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돌(사진=제주도세계자연유산본부 제공)
먹돌(사진=제주도세계유산본부 제공)

과거 제주시 탑동 해안에 즐비했던 '먹돌'은 어디서 왔을까? 현재는 매립돼 찾아볼 수 없는 제주시 탑동 먹돌해안의 먹돌이 주목받고 있다.

탑동 해안에 분포했던 매끈한 표면을 가진 검은색 암석인 먹돌은, 현무암 등 제주 해안의 다른 암석들과 달리 기공이 없고 눈으로는 광물 결정이 보이지 않는 매우 단단하고 치밀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주 해안의 현무암질 암석과는 다른 탑동 해안의 먹돌이 어디서 왔는지 밝혀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탑동해안의 ‘먹돌’이 한라산 탐라계곡의 최상류에 분포하는 치밀질 용암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결과는 한라산 지질도 구축사업(2020~2023)의 일환으로 한라산 북서부 지역에 대한 정밀지질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지질조사 과정에서 삼각봉 인근 탐라계곡 최상류 계곡(해발고도 1,080~1,350m 구간)에서 탑동 먹돌과 같은 치밀한 용암류가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계곡에 분포하는 용암류 특징은 기공이 없이 치밀하고 결정이 관찰되지 않으며, 띠 모양의 무늬가 약하게 관찰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한라산의 다른 암석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으로, 먹돌의 기원지임을 암시하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또한, 탐라계곡 상층부의 암석 박편 관찰에 의하면 해당 암석은 상대적으로 작은 결정들로 이뤄진 부분(짙은 색 띠)과 상대적으로 보다 큰 결정들로 이뤄진 부분(옅은 색 띠)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탑동 먹돌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고 있다.

연구진은 탐라계곡 최상류 암석 분포지로부터 하천을 따라 추적 확인한 결과, 하천(한천)을 따라 떠내려간 암석들이 하천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야외 암상의 유사성, 박편상 동일한 구조, 한천을 따라 떠내려 간 암석들의 계속적인 분포 등은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하는 매우 치밀한 용암류가 탑동 먹돌의 기원지로서 해당 암석이 침식·운반돼 해변에 쌓이게 된 것임을 암시한다.

과거에 먹돌은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 때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식어 만들어진 암석으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먹돌은 바닷물과 관련이 없으며,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하는 분출 당시에 이미 치밀한 특징을 가지는 용암류에서 유래한 것임을 새롭게 확인했다.

안웅산 박사는 “한라산의 다른 용암류와 확연히 구분되는 해당 암석의 특징은 단순 지표에서의 냉각에 의한 현상이라기보다 지하 마그마 방에서의 마그마 혼합과 같은 화산활동 과정에서의 현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현상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이와 관련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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