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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라산둘레길 2구간(돌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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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라산둘레길 2구간(돌오름길)
  • 고은희
  • 승인 2021.08.17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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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만나는 환상 숲길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일명 하치마키 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한 80km의 둘레길(환상의 숲길)을 말한다.

천아수원지~돌오름~무오법정사~시오름~수악교~이승악~사려니오름

~물찻오름~비자림로 등을 연결하는 환상 숲길이다.

 

자연과 에코 힐링하는 한라산 둘레길은 모두 8구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사려니오름~사려니숲(물찻오름) 구간은 현재 조성 중이다.

[돌오름길]

돌오름길은 보림농장 삼거리에서 

거린사슴오름(해발 743m)까지 8km의 구간으로 

색달천이 흐르고 졸참나무와 삼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란다.

거린사슴과 돌오름에 오르면 한라산과 법정이오름, 볼레오름, 노로오름, 삼형제오름 등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등 제주 서남부 지역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차 한 대는 거린사슴 전망대 쪽 '한라산둘레길' 표지판 주변에 주차하고 

한대는 영실 등반로 맞은편 보림농장 주변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한라산둘레길 돌오름길·천아숲길 입·출구]

이른 아침, 1100 도로를 달리는 동안 

회색 하늘은 녹색의 숲 터널과 파란 하늘로 탈바꿈한다.

장맛비에 물기를 머금은 숲은 바람 한점 없이 숨이 멎은 듯 정지화면이고 

이방인의 방문을 경계하는 삐쭉이는 새소리만이 아침 정적을 깬다.

달팽이의 느린 걸음으로 

숲이 주는 상쾌하고 편안함 속으로 들어가 본다.

[보림농장 삼거리]
[돌오름길 시작점]
[서어나무]
[편백나무]
[쉼터]
[돌오름 갈림길]
[제주조릿대]

돌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짝을 찾는 새들의 지저귐, 

어른 허리까지 자라 등반로를 덮어버린 제주조릿대의 사각거리는 소리, 

둘레길에서 만난 길동무들의 아름다운 인사는 

조용했던 숲을 활기차게 한다.

[돌오름 정상]

돌오름(石岳)은 해발 1270m로 '돌이 많다'라고 해서 

또는 산등성이가 빙 둘러 있다는 데서 돌오름(回岳)이라 불러진다.

한라산과 법정이오름~볼레오름~노로오름~삼형제오름 등이 병풍처럼 펼쳐져 

서남부 지역 오름 능선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얼기설기 엉킨 밀림을 방불케 하는 숲 길에는 

봄의 흔적을 남긴 '굴거리나무'와 

단풍나무, 졸참나무 등 다양의 수종과 고사리류들이 분포하고 

비비추난초를 시작으로 둘레길의 숨어있는 보물들은 모습을 드러내며 

걷는 내내 작은 기쁨이 되어준다.

[굴거리나무]
[고사리류]
[석송]
[뱀톱]
[비비추난초]
[백운란]
[으름난초]
[하늘말나리]
[꿩의다리]
[실꽃풀]
[색달천]

새벽까지 내린 장맛비는 계곡 웅덩이에 물을 담았다.

 

물속 주인 맨주기(올챙이의 제주방언)들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난 듯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한 계곡의 물 위로 반영이 아름다워 오랫동안 머물다 간다.

장맛비에 뜨거운 태양은 나무속으로 숨어버렸다.

 

가려진 나뭇잎 사이로 코끝에 와닿는 

숲 속의 시원하고 맑은 공기는 걷는 내내 힐링의 시간으로 

쉬엄쉬엄 숲 속에서 잠시 무더위를 피해 치유의 시간을 가져본다.

[제주조릿대 길]

한라산둘레길 돌오름길에는 

유독 제주조릿대가 널리 분포하고 있는 구간이 많다.

제주조릿대는 제주특산식물로 

예로부터 다양한 질병의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혹독한 추위와 적설을 견디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60~100여 년간 생존하며 

일생에 딱 한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사멸하는 식물이다.

초록의 조릿대는 눈을 시원하게 해 주고 더위도 말끔히 식혀 준다.

[석축시설]

사각형 구조로 돌담은 허물어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제주 4·3 사건 시기에 경찰 등 토벌대 주둔소로 추정되지만 

숯가마와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숯가마터]

현무암으로 쌓아 올려 만든 석축이 무너지지 않아 잘 남아 있지만 

천정이 함몰된 부분에 키가 큰 나무들 뿌리가 밖으로 나와 있어 위태해 보인다.

거의 사람이 발길이 닿지 않는 울창한 원시림, 계곡의 수려함 속에는 

 제주의 아픈 역사와 제주 사람들이 고달프게 살았던 생활의 흔적, 생태, 지질 등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열하분출의 흔적 '용바위']

돌오름길 중간부의 '용바위' 

용의 비늘과 같이 현무암 바위들이 산등성이를 따라 

일직선으로 배열되어 있는 경이로운 모습은 눈을 뗄 수가 없다. 

암석은 돌오름 주변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조면 현무암으로 

코뿔소바위, 들렁바위, 거북바위, 개바위, 두꺼비바위 등 모습도 제각각이다.

이곳 용암류는 '한라산 정상부에서 분출하여 

한라산 백록담의 서사면의 고지대를 덮고 있는 용암류'라는 설명이다.

[웅덩이]

이곳은 숯을 만들기 전에 베어온 나무를 물속에 담갔던 곳으로 

인위적으로 파놓고 물을 저장하는 습지 역할을 해 놓은 곳이다.

[색달천]

제주의 하천은 건천이라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하천의 모습이지만 

많은 비가 내리면 엄청난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많은 양의 물을 하류로 흘러 보낸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곳을 

'시루떡바위'라는 딱 들어맞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판상절리가 잘 발달된 하천]
[색달천]
[세발버섯]

장마가 시작되면서 숲 속은 버섯 왕국을 만들어간다.

식용버섯을 시작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독버섯까지 매력적인 모습 

겉모습의 아름다움도 잠시, 이제 곧 사라질 아쉬움을 남긴다.

[혓바늘목이]
[노린재동충하초]
[귀두속버섯: 균에 감염되어 변형된 모양을 하고 있다.]
[메꽃버섯부치]
[황색망사먼지버섯]
[표고버섯 재배지]
[좀비비추]
[돌오름길 안내소]

일찍 찾아온 폭염과 열대야 

뜨거운 태양은 장맛비와 숨바꼭질한다.

바람 따라 코끝에 와닿는 나무와 풀과 낙엽과 흙냄새, 그리고 숲의 싱그러움 

놀멍, 쉬멍, 걸으멍 숲 속의 깨끗하고 편안함을 가득 담았다.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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