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급식소 사료가 떨어져 갑니다.”

알림 소리에 확인한 문자 메시지에 가슴이 철렁한다. 제동친에서 운영하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수년째 관리해 주고 있는 캣맘의 메시지다.

“네. 곧 가지고 갈게요” 

답장을 보낸 후 사무실 한 구석에 쌓여있는 고양이 사료를 확인한다. 일단 이번 달에 제동친에서 운영하는 세 곳의 길고양이 급식소에 배달할 양은 감당할 수 있겠다. 그런데, 다음 달은 어쩐담?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 사업은 제동친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그래서 연초에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예산도 물론 배정한다. 살림이 넉넉하면 고양이 사료와 간식을 넉넉하게 구매해 두고 급식소에 배달할 텐데, 활동가들이 만나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구조 요청에, 동물보호단체의 재정은 생명이 위급하거나 당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동물들에게 먼저 쓰이기 마련이고 그것이 합당하다.

안타까운 사연이 있어 반드시 중성화 수술 지원이 필요한 개들은 또 왜 그리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인지. 버려져서 아픈 채 발견되는 동물들의 제보를 아무리 재정이 열악해도 어떻게 외면할 수 있나. 하지만 길고양이 급식소에 공급 할 사료를 넉넉히 쟁여두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동친의 구조동물들을 임시 보호해 주시고 있는 회원 및 활동가님들에게 마땅히 지원해 드려야 할 사료 등을 챙겨드리지 못할 때도 부지기수다.

길고양이 급식소에 공급할 사료가 떨어져 가자 쌀독의 바닥을 확인한 흥부 부인의 마음처럼 초조해졌다.  여름이라 사료 소모량이 많았나? 지난 회의 때 구조동물 치료비 외상도 아직 못 갚았다고 대표님이 그랬는데, 고양이 사료 사달라는 기안을 올려도 될까? 급식소 만들어서 길고양이 손님들 많이 만들어 놓고 고양이들 밥을 굶기는 상황이 오면 어떡하지?

이런저런 생각에 다급해 져서 휴대폰을 열었다. 그리고 살아온 여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제동친의 재정 사정이 넉넉지 않음을 알리고 길고양이 급식소가 지속될 수 있도록 고양이 사료를 후원하는 간청의 글을 남겼다. 심청이 젖동냥을 하러 다닌 심봉사의 심정이 이러했으랴. 다행히 간절한 마음은 통했고 세상에는 이 마음에 응답해 주시는 좋은 분들이 너무나 많다.

이튿날부터 제동친 사무실로 고양이 사료와 간식이 속속 도착했고 쌓여가는 사료들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제동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묵묵히 지켜 보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건 익히 알았지만, 활동가의 SOS 에 이렇게 직접 응답을 보내주시니 정말 감사하다는 말로밖에는 표현을 할 수 없다.

우리 활동을 응원해 주는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말주변이 없어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잘하는 것보다는 부족함이 훨씬 많지만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세요. 참고로 고양이, 개 사료와 간식 등의 후원 물품은 늘 환영입니다.

제주동물 친구들 교육홍보팀 김유진
제주동물 친구들 사무국장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