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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라산 둘레길 5구간(수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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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라산 둘레길 5구간(수악길)
  • 고은희
  • 승인 2021.09.15 14: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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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만나는 환상 숲길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일명 하치마키 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한 80km의 둘레길을 말한다.

천아수원지~돌오름~무오법정사~시오름~수악교~이승악~사려니오름

~물찻오름~비자림로 등을 연결하는 환상 숲길이다.

[수악길]<br>
[수악길]

수악길은 돈내코 탐방로에서 

사려니오름(해발 523m) 입구 사이 16.7km의 구간으로 

수악(물오름), 보리악, 이승악 등 깊은 계곡과 원시림으로 우거진 숲, 

돌담과 숯가마 터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수악길 중간에 있는 신례천은 한라산 사라오름 남동쪽에서 발원하여 

보리오름 서쪽에서 합류하고 5·16도로의 수악교와 수악계곡을 거쳐 남원읍 신례리로 흐른다. 

수악계곡은 5·16도로 건너편 선돌계곡과 함께 팔색조의 도래지로 알려지고 있다. 

수악길은 총 16.7km로 하루에 걷기는 힘든 구간이라 

두 번에 나눠서 부담 없이 걷기를 권합니다.

[돈네코 탐방로]
[난대·아열대산림 캐노피 플럭스 타워]

기후변화에 따른 난대·아열대 산림의 변화를 관측하고 연구하는 새로운 기술 

2011년에 설치된 플럭스타워 높이는 30m라고 한다.

[으름난초]

제주지역에 장마도 서서히 물러가고 

지칠 줄 모르는 더위,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는 

아침인데도 땀으로 옷을 적신다. 

여름에 가기 좋은 숲길, 한라산둘레길 수악길로 들어가 본다.

[동백길 끝지점인 동시에  수악길의 시작점]

수악길의 압권...

기이한 소나무 모습은 마법에 걸린 듯 주문을 걸어오고 

이곳에 서면 셔터 누르는 소리가 오래 이어진다.

[소나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오랜 세월 수악길의 숲 속을 지키며 

남에게는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는 역할을 했겠지만 

정작 자신의 아픈 상처는 곪을 대로 곪아 애처로워 보인다.

[세 가족]
[화산탄]

이 대형 화산탄은

한라산 정상부의 화산탄이 용암류와 함께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한다.

[제주조릿대]
[달걀버섯]

장마가 시작되면서 숲 속은 버섯 왕국을 만들어간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버섯들은 

균륜을 이루기도 하고, 나무 그루터기나 고사목, 곤충의 사체, 

그리고 땅 위로 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난다.

[산느타리]
[연지버섯]
[달걀버섯]
[붉은머리뱀버섯]
[수원무당버섯]
[새벽꽃버섯]
[세발버섯]
[접시껄껄이그물버섯]
[버섯무리]
[이끼계곡]

수악길의 하천 바닥은 군데군데 초록의 이끼가 색다르게 보인다.

여러 모양의 암석들은 제각각 아름다움을 뽐내며 수악길의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

[실꽃풀]

숲 속 어둠을 환하게 밝혀주며 다가오던 아이...

연약한 줄기는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만 살짝 드러난 하얀 속살은

수악길의 숲 속 요정이다. 

가느다란 화피 갈래 조각이 하얗고 실같이 가늘고 긴 모습에서

'실꽃풀'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게 되었다.

장마의 시작을 알렸던 '실꽃풀'은 실한 열매를 맺고 

물기를 머금은 청초하고 해맑은 모습의 '좀비비추'가 눈을 맞춘다.

[실꽃풀]
[좀비비추]
[황칠나무]

수악길의 가을 숲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삼지창 모양을 한 황금빛 황칠나무의 멋스러움에 고개를 올려본다.

원시림으로 우거진 숲 속 

신례천에는 모새나무, 참꽃나무, 붉가시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구실잣밤나무, 감탕나무, 동백나무, 비쭈기나무와 같은 상록활엽수와 

사람주나무, 누리장나무, 이나무, 졸참나무, 황칠나무, 서어나무, 초피나무 등

 낙엽활엽수들이 울창하게 자라 숲바다를 이룬다.

