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이 바다에서 보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이길훈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 일대에서 돌고래 보호를 촉구하는 해상액션을 진행했다.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은 카약에 나눠타고 바다에 나가 보호종인 야생 돌고래들을 따라다니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관광선박 주변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과 '돌고래 괴롭히는 선박관광 중단' 요구가 담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이날 대정읍 일대에서는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제돌이'를 비롯해 약 50마리 이상의 남방큰돌고래들이 목격됐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 준위협종(NT)으로 보호받고 있다. 한반도 해역에서는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서만 발견되고 있으나 개체수가 약 120~130 마리 정도로 매우 적은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지만, 보호종 지정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전체 개체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연안의 급격한 난개발에 따른 돌고래 서식처의 급격한 감소, 해양쓰레기와 폐어구 증가, 처리되지 못한 생활하수와 농축산폐수, 육상 양식장 배출수 등 점오염원의 지속적인 제주 연안 유입 등 "돌고래들에 대한 추가적인 보호조치가 취하지 않아 개체수가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증가한 돌고래 관광선박들의 근접 접근을 문제 삼았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로 나가지 못한 여행객들이 제주로 몰리면서 돌고래 관광선박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개체수가 늘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 연안 곳곳에서 죽은 사체 발견, 폐어구에 의한 꼬리 및 등지느러미 손상, 선박충돌로 인한 부상, 구강암으로 보이는 질병 등으로 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목격되고 있어 "강력한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한데" 돌고래 관광선박 업체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 

이들은 관광선박 운항 횟수가 증가하면서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보호종 남방큰돌고래 반경 50미터 이내 선박 접근 금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선박 접근 금지 규정의 경우 사실상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배들이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정부가 아무런 행정적 제재를 가할 수 없다. 

핫핑크 돌핀스는 "돌고래 관광선박 증가는 장기적으로 보호종 돌고래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사후 약방문이 아닌 사전 보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이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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