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제주도의회에 상정한 상하수도요금 인상 관련 조례 개정안을 제주도의회가 부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참여환경연대는 30일 성명을 통해 “행정 무능을 도민에게 전가하는 상하수도요금 인상안을 부결하고, 제주의 상하수도 총괄원가가 비합리적으로 높은 이유부터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7월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수도 급수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과 ‘하수도 사용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심사를 보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제주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를 위한 단계별 요금 인상안이 담겼다. 

2025년까지 3차례에 걸쳐 월별 가정용 상하수도 요금을 각각 단계별로 평균 10.8%, 30.5%씩 인상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인데, 지난 회기에서 과도한 인상률을 이유로 심사를 보류한 것.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수도 요금은 현재 t당 470원에서 2021년 10월 520원, 2023년 1월 580원, 2025년 1월 640원 등으로 인상된다.

참여환경연대에 따르면 제주도정이 인상율을 반영해 통과시키려 하는 명분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제주도민이 부담하는 상하수도요금이 생산원가에 비해서 낮다는 것’이다. 이같은 제주도정 논리가 문제가 되는 건 “생산원가가 다른 지역과 대비해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제주도 하수도의 생산원가(처리원가)를 다른 시도와 비교 (출처=행정안전부)
제주도 하수도의 생산원가(처리원가)를 다른 시도와 비교 (출처=행정안전부)

위 그림은 제주도 하수도의 생산원가(처리원가)를 다른 시도와 비교한 것이다. 

전국 평균과 비교할 때 두 배가 넘는 생산원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 생산원가가 높으니 요금을 올려서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 상하수도본부의 논리”라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도민이 내는 요금은 전국 평균과 같다. 그러면 왜 제주도만 유독 하수도 생산원가가 높은 것일까? 

참여환경연대는 “상하수도본부가 제출한 요금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한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요금 현실화방안 연구용역 (2020.09)’ 에는 그 이유에 대한 어떠한 분석도 없다”면서 “높은 생산원가에 대한 타당한 이유제시 없이 제주도민에게 무조건 ‘생산원가가 높으니 요금을 더 내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수도 요금도 마찬가지다. 제주도는 상수도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한다. 해서 이들은 “다른 지역은 강물을 정화해서 사용하므로 지하수를 이용하는 제주도의 경우, 당연히 생산원가가 낮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환경연대는 “그럼에도 제주도의 상수도 생산원가는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며 “그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전국 평균 유수율이 2019년 85.2%인데 제주도는 47.1%에 그치고 있는 점을 들며 “행정이 그동안 방치해서 새고있는 물까지 제주도민 그 부담을 전가해 요금을 매기겠다는 이야기”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에게 합당한 근거를 제시한 후, 상·하수도 요금을 더 내라고 해야 한다”며   “제주도의회는 상하수도요금 인상을 담은 조례개정안을 반드시 폐기하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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