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16년과 2018년  내가 사는 메릴랜드주 엘리콧시티(Ellicott city)에는  갑자기  하늘의 구멍이 뚫린 듯 미친 듯이 비를 쏟아냈고   삽시간에 불어난 물은 잔뜩 성이 난 채 도로, 상가, 주택들을 가리지도 않고 완전히 뒤덮여 큰 피해를 주는 일이 있었다. 이 홍수사태는 천년에 한 번 일어날 홍수가  2년사이 두 번 발생했다고 방송에서 크게 보도가 되었다.

그 이후로도 잦은 폭풍우로 인한 정전 사태가 한동안 자주 일어났었고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전 미주지역에서 가뭄과 국지성 폭우, 강력한 허리케인 등 기후 변화로 인해 밀, 옥수수. 오렌지, 체리 등 주요 식량자원과 과일 수확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지구의 몸살이 영화나 뉴스에서나 보는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에서 벌어지는 진행형이며 그 파괴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현재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앞으로 딱 5년 안에 큰 성과가 없으면 지구 온난화의 결과는 70억 인류뿐 아니라 전 지구의 생명체는 처참하고 치명적인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원인이 온실가스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온실가스는 태양에서 들어오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지면에서 복사된 적외선의 열을 흡수하여 대기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온실가스가 없었다면 지구는 지독하게  추운 곳이 됐다고 한다.  

문제는 대기중에  있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의 가파른  증가다.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온실가스는 열을 잡아두는 성격이 강하고 오존층의 틈새를 만들어 태양 빛이 오존층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지구 표면으로 도달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는 피부를 상하게 하고, 비가 내리지 않고, 식물들은 말라서 죽고 풀을 먹는 동물들이 감소하는 등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

학자들은 매일 지구에 핵폭탄 40만 개가 폭발하는 열을 발생시키지만 다행히도 열의 90%를 바다가 흡수해 지구 온도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최대 파수꾼이었던 바다도 산업혁명 이후 평균 온도 1.2도가 올라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바다가 무너지면 육지에서의 생물과 인간들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제주의 바다도 기온 상승으로 인한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중이다. 톳과 미역 등 해초류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그로 인해 조개, 성게, 소라 등 어릴 적 바닷가에 쉽게 잡았던 어패류들이 감소하고 있다. 수온 상승은 빙하가 녹는 시기를 앞당기며, 해양 생물의 집단 폐사를 불러일으키고, 많은 양의 바닷물이 수증기로 변하면 대지의 수증기가 증가해 쉽게 태풍이나 국지성 폭우를 동반한다. 이 때문에 지구의 한쪽은 가뭄으로, 한쪽은 홍수로 피해를 계속 입게 된다.

지구 온도 상승의 최고 한계점은 평균온도 1.5도 상승이라고 한다. 아직 이 기준치에도 미치지 않았지만, 한국 뿐만 아니라 지구 전역에서 각종 기후 이상이 벌어진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1.5도 한계치까지는 현재의 속도라면 2040년이면 도달한다고 한다.

1.5도 상승은 큰 폭이 아니게 보이지만 이 영향은  평균온도 10도에서 14도 사이에서 생산되는 주요 식량들이 적응하지 못해 말라 죽을 것이고 지역에 따라 가뭄에 의한 사막화, 갑작스런 폭우로 인한 홍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태풍과 허리케인의 강력한 위력 앞에 지구의 생명체들은 하루하루가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지난해는 지구 평균 온도를 관측한 이래 가장 뜨거웠던 해였다. 북극 빙하는 크기가 상당히 줄었고, 북극해 80%에서 해양 폭염이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에서는 대형 화재가 자주 났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대형 홍수가 자주 발생했다. 러시아도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유난히 따뜻했고, 일본 하마마쓰에서는 41.1도를 기록했으며 대만에서는 39.7도를 찍었다.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다가올 지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도입부에 보여지는 강한 태양아래 바짝 말라 버린 옥수수밭들과 그나마 남아 있는 옥수수를 찾아 떼를 지어 나르는 메뚜기떼와 해충들 모습들이 영화의 주 테마로 등장한다. 이 장면들을  담기위해  조너선 놀란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환경 관련 교수들과 몇 달간 긴 연구와 현재 지구의 실상에 관해 공부했다고 한다.
현재 상태가 계속된다면 영화들 속에서 보이는 모습은 2060년 정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이상 기온의 결과로 결국 지구는 식량 부족에 치닫게 되고,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한 미래에서 희망을 찾아 5차원의 우주로 세계의 미래를 찾아 떠나는 배경이 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다. 

블랙홀, 5차원의 세계, 양자역학 이론 등등 흥미로운 부분이 많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만간 지구는 식량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급격한 변화의 시점에 서 있다.

양영준
제주 한경면이 고향인 양영준 한의사는 2000년 미국으로 이주, 새 삶을 꿈꾸다. 건설 노동자, 자동차 정비, 편의점 운영 등 온갖 일을 하다가 미 연방 우정사업부에 11년 몸담은 ‘어공’ 출신. 이민 16년차 돌연 침 놓는 한의사가 되다. 외가가 북촌 4.3 희생자다. 현재 미주제주4.3유족회준비위원을 맡고 있으며 민주평통워싱턴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투데이 칼럼 [워싱턴리포트]를 통해 미국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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