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호 의원은 지난 2019년 7월 '결사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제2공항 반대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고용호 의원은 지난 2019년 7월 '결사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제2공항 반대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고용호 제주도의원이 발의하고 도의원 25명이 서명한 비자림로 확장공사 촉구 결의안이 발의된 가운데 이에 대해 반민주적인 결의안이라고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9일 낸 성명서에서 "고용호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공동서명한 제주도의회 26명의 의원들은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해괴한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결의안은 환경파괴를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단어들로 가득 차 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 재개를 핑계삼아 제주도를 개발독재시대로 회귀시키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개탄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어 "결의안의 요구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과연 지방자치의 발전과 민주주의를 구가하는 대한민국에서 나올 수 있는 결의안인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의안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는 물론 지방자치의 목적을 포함해 국민주권까지 훼손하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번 결의안에 동의한 의원들이 과연 21세기 민주주의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군사독재시대에 부역하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결의안의 화룡점정은 ‘사회기반시설 확충사업 전반에 걸쳐 파급되는 조직적 반대 활동으로 지역사회의 갈등 야기, 주민 불편, 행정력과 예산낭비 등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한 점이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단순히 이번 결의안의 양념일 뿐이고 핵심은 제주해군기지, 제주제2공항, 제주신항만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있어 반대활동을 폄훼하고 나아가 반대활동을 할 수 없도록 강제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의 사회갈등을 해결해야 할 적극적인 주체인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사회갈등의 해결방법을 고작 반대활동을 찍어 누르기로 화답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국민권리를 빼앗는 것이 도민을 위한 민의인가? 도대체 26명의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민주주의의 대변인인가 아니면 독재시대의 잔재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비상도민회의는 "26명의 도의원들 중에 이번 결의안이 가진 반민주주의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이름을 올린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 황당한 결의안의 잘못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공동발의 철회는 물론 당장 결의안 폐기에 나서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이는 도민의 민의에 대한 배반이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도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끝으로 "이번 결의안에 무려 절반이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에게 마지막으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맡아 그가 우리 사회에 남긴 시대의 목소리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대신 전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다.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