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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볍씨살이_들어봅써] '집'이란 나를 마음껏 드러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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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볍씨살이_들어봅써] '집'이란 나를 마음껏 드러내는 곳
  • 김민찬
  • 승인 2021.10.0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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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물병세우기를 하며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1학기에 비해 한결 여유있는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 (사진=볍씨학교)
친구들과 물병세우기를 하며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1학기에 비해 한결 여유있는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 (사진=볍씨학교)

 

올해 03월 02일 제주 학사에 도착했다.

나는 이곳에서 너무 지내기가 싫었고 제주 학사라는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일이면 집에 갈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편안하고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나의 피신처, 무언가 하지 않아도 내가 해야 할 일을 가족들이 대신해주는 나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졸업생 누나들과 영이 선생님은 이곳을 '집'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나는 절대 '집'이라 말하기 싫었다. 내가 제주학사에 있기 싫다고 반항하거나 불평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 '혼날 것'이라고 생각했고, 혼나기 싫어서 억지로 제주 학사를 '집'이라 불렀다.

그럴 때마다 거부감이 들었고 무언가 답답했고 육지 집에 더 가고 싶어졌다. 거부감이 심해졌을 땐, 약간 반항해 보자면서 그냥 “학사, 제주 학사”라고 말했다. 그렇게 계속 제주학사에 대한 불만을 느끼며 생활했다.

9월이 됐다. 밤에 책 공부를 하러 흙집에 들어갔는데 왠지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특별히 바뀌건 없었는데 순간 머리에 '집'이라는 단어가 스쳐 갔다. 나도 놀랐다.

'왜 편안한 느낌이 들지? 왜 이곳을 집이라고 생각했지?' 

그 뒤로도 모든 공간에 있을 때나 생활을 하며 이곳이 집같이 느껴졌다. 육지 집에서만 느끼던 기분, 감정, 느낌들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번 애들과 일하면서 “학사 가서 빨리 쉬고 싶다.”라는 말을 “집에 가서 빨리 쉬고 싶다”라고 말해 보았다.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정말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내게 집이라는 곳은 휴식처, 피난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내 진짜 모습대로 보여 줄 수 있고 드러낼 수 있는 곳,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 내 이미지를 만들지 않고 깰 수 있는 곳이 '집'이 됐다.

이렇게 생각하고 지내다 보니 내 모습도 많이 변했다. 육지에서는 내 모습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여름에도 긴 양말, 긴 팔, 긴바지를 입고 다녔다. 마스크도 절대 벗지 않으려고 했다. 과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 신나게 놀고 싶고 시원하게 소리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이상한 사람 처럼 보일까 언제나 포커페이스 유지했다.

하지만 제주학사에 와서 처음으로 밖에 나갈 때 나시, 반 바지를 입고 좀 창피하기는 하지만 약간 정신이 이상하고 자기도취가 심하고 약간 변태 같은 캐릭터 연기도 해보았다.

이제 내게 집은 마음껏 나를 드러내고 도전할 수 있는 곳이다. 정말 이곳에서 적응하는데 3월에서 9월이 될때까지, 6개월이나 걸렸다. 이제 정말 제주 학사 생활의 시작이다. 계속 도전하고 드러내자, 아직 포커페이스, 웃지 않는 것,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제대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남아있다. 이제 여러 활동과 도전을 하면서 이것들까지 다 드러날 수 있게 나도 더 노력하겠다.

나에 대해서 당당하고 자신 있는 내가 되자.

 

김민찬

안녕하세요 저는 16살 김민찬이라고 합니다. 저는 요즘 저에 대해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습 니다. 무서워서 하지 못했던 일들, 이야기들을 한번 꺼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창피함과 두려움보다는 해냈다는 성취감이 더 크기 때문에 계속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저는 계속 도전해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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