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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투데이x제주MBC]키워드뉴스_선량한 관리자?&이재수는 영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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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투데이x제주MBC]키워드뉴스_선량한 관리자?&이재수는 영웅인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10.13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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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뉴스]는 제주MBC <라디오 제주시대>에서 제주투데이 기자들이 키워드로 정리한 한 주의 주요 뉴스를 전하는 라디오 방송 코너다. 보이는 라디오로 제작한 영상을 8월 17일 방송분부터 제주투데이에 함께 싣는다. [키워드뉴스]는 제주MBC 라디오를 통해 매주 화요일 생방송으로 송출된다. 방송시간은 오후 6시 5분부터 7시까지다.<편집자 주>

윤/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선량한 관리자

조/

선량한 관리자,입니다.

윤/

어떤 의미일까요?

조/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난개발로 언급되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중산간에 대규모 숙박시설과 사파리형 동물원을 짓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과 관련해서 최근 나왔던 법원 판결이 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로 키워드뉴스 문을 열까 합니다. 2년 전 당시 선흘2리 마을회 이장이었던 정모씨는 사업자인 주식회사 제주동물테마파크와 상생협약을 맺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제주지방법원은 마을주민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한 소송에서 이 행위가 불법이라는 판결을 냈습니다. 선량한 관리자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윤/

선량한 관리자라..?

조/

선량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어질고 착하다라는 뜻인데요. 법조문에서 쓰일 땐 그 의미가 살짝 달라집니다. 착하다보다는 성실하다에 가까운 뜻입니다. 다시 말해 선량한 관리자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은 관리자라로서 성실하게 그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겁니다. 왜 이런 표현이 나왔는지 그 배경을 설명드리자면요. 2년 전인 지난 2019년 4월 선흘2리는 임시 마을총회를 소집했습니다. 그때가 마을주민들이 동물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에 반대하는데 사업자가 공사를 강행하려 해서 모였던 겁니다. 이 마을총회에서 주민들은 “사업에 반대한다”는 마을회의 공식 입장을 의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씨는 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장 자리를 수락하기도 했습니다.

윤/

그런데 당시 이장이 얼마 안 가서 입장을 바꿨죠.

조/

네. 한 달이 조금 지났던 5월 말 당시 이장은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편의를 봐주겠다는 청탁을 받았던 사실이 지난해 드러났습니다. 이후 지난해 4월까지 정씨는 사업자로부터 1800만원을 받고 변호사 선임료도 사업자가 대신 내주기도 했습니다. 청탁을 받은 직후 정씨는 7월 사업자와 ‘지역 상생 방안 실현을 위한 상호협약서’를 작성했습니다. 협약서 내용을 보면 첫 문장이 “선흘2리 마을회와 사업자는 선흘2리의 발전과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아래의 사항을 합의한다”입니다.

윤/

상생 협약이라고 하지만 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작성됐던 협약서.

조/

네. 협약서 관련해서 간략히 설명을 드리자면 모두 3개 조항으로 돼 있구요. 1조는 사업자의 의무, 2조는 마을회의 의무, 3조는 마을발전기금 관련 조항인데. 사업자의 의무는 한 문장입니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원이 발생할 경우 문제를 해결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한다이고. 2조를 보면 일단 글 분량만으로도 서너배 정도인데요. 사업이 신속하게 재개할 수 있도록 행정이나 언론, 관련 단체에 실무적으로 지원을 한다, 대내외 이슈 사항에 대해 마을주민들에게 협조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다, 동물테마파크 회사 직원이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등등 사업자의 의무와 비교했을 때 매우 구체적입니다.

윤/

이 협약을 두고 마을주민들이 마을총회를 통해 의결했던 공식적인 입장과 배치된다면서 집회를 수차례 열기도 했습니다.

조/

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 정씨가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한 것은 이장으로서 불법 행위에 해당하고 선흘2리 마을회 주민들이 그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서 피고는 원고인 주민들에게 한 명당 3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문했구요.

윤/

주민들이 한 명당 손해배상 100만원을 요구했었는데 금액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조/

소송을 하면서 주민들이 주장했던 내용 중 정씨가 마을 사무실을 두 달 간 폐쇄하고 간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임시총회소집을 거부한 점이 있는데요. 법원은 이 점에 대해선 “고의나 과실로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며 기각했습니다. 반면에 피고인 정씨가 원고로 참여한 주민 65명 중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거나 리세를 납부하지 않은 주민들은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을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법원은 “선흘2리 마을회 향약에 따르면 만 1년 이상 거주하지 않거나 리세를 납부자히 않은 리민은 선거권에만 제한이 있을 뿐”이라며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윤/

마을 주민들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환영한다는 분위기고요.

조/

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의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무시한 채 개발사업자와 결탁한 마을 관리자들에게 금전적 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결정한 것이라며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는 제주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업자를 상대로 “불법으로 얼룩진 사업을 연장해 보려는 얄팍한 시도를 당장 멈추고 사업을 전면 철회하라”고 규탄했습니다. 지금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지난 3월 열린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통과되지 못해 제동이 걸린 상황인데요. 사업 계획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서 변경 승인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합니다. 반대위에 따르면 사업자는 지난 7월말 건축계획심의를 다시 건축지적과에 신청했다고 하는데요. 수백억원에 이르는 건축비용 조달이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사업기간 연장을 위해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이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윤/

그래서 제주도 측에 주문한 내용도 있죠.