숲이 주는 청량감과 편안함에

돌길로 이어지는 불편함도 잠시 잊게 해 준다.

[산정화구호]

이 분화구는 화구 내에 습지를 갖는 화구호로

주변 지형 경사에 의해 감춰져 있었다고 한다.

화산체의 형체는 대부분 사라지고 분화구의 흔적만 남아 있다.

[매미 허물]
[수악길 안내소]
[한라산둘레길 돈내코탐방로 방면]

돈내코 탐방로를 시작으로 7.7km는 5.16 도로로 이어진다.

수악길의 또 다른 시작은 도로를 건너 사려니오름(9km) 방면으로 길을 안내한다.

[한라산둘레길 사려니오름 방면]
[안내 표지판]

입구를 지나니 조금은 울퉁불퉁한 돌길이지만 

무거웠던 다리는 한결 가벼워지고 

숲이 주는 맑은 공기에 투덜거림도 자연스레 사라진다.

봄에 떨어진 퇴색된 갈색의 낙엽, 땅에서 올라오는 흙냄새가 어우러져 코 끝을 자극하고

초록빛 가득한 여름향기로 숲을 채워간다.

[구분담]

구분담은 일제 강점기에 국유지와 사유지를 구분하기 위해 쌓은 돌담이다.

당시 일제 당국은 토지조사를 실시 후

토지소유가 명확하지 않아 미신고된 국영 목장지 일부를 국유지로 편입했는데

토지 소유권 분쟁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숯가마 터]
[해그문이소]

'해그문이소'의 '해그문이'는 

나무가 울창하고 하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밝은 대낮에도 해를 볼 수 없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비 온 뒤라 장관을 연출하며 떨어지는 폭포수를 기대했지만 

고여있는 물만 있을 뿐 암벽을 타고 졸졸 흐르는 물이 못내 아쉽다.

일반적으로 하천이 불규칙하게 침식되어 굴곡이 심하나

'해그문이소'로 이어지는 하천은 넓게 펼쳐진 융단이 깔린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하천 아래로 발을 디디면 높은 절벽 위로 하늘 높이 뻗은

구실잣밤나무가 숲터널로 하늘을 뒤덮고 있고

하천 절벽은 병풍이 펼쳐진 듯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화산암과 화산탄]

오랜 세월 이곳에서 버텨오며 압도하는 묘기에 가까운 모습 

바위를 뿌리로 감싸 안은 노거목은 놀랍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곳을 지탱하는 이들이 사는 삶의 방식처럼 보인다.

이승이악에서는 총 2개의 갱도 진지와 관련된 시설이 확인되고 있는데 

1개소는 갱도 내부까지 확인되는 갱도 진지이며,

나머지 하나는 갱도 진지의 진입부만 굴착하다 중단된 곳이다.

이승악 일대가 일본군 주요 진지대로 확인되고 있다.

물오름 구간은 걸어도 걸어도

여러 가지의 아름다운 길들이 있어 지루함이 전혀 없지만, 

삼나무 길이 펼쳐지는 구간에서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하늘 높이 치솟은 삼나무의 힘찬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삼나무 숲 속 산책]

삼나무는 낙우송과의 상록 침엽 교목으로 

높이가 40m에 달하고 위로 곧게 자라고 성장 속도가 빠르다.

잎은 바늘 모양이며 송곳처럼 끝이 예리하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3~4월에 피는데

수꽃은 가지 끝에 이삭 꽃차례로 달리고 암꽃은 구형으로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열매(솔방울)는 적갈색으로 10월에 익는다.

봄철 삼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켜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삼나무]
[나도은조롱]
[수악길 마지막 표지판]

한라산둘레길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의 숲으로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심호흡하며 걸을 수 있는 여름 최고의 선물이다.

돌길, 낙엽길, 흙길을 걷고 나면 또 다른 길이 매력을 더해주고 

계곡 웅덩이에 고인물은 장마의 끝을 알려준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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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방 2021-09-24 15:55:21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