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김상민님.

‘YOLO’라는 말이 있다. 청년들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키워드이다. 일부에서는 ‘나태하다, 계획이 없다, 열정이 없다.’라고 비판하지만 ‘YOLO’는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지금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느냐”라고 물어본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얼마나 긍정적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청년들은 과연 현재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을까? 개인적 추측이지만 암울한 답변이 더욱 많을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 만난 상민님은 첫 만남부터 밝은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활동이 즐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간중간 필자의 ‘꼰대력(?)’이 상승하여 ‘돈은 잘 벌고 계세요? 그게 상민님의 미래에 도움이 될까요?’라는 질문을 겨우 삼킬 정도로 어쩌면 기성사회에서는 의문이 드는 활동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상민님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진정한 YOLO족이었다.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영상문화 산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의 여러 카페들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SNS를 통해 도민과 제주를 방문하는 다른 지역 분들을 안내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카페를 홍보하는 일인가요?

“거창한 홍보라기보다는 제주에 괜찮은 카페들이 많아요. 처음에는 개인 기록용으로 사진을 담았죠. 기록을 남기고 새로운 카페를 찾다 보니 많은 도민들과 여행객들의 여행 트렌드가 카페를 중심으로 코스를 짜는 방식이 있었어요. 더 많은 카페를 통해 제주를 알리는 저의 방법이죠.”

▶사진이란 콘텐츠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군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군 전역 후 ‘상상유니브’라는 곳에서 사진 클래스를 신청하며 시작했죠.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신청했는데. 또래 친구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았어요. 

제가 기분이 안 좋을 때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있어서 지금도 가끔씩 찾아봅니다. 사진의 매력을 그렇게 느끼게 되었죠. 사진의 매력은 또 하나 있는데요. 같은 것을 찍더라도 찍는 사람마다 사진의 분위기가 달라요. 같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서로의 시선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정말 매력적이죠.”

▶상민님의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세 가지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여행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21개국 56도시를 다녔어요. 코로나19로 요즘 여행을 못 가고 있어서 너무 힘드네요. 하루빨리 여행을 가고 싶어요. 여행은 제가 재충전을 하고 새로운 관심사를 찾는 시간입니다.

제가 카페에 이어서 문화공간을 많이 찾고 있어요. 제주 청년들의 문화공간에 대한 니즈가 많이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지난 2018년에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문화공간이 많아요. 다만 아쉽게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죠. 그래서 이런 문화공간을 알릴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마지막은 유튜브인데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저의 행동이나 기분을 기록할 수 있는 그런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여러 분야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안 지치시나요?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듣는 말이네요. 대학에서도 대외활동을 10개 이상 참여했어요. 매주, 매일 회의가 있어서 친구들이 “상민이는 몸이 10개냐?”이런 말을 종종 들었죠. 당연히 지칠 때도 있지만 결국 다시 또 관심을 갖고 움직이는 제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여러 분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힘이 나요.”

▶정말 ‘인싸’이시네요. 경험하신 대외활동 중 주변 친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2018년에 제주청년센터에서 ‘서포터즈’활동을 했어요. 처음으로 행사기획을 하고 실제로 진행을 해 본 것 같아요. 당시에 같이 활동한 분들과 케미가 잘 맞아서 즐거웠고, 나름 참여해주신 분들도 많이 만족해줘서 보람도 있었죠. 공모전 등에서는 아이디어 제출 정도로 끝나지만 실제로 진행하고 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상민님에게 제주는 어떤 곳인가요?

“제주는 저에게 의지가 되는 곳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제주를 벗어날 고민을 하는데 저는 처음부터 제주를 생각했어요. 가족이 주는 안정감이 좋았어요. 그리고 스무 살 초반에 번아웃 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인과 함께 바다가 보이는 카페를 갔어요.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던 바다가 저의 감정을 다 받아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자연이 저를 위로해주는 기분이었죠. 그 계기로 더욱 제주가 저에게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라 확신했죠. 마지막으로는 전 제주도민이라는 자부심이 있는데요. 다른 지역 분들을 만날 때 ‘제주도민’이라고 하면 다들 부러워해요.”

▶상민님이 바라는 앞으로의 제주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그냥 지금 이대로의 제주도 너무 좋아요. 어떤 모습을 그린다는 것은 개발을 하고 발전을 하는 느낌이잖아요. 더 이상의 자연훼손은 그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궷물오름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말 같은 동물들이 먹이를 먹는 곳이에요.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쓰레기를 버리고 갔죠. 폐쇄가 된 지금도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올리는 모습을 보면 많이 안타까워요.”

▶제주에 많은 현안들이 있는데요. 어떤 현안에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쓰레기 문제요. 제주가 소화할 수 없는 쓰레기가 생겨나고 있어요. 뉴스에서도 우도가 이미 쓰레기 섬이 되었다는 말을 할 정도예요. 요즘 보면 굳이 저렇게 과하게 포장해야 하나, 꼭 일회용을 사용해야 하나. 어떤 규정이나 제도. 이런 것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많은 쓰레기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저라도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예요. 최근에 ‘지구별약수터’에서 하는 제로웨이스트 관련 챌린저로 참여했어요.”

▶마지막 질문인데요. 상민님은 어떤 삶을 꿈꾸시나요?

“저는 먼 미래를 꿈꾸기보다 지금의 저에게 집중하는 사람이예요. 현재 제가 좋아하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은 삶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 활동과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동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의 활동과 기록들이 누군가에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항상 되새기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훗날 누군가 저의 활동과 기록이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힘이 날 것 같아요.”

많은 활동에도 지치지 않는 상민님의 열정은 현재를 즐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듯하다. 상민님이 말했듯 제주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많은 청년들이 제주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갈 수 있지 않을까. 청년들의 내일을 응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오늘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제주가 되길 바란다.

호야.
호야.

호야. 
6년 가까이 청년 활동가로 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제주 청년들을 만나 그들이 사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들이 모여 앞으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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