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제주 토종씨앗인 푸른독새기콩이 싹을 틔운 모습이다. 볍씨아이들은 환경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푸른독새기 콩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전통 발효음식인 템페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볍씨학교)
지난 6월, 제주 토종씨앗인 푸른독새기콩이 싹을 틔운 모습이다. 볍씨아이들은 환경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푸른독새기 콩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전통 발효음식인 템페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볍씨학교)

우리 받침반은 1학기 동안 녹색평론선집을 읽었다. 책을 읽고 요약하고, 문제의식을 서로 나누며 정리를 하였다. 이 책은 환경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챕터별로 깊이 다룰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나는 이 녹색평론 선집을 읽으며 토착 민족에 대해서, 의료기술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내가 가장 와닿았던 것은 식문화 문제였다.

음식은 우리의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경이나 먹거리에 큰 지식이 없어도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이 대부분 건강하지 못한 먹거리라는 것은 알 것이다. 나도 이번에 제주 학사에서 환경공부를 하고 농사를 직접 지어보며 알게 되었다. 우리가 건강하다고 먹었던 채소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최고급 한우 소고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놓이는지 말이다.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농약과 살충제들을 정말 아주 많이 뿌린다. 또 맛있고 크고 예쁘게 만들기 위해 약을 투여하기도 하며 방부처리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매일 조금씩 먹고 있다. 우리 인간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살충제와 농약을 그대로 섭취를 하는 동물들에게도 영향을 주며 특히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일으킨다. 고기를 줄이고 채소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좋거나 건강하다 고만은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유기농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모든 밥상에 조금이라도 고기 요리가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이 고기 요리도 몸에 좋지 않은 인스턴트나 배달음식들이 밥상위에 올라오고 있다. 이런 말도 있다. “고기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 또는 “먹기 위해 산다.” 우리는 맛있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어떻게 가공이 되어 나오는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인간의 건강과 환경문제로 연결되는 지 모르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기도 했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육식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이다. 공장식 축산은 환경과 인간, 동물들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나는 공장식 축산업이 많은 삼림을 파괴하는 것, 온난화를 일으키는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소, 동물권이 없는 열악한 환경,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들의 고기를 소비자가 먹음으로써 생기는 문제까지는 알고 있었다. 더 자세하게는 알지 못했다. 나도 사실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녹색평론을 읽으며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들을 더 알 수 있었다. 소고기를 얻기위해 키우는 소들에게 많은 양의 곡물을 먹인다. 가축들에게 먹일 곡물을 줄이면 십억 이상의 사람들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여러 나라에서는 굶주림과 그에 관련된 질병들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소들을 먹이느라 인간이 먹을 곡식이 부족해 많은 사람이 굶고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제초제가 잔뜩 들어간 풀과 살을 찌우기 위해 심지어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나 기름을 먹인다는 곳이 있다는 사실과, 살을 찌우기 위해 많은 약물을 투여받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소들은 아주 비좁은 철장 속에서 평생을 살다가 고통 속에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다. 도살장까지 이동하며 겪게 되는 잔인한 과정들, 도살 또한 잔인한 과정을 거치며 죽음을 맞이하는 등 동물학대에 대해 생생하게 느꼈다. 공장식 축산은 내 생각보다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자신의 불편함과 고통은 싫어하나 타인의 고통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굉장히 단편적인 모습만 본다. 우리는 살아있는 소나 돼지보다는 포장되고 가공되어있는 고기를 더 많이 보았다. 그 고기와 동물들을 같이 떠올리지는 않는다. 소를 보면 불쌍하지만 포장되어 있는 고기를 보면 그 소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고기를 절대 먹지 않거나 축산업에 여러 제약을 두면 많은 축산농가들이나 정육점, 식당 등 축산업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오는 손해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장식 축산이 아닌 건강한 방법으로 가축들을 기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소비자들이 고기를 절대 먹지 않는 방법도 있겠지만 의식적으로 고기를 줄이고 건강한 먹거리를 소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녹색평론을 읽으며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서 한편으로 더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그러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수도 없이 많다. 환경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욕구를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다. 지구에 사는 이들 모두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에 맞는 행동을 함께 해야한다.

나도 사실 작년까지 육식 주의자였다. 채소들보다는 육식을 더 즐겼다. 사실 고기를 줄여야 한다던지, 고기를 많이 먹으면 환경에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육지에서는 주변 식당, 배달음식 혹은 간식까지도 대부분 고기로 만든 것을 선호했다. 고기는 자주 먹지 않는 제주에 오기 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고기를 먹었다. 조금 떨어져서 지내다보면 고기 생각이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고기가 없어도 살 수 있다. 우리 주위에 먹을 음식들이 고기로 넘쳐나니 고기만 찾는 것이다.

앞으로 나는 환경문제를 앞에 두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말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며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 찾았다.

올해 나는 언니들과 함께 템페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함께 하게 되었다. 템페는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이다. 몇 해전 부터 채식주의자들 혹은 고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 식품이다. 고기와 비교했을 때 영양소와 단백질이 고기보다 월등히 높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밭에서 키운 콩으로 템페를 만들어 판매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냥 단순한 식품일지 몰라도 고기를 줄여나가는 식문화의 의미를 담고 홍보 방식에 따라 이 템페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비록 아직 시작 단계에 있지만 나는 이 템페 사업이 환경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활동하겠다. 

 

정소민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9학년 받침반 친구들과 함께 제주로 내려오게 된 정소민입니다. 저는 이번에 제주도로 내려오며 올해 꼭 성장하고 기존에 있던 저희 안 좋은 모습 불건강했던 모습들을 지워나가며 새로운 나 진정한 저를 찾기 위해 제주에 왔습니다. 아직 제주에서 지낸 지 세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깨지기도 하고 넘어지고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저를 보면 제주 마지막 날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가 됩니다. 아직은 힘도 체력도, 저를 살필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지만 올해 제주에서 이것들을 채워나가 당당하게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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