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영업 중지 중인 제주 썬호텔&카지노 홈페에지에는 내부 시설 정비를 이유로 임시 휴업 중이라고 공지하고 있다.(사진=썬호텔)
1년 6개월 영업 중지 중인 제주 썬호텔&카지노 홈페에지에는 내부 시설 정비를 이유로 임시 휴업 중이라고 공지하고 있다.(사진=썬호텔)

1년 6개월간 영업 중단 사태를 빚고 있는 '제주 썬호텔&카지노(이하 썬호텔)'가 휴업수당 감액신청에 들어가며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9월이면 '고용유지지원금'이 끝나는 썬호텔 측은 최근 휴업중인 노동자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의 '기준미달 휴업수당 감액신청'을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지원이 끝나자마자 법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수순에 나선 것. 

썬호텔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중단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동자들은 올해부터 관광객수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홈페이지에는 '내부 시설 정비' 때문에 휴점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지돼 있다. 

기준미달 휴업수당 감액은 코로나19로 인한 휴업시 회사가 지급해야 할 휴업수당 의무를 최대 0%까지 감액해주는 제도로 노동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때 무급휴업에 동의한다는 노동자 동의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해당 심문회의는 오는 30일 개최된다. 

이에 호텔측은 지난 한 달 동안 소속 구성원에게 무급휴업 동의서를 강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호텔측이 26일 전체 이메일을 통해 '무급휴업에 동의하지 않는 구성원에게는 회사에서 어떠한 책임도지지 않겠다'며 동의서 제출을 압박했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불법적 무급휴업 강요를 중단하고 정상영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도내 내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됨에 따라 "영업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까지 누적관광객수는 661만786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2% 증가했다. 

작년 코로나 확산 초기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됐던 3월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 크다. 

지난 3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88만5000여 명으로 84%나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월(103만8천여 명)기준 84.8% 수준이다. 

이같은 이유로 노동자들은 영업재개를 촉구하며 무급휴업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후 호텔측은 소속 부서장들을 압박해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노조는 "협박성으로 취합된 불법 동의서는 법적으로도 유효성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불법적인 무급휴업 강요가 아니라 영업 재개로 일터에서 내몰린 노동자를 복귀시키고 호텔을 정상화 함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성급호텔의 가동률은 80%이상으로 사실상 정상화 되고 있다. 도내의 썬호텔과 같은 성급의 호텔 중 영업을 재개하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썬호텔은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호텔의 문을 굳게 닫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썬호텔 운영권자인 필리핀 거대 자본의 입장에서는 제주도에 호텔 문을 여느냐 마느냐는 아주 작은 일일 수 있지만, 그곳이 일터인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는 삶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작년 연말 호텔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무급휴업에 동의하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2021년은 영업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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