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로 다시 서울로 돌아간 원희룡 전 도지사 7년의 평가에 대해 도민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제주지역 인터넷언론 [제주의소리]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8월19~20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희룡 전 도지사 7년 평가에 대대 지난 7년의 직무수행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9%가 ‘잘못했다’고 답했다. ‘잘했다’는 응답은 36.8%로 15.1%p 낮았다. ‘어느 쪽도 아니다’는 8.1%, ‘모름/응답거절’은 3.2%였다. <조사개요 제주의소리 그래픽 참조>

원희룡 도지사가 떠나면서 바통을 이어받은 구만섭 권한대행 체제에서 16개 산하 기관장 인사에 대한 관심도 언론 등을 통해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재 16개 산하기관의 경우 기관장 원희룡 도지사 선거캠프 등에 참여경험 등 측근인사가 상당수여서 ‘물갈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16개 산하기관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구만섭 권한대행이 인사 정책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8월 20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입법담당관 정책분석팀은 2020년 출자·출연기관 및 지방공기업 결산·경영성과 평가 보고서를 내놨다.

화려한 보도자료는 배포되지 않았다. 그러나 도민의 공적기관인 16개 산하기관에 대한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차원의 평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제주의소리 8월27일자

◆ 출자출연기관 외부경영 평가는....기관장평가 제주의료원장, 서귀포의료원장 최하위

도 산하기관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재정지원은 출자출연금과 대행사업비를 합치면 매해 2000억을 넘어서고 있다. 실제 2020년 결산 결과 16개 산하기관 재정지원금은 2,157억원이었다.

외부에서 본 경영평가는 어떨까? 2020년 9월에 공개된 출자출연 기관들에 대한 외부 경영평가는 2019년 보다 소폭 상승했다. 2020년 출자·출연기관의 경영평가 점수(평균)는 84.58로 2019년(84.01)보다 0.57포인트 상승했다.

개별 기관별로 경영평가 점수를 비교해 보면, 제주한의학연구원이 2019년보다 5.13p 상승했고, 제주국제컨벤션센터 3.26p, 제주신용보증재단 2.23p, 제주연구원 2.02p 각각 올랐다.

반면, 서귀포의료원은 1.93p, 제주4·3평화재단 1.08p, 제주여성가족연구원 0.6 9p, 제주의료원 0.21p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 평가에서는 2020년 평균 이하 기관은 제주4·3평화재단, 테크노파크,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재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서귀포의료원, 제주의료원이다.

기관별 기관장 평가에서는 제주의료원장, 서귀포의료원장이 최하위인 ‘다급’을 받았다. 올해 9월에 다시 출자출연기관 외부 경영평가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출처=제주도의회 정책입법담당관 정책분석팀 자료 재인용

◆ 출자출연금 및 공기관 대행사업비 증가

출연금이란 지방정부가 수행할 사업이지만 여건상 지방정부가 직접 수행하기 어렵거나 민간이 이를 대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또는 재정상 원조를 할 목적으로 법령에 근거하여 민간에게 반대급부 없이 금전적으로 행하여지는 출연을 의미한다.

2020년 중 13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출자·출연금 합계액은 820.9억 원으로 2019년(636.9억원) 보다 28.9% 증가했다.

2020년 도의회 결산검사에서도 중요한 지적사항이었지만 출자출연기관은 출연금 이외에도 소위 ‘공기관 대행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는다. 제도적으로는 공기관 위탁사업비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사무를 공공기관에 위임 또는 위탁, 대행하여 시행하는 경우 부담하는 제반 경비를 말한다.

2020년 13개 출자출연 기관의 공기관 대행 사업비는 제주도가 재정 악화상태라고 공식 선언했던 해였음에도 늘었다.

2020년 출자·출연기관 및 지방공기업 결산·경영성과 평가 보고서/제주도의회

2020년 중 13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공기관 대행사업비 합계액은 718.7억원으로 2019년 (691.9억원)보다 3.9% 증가했다.

개별 기관별로 공기관 대행사업비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서귀포의료원 734.1% 증가(2019 년 : 4.1억원 → 2020년 : 34.2억원), 제주의료원 544.4% 증가(2019년 : 6.3억원 → 2020 년 : 40.6억원), 제주신용보증재단 296.7% 증가(2019년 : 6.1억원 → 2020년 : 24.2억원) 등에 대한 지원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방역대책 지원과 소상공인·자 영업자에 대한 신용보증 확대 때문이라는 게 도의회 분석팀의 분석결과다.

공기관 대행사업의 경우 제주도로부터 7∼14% ‘대행수수료’까지 떼고 있다. 일부 대행사업의 경우 출자출연기관이 직접 운용하지 않고 다시 민간에게 맡기는 ‘유통회사’ 역할도 하고 있다.

출자출연기관의 한 관계자는 “밖에서 보면 우리 기관의 필요한 대행사업도 있지만 사실 도 본청에서 직접 예산 편성하면 삭감되면서 출자출연 기관을 우회로로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에너지공사 퍼주기 용역사례처럼 도지사 측근 사업을 도에서 직접 챙기지 못하니 산하기관을 통해 관련 민간에게 내려 보내는 일은 영업비밀”이라고 말했다.

3개 공기업에 대한 대행사업비는 2019년보다 줄었다. 2020년 3개 공기업에 대한 대행사업비 지원액은 490억원으로 2019년(561.8억원)대비 12.8% 감소했다.

