기는 100~150cm 정도 곧게 자라고 원뿔형으로 속이 비어있다.

타원형의 잎은 줄기 중간 이상에 달리고 어긋나게 촘촘히 달린다.

연한 황백색 꽃은 6~8월에 줄기 끝에 원추 꽃차례를 이루어 피지만 

 

제주에서는 5월이면 벌써 만개를 한다.

암술은 노란빛이 도는 녹색이다.

열매는 삭과로, 난상 타원형이다.

 

유독성 식물이지만 한방에서는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아그배나무]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 모습을 한 큰노꼬메의 위엄과 

 

이웃한 다정다감한 족은노꼬메는 정답게 마주 앉아 있어서 '형제 오름'이라고도 부르고 

멀리서 보면 오름 모양새나 형체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모습이 하나의 오름으로 착각이 든다.

[큰노꼬메]
[족은노꼬메]
[야생오소리 굴(서식지)]

오소리는 족제비과에 속하는 동물로 

 

평지에서 해발 1,700m까지의 산림에 서식한다.

낮에는 굴속에서 휴식하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활동을 시작하는 

야행성이지만 조용한 지역에서는 낮에도 활동한다.

[족은노꼬메 정상]

콘크리트 밀림 속에서 바삐 지내던 나날들~

 

푸르름으로 가득한 숲 속의 싱그러움에 잠시 걸음을 늦춰 본다.

선명하게 보이던 한라산은 구름에 가려 아쉽지만 

걷는 길마다 짙은 향기로 채워가는 '상산나무' 

바람이 준 선물, 제주조릿대 위로 떨어진 때죽나무 꽃 

길을 걸으며 이 사소한 일에 감동을 받고 

초록빛 풍경은 마음에 위안을 얻은 듯 선물 같은 하루를 빌어간다.

[상산나무]
[산딸나무]
[가막살나무]
[찔레나무]
[제주조릿대 위로 떨어진 때죽나무 꽃]
[상잣길]

조선시대에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 '잣성' 

 

노꼬메오름 주변으로 상잣성이 이루어져 있었지만 많이 무너져

오름~목장 탐방로를 조성하여 아름다운 제주목장과 중산간의 목축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상잣질을 조성하였다.

색감이 흐려지는 안갯비에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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