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아시아기후변화센터에서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 일환인 김녕 해안탐사 중 긴장감 없이 편안한 이창학 학생 모습 (사진=볍씨학교)
지난 7일 아시아기후변화센터에서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 일환인 김녕 해안탐사 중 긴장감 없이 편안한 이창학 학생 모습 (사진=볍씨학교)

제주 학사에서는 매일 아침 요가를 한다. 하루의 일정을 책임지는 하루지기가 그 날의 요가 진행을 맡는다. 내가 하루지기였던 날 요가 진행을 했고 그날은 평상시와 다르게 다른 학교에서 오신 선생님과 같이 요가를 하게 되었다.

나는 손님과 같이 요가를 하는 것이 긴장되었다. 손님께 요가 동작을 알려드려야 하는데 더 완벽하게, 더 깔끔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졌다. 그래서 동작을 알려드릴 때 동작 하나를 빼먹거나, 숫자를 세는데 틀렸나 싶어서 멈췄다가 다시 세기도 했다. 긴장해서 평소와 다르게 말을 더듬거리기도 했다. 또 나의 몸은 경직되고 너무 떨렸다.

나는 일상생활이나 진행을 맡으면 불필요한 긴장을 한다. 밥을 먹을 때, 글을 쓸 때 긴장이 필요하지 않은 시간인데도 어깨에 힘을 주며 어깨를 올린다. 나는 긴장을 하면 어깨가 위로 올라가고 몸에 잔뜩 힘을 준다. 특히 역할을 맡아 진행할 때면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긴장감을 느낀다. 나 자신도 내가 너무 많은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저녁에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루에 대한 글을 쓰는데 글을 쓸 때 불필요한 긴장을 가진다. 글을 쓰는데 어깨가 올라가고 얼굴에 인상을 쓴다. 나도 모르는 무의식 속에서 긴장한다. 이렇게 필요 없는 긴장을 할 때면 내 몸 안에서 피로가 쌓이고 몸을 움츠리게 되고 온몸이 잘 뭉친다.

또 옆에서 보는 사람도 나의 얼굴이 굳어 인상을 쓰는 것을 볼 때 불편함을 느낀다. 사실 이 문제는 제주 학사에서 여러 번 언급된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 목표를 세워 최대한 필요 없는 긴장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1시간마다 어깨 풀어주기, 발표 자리에서 심호흡을 크게 하고 굳은 얼굴 보다 웃으면서 “긴장된다.”라고 솔직히 말하며 긴장을 덜어냈다.

나는 이 목표들을 정하고 난 뒤 처음에는 열심히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지만, 그 뒤로는 점점 잊고 살았다. 다시 긴장 속에 빠져 나 자신을 보지 않았다. 그나마 제주 생활이 익숙해진 지금은 긴장하는 횟수가 줄어들었지만, 평상시 나의 어깨를 보면 어느새 올라가 있었다. 나의 마음도 편안하지 않았다. 내 안에서 계속해서 나에게 부담을 줬다. 무의식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긴장하며 살았다. 유치원 과정인 풀씨 학교에 다닐 때 담임 선생님께 화를 내시면 나는 무서웠고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불편하게 생활했다. 선생님께서 혼내시면 기가 죽고 긴장하며 지냈다. 어렸을 때의 영향이 지금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다. 육지에서 볍씨학교를 다닐 때도 발표 자리가 있으면 ‘잘해야 한다.’ 실수하면 부족한 아이처럼 느껴질까 봐 남의 시선에 신경 쓰며 부담감을 가졌다. 나 스스로 압박을 하며 긴장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있던 나의 불필요한 긴장을 버려야 한다. 내 안에 긴장이라는 깊은 뿌리를 뽑아 긴장이 꼭 필요한 때에만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는 더욱 기가 죽을 것이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너무 힘들다.

나는 필요하지 않은 긴장을 풀기 위해 많이 웃을 것이다. 나는 긴장을 하면 얼굴이 굳고 인상을 쓴다. 그래서 긴장이 될 때 웃으며 긴장을 푼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고 한다. 일상에서 매일 밥을 먹을 때에도 긴장을 풀고 웃는다. 웃으며 재밌는 이야기도 하고 필요 없는 긴장을 푼다. 그리고 글을 쓸 때도 긴장감을 내려놓고 웃으며 글을 쓴다. 점점 웃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필요 없는 긴장보다는 웃는 얼굴이 일상에서 더 많이 나오게 할 것이다.

또 1학기에 못한 분교 수업을 2학기에는 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발표와 진행을 하며 진행의 힘을 키워서 부담과 긴장을 놓을 것이다. 나의 불필요한 긴장을 내려놓고 떳떳하고 지낼 것이다. 또 발표하는 자리에서 더듬지 않고 활기찬 분위기로 나의 말을 전달할 것이다.

앞으로 밥 먹고, 글 쓰고, 걷고, 진행하는 나의 일상에서 더 가벼운 움직임과 밝게 웃으며 말하는 나의 모습을 기대한다.

 

이창학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월에 제주도로 내려와 볍씨학교에서 사는 16살 이창학입니다. 제가 제주에 오게 된 계기는 저에 대하여 알고 싶고 책임감을 키우고 싶어서 왔습니다. 제주에 내려온 지 두 달이 되었는데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제가 일을 하며 통해 알아간 것을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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