대행사업비가 줄어든 것은 행복주택보조금 축소(2019년 : 34.4억원 → 2020년 : 11.2억원)와 월평지구 도시재생사업 사업비 축소(2019년 : 49.8억원 → 2020년 : 37.4억원, 이상 제주개발공사 대행사업비)와 크루즈관련 대행사업, 외국인환자 유치사업, 골프 활용관련 관광 홍보사업의 축소(2020년 : 17.5억원 축소, 제주관광공사 대행사업비) 등 때문이라는 게 도의회측 분석이다.

◆ 재정지원은 증가했는데 경영실적은 ‘글쎄요’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경영을 단순하게 매해 대차대조표로만 평가할 순 없다. 그러나 2020년 결산자료 등을 통해서 보면 여전히 방만하거나 자체사업보다는 '행정 의존형'으로 구조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의회 분석자료에 따르면 2020년 13개 출자·출연기관의 매출액은 2,173억원으로 2019년(2,109억원)보다 3.0% 상승했다.

기관별 매출액은 제주한의약연구원이 350.0% 증가하여(2019년 : 0.8억원 → 2020년 : 3.6억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제주경제통상진흥원 38.2% 증가(2019년 : 258.1억원 → 2020년 : 356.8억원), 제 주신용보증재단 27.5% 증가(2019년 : 164.9억원 → 2020년 : 210.3억원), 제주영상문화 산업진흥원 24.7% 증가(2019년 : 81.1억원 → 2020년 : 101.1억원), 제주의료원 23.9% 증가(2019년 : 127.7억원 → 2020년 : 158.2억원) 순이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56.0% 감소),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31.2% 감소), 제주연구원(22.8% 감소) 등 5개 출자·출연기관의 매출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문제는 도 재정지원금 등이 막대하게 투입됐으나 경영 실적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데 있다.

도의회는 “2020년 13개 출자·출연기관의 재정지원합계가 2019년 대비 15.9%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매출액증가율은 3.0%에 그쳤다”면서 “재정지원합계가 늘♘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부진한 것은 여타 민간사업 수주나 국책사업 참여가 상대적으로 더욱 부진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재정지원 합계가 증가했으나, 매출액이 감소한 출자·출연기관은 ▲서귀포의료원(재정지원116.3% 증가, 매출액 12.8% 감소), ▲제주국제컨벤션센터(재정지원 42.8% 증가, 매출액 56% 감소), ▲제주연구원(재정지원 1.2% 증가, 매출액 22.8% 감소),▲ 제주문화예술재단(재정지원 0.4% 증가, 매출액 10.2% 감소) 등이다.

◆ 개발공사, 관광공사 등 공기업 경영실적은?’

3개 공기업 경영 실적도 좋지 못했다. 2020년 3개 제주공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은 888.5억원으로 2019년(937.2억원)보다 5.2% 감소했다. 기업별로 영업이익은 ▲제주개발공사가 5.4% 감소(2019년 : 886.1억원 → 2020년 : 838.1억원), ▲제주에너지공사는 5.5%(2019년 : 56.7억원 → 2020년 : 53.6억원) 감소했고, ▲제주관광공사는 적자 지속(2019년 : 5.6억원 적자 → 2020년 : 3.2억원 적자)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실적도 호전되지 못했다. 2020년 3개 지방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501.8억원으로 2019년(562.4억원)보다 10.8% 감소. 60.6억원이 줄었다.

기업별로 당기순이익을 비교해 보면, 제주개발공사는 25.5% 감소(2019년 : 683.0억원→ 2020년 : 508.7억원)했고, 제주에너지공사는 2019년 26.4억원 흑자에서 2020년 7.9억 원 적자로 전환된다. 시내면세점 사업 철수에 따른 대규모 자산손실(영업중단 손실액 : 140.4억원) 등으로 2019년 147억원 적자를 보였던 제주관광공사는 2020년 중 1.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그러나 제주도회의는 “제주관광공사는 주력사업인 중문면세점(-11.7%)과 온라인면세점(-5.0%)의 매출액 감소 세가 이어지고 있어 획기적인 신규 비즈니스모델이 구축되지 못할 경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공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에도(2020년 : 618.0억원) 불구하고 3개 공기업의 매출액 (4.0% 감소)과 수익성(영업이익 : 5.2% 감소)이 동시에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주력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단기적으로 경영·재무관리의 효율성 제고와 비용절감 노력이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도 산하기관 개선 과제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입법담담관 정책분석팀은 13개 출자출연기관과 지방 공기업에 대한 개선과제도 제시했다.

첫째는 자구노력이다. 도의회는 “13개 출자·출연기관이 도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경영효율화를 유도해 저비용, 고효율 조직으로 거듭나려는 자구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납세자인 도민들로서는 위화감이 들 수도 있는 임금 문제도 지적했다. 도의회는 “경영성과에 비해 제주지역 출연기관의 임직원 보수는 전국 출자·출연기관(기초자치단체 포함) 임직원의 평균 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2019년 중 제주지역의 출연기관의 기관장 평균연봉(116백만원)은 9개 광역도 기관장 연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자생력 강화도 주문했다. 13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지자체 지원금 비중(총 수입액 중 지자체 지원금 비중)이 50% 상회하는 기관은 7개다. 도의회는 “중장기 자생력 강화 방안 로드맵 작성과 로드맵 계획 달성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도적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 사무의 공기관 등 대행에 관한 조례 개정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도의회는 지방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재정지원 합계 증가율이 직전년도 3년 평균 증가율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샐러리 캡 제도’(Salary Cap, 한 팀 선수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하거나 지방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재정지원 총계증가율이 세출총액증가율과 연동시키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도의회는 “출자·출연기관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로 도에 대한 재정의존도를 낮추어 나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본계획에 도에 대한 재정의존도 축소 목표 제시 의무화 조항 등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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