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제주 수록 작품.
세한제주 수록 작품.

“제주의 겨울을 담아내려면 무엇보다도 눈과 어우러진 돌담이 들어가야 제격이다. 하얀 눈과 검은 돌담, 그 너머의 푸름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수묵화다.”

-작가노트 중
 
글과 사진으로 제주의 자연과 문화의 가치를 알려온 사진작가 강정효가 제주의 세한 풍경을 담은 사진집 <세한제주(歲寒濟州)>(한그루 출판사)를 펴냈다. 

세한도는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스승을 잊지 않고 챙겨준 제자 이상적에게 추사 김정희가 선물한 작품으로 문인화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어원은 논어 ‘자한’ 편에 나오는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로 추운 겨울이 돼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름을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역경 속에서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 사람이나 그 고결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많이 쓰인다. 

만약에 추사가 제주의 실제 풍경을 세한도에 담았다면 어떤 모습일까? 강 작가는 제주의 돌담을 주제로 지난 2000년 <화산섬 돌 이야기>를 펴낸 것을 시작으로 저서와 강의를 통해 그 가치를 세상에 알려왔다. 

세한제주 수록 작품.
세한제주 수록 작품.

이번 작업은 그 연장선으로 제주 돌담의 미학적 아름다움을 담은 세한 풍경 89점이 수록됐다. 강정효 작가는 “외부인의 시각이 아닌 토박이의 관점에서 제주다움과 더불어 돌담이 담아내는 추운 겨울날의 강인함까지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 작가는 언론사 사진기자를 거쳐 제주대 강사, 제주민예총 이사장,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상임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한라산>, <한라산 이야기>, <섬땅의 연가>, <대지예술 제주>, <제주거욱대>, <바람이 쌓은 제주돌담>, <제주 아름다움 너머>, <폭낭> 등 10여 권이 있고 17회에 걸쳐 사진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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