조/

지난 2016년 12월 제주도 투자유치과는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개발사업의 시행 승인을 불허하고 취소 행정 조치를 취할 것”을 조건으로 사업 기간을 연장해줬다고 하는데요. 반대위는 사업이 사실상 진전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대명소노그룹 측이 동물테마파크에 대한 자금 지원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사업 자금 조달이 힘들고 부분 자본 잠식상태에 빠져있는 부실한 기업에게 더 이상 사업 기간을 연장해줘선 안 된다”며 “철저한 자본검증을 통해 사업 기간 연장 불허 및 사업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

(마무리)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2. 이재수는 영웅인가.

조/

이재수는 영웅인가,입니다.

윤/

이재수의난 영화의 주인공 이재수...

조/

네. 많은 사람들은 말씀하신 영화와 같은 이름의 이재수의 난, 또는 이재수란으로 알고들 계실 텐데요. 지난 1901년, 신축년 천주교회와 제주도민 간 충돌해 300명이 넘는 교인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입니다. 이 성격이 좀 복잡합니다. 간략히 설명을 드리자면 당시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벼슬아치를 뜻하는 봉세관이 과도하게 세금을 걷습니다. 심지어 생활 형편이 어려워 재배가 제대로 되지도 않는 산에서 밭을 일궈 살아가는 화전민에게도 세금을 걷기 시작했는데요. 일부 천주교인들과 결탁해서 횡포가 심해지니까 이에 대한 반발로 민중들이 일어난 겁니다. 관노였던 이재수가 우두머리였고요. 이 민중봉기는 보는 관점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지는데요. 천주교인의 시각에선 종교 박해라고, 또 한편에선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운 집단적 저항이라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천주교회에서 이를 교인과 비교인 사이에 빚어진 분쟁이라는 뜻으로 ‘신축교안’이라고 후자는 이를 신축항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윤/

아직 공식 명칭이 정해지지 않았죠. 그만큼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

조/

네. 그래서 아직도 학계에선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재수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지난 8일 제주도와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 ㈔제주민예총 등이 공동 주최한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 학술대회, 신축항쟁 지역의 기억과 역사적 진실’이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김동현 문학평론가는 ‘비어있는 사실과 재현으로서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표를 진행했는데요. 이재수와 관련된 기록을 바탕으로 그를 영웅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윤/

제주 사회에서 저항 운동이 있을 때마다 장두 이재수의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조/

네. 그만큼 제주 저항사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 건데요. 그는 “‘이재수’라는 인물의 실체를 들여다보기 위해선 ‘영웅’과 ‘순교’ 사이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이재수를 ‘영웅’으로만 기억하는 것은 인물의 실체를 오히려 가로막는 제한된 기억이 될 가능성이 높고 천주교민들의 죽음을 ‘억울한 죽음’, ‘신앙을 지키기 위한 죽음’으로만 기억하는 것도 당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던 다양한 욕망들을 단순화하는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영웅과 순교.

조/

무엇이 됐든 단순화해서 한 인물이나 사건을 해석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인데요. 진성기의 <남국의 민담>에 실린 이재수와 관련된 설화들을 소개하며 “이재수는 천부적 재능을 지닌 ‘영웅’으로 묘사되지 않고 오히려 신분적 차별을 받는 인물이며 그러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장두로 나서는 인물”이라며 “평범하지만 당시 상황에서 책임을 다하려는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김윤식의 <속음청사>에서도 “이재수를 시민적 윤리의식의 소유자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영웅보다는 오히려 핍박 받는 백성이었다고 보는 시각.

조/

네. 영웅으로 그를 표현한 기록은 이재수의 누이였던 이순옥이 구술한 <이재수실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기록을 보면 영웅 설화의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재수가 태어난 날 “이상스러운 붉은 빛이 이재수의 아버지 이시준의 집을 여지없이 포함했다. 송씨부인 침실에는 향기가 몽령하여 일개 옥동자가 태어났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윤/

많은 전설에서 영웅이 태어나는 순간은 항상 기이하고 신비롭게 표현을 하고 있죠.

조/

또 이재수의 행동을 표현하는 부분에서도 “그의 걸음은 팔백리 걸음 걷는 신행태보 대종을 능히 압도할 만하다”라는 기록이 있는데요. 이 역시도 영웅이라면 남다른 행동거지를 보이는 것과 유사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김 평론가는 한 인물을 두고 이렇게 다른 관점이 나올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구술자의 욕망이 기억으로 재구성되어가는 과정에서 인물에 대한 해석과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시대적 책무를 반영한 기록도 있습니다. 해방 이후 연재된 최금동의 <봉화>에서 “‘진정한 지도자를 찾는 인민의 소리’, ‘청년 이재수’라는 수사적 연결을 통해 당대적 욕망, 특히 나라만들기라는 시대 과제를 수행하는 청년의 임무를 강조하기 위해 영웅으로서의 이재수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그 시대에 따라서 요구되는 인물상을 투영하기도.

조/

네. 또 김 평론가는 “도민적 입장에서는 장두 전통의 계승자이자 창안자로서 ‘영웅 이재수’의 면모를 기억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인지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300여명의 천주교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웅’이라는 표상이 우리 삶의 외부에 존재하는 어떤 초월적 존재 혹은 난마 같이 얽힌 현실적 고민을 단숨에 해결하는 힘을 지닌 존재로 상상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구요.

윤/

지금의 현실에 비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영웅을 소환한다...

조/

네. 그러면서 진짜 이 시대에 필요한 영웅은 무엇인가에 대해 주목했는데요.

김 평론가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란 지극히 평범하고 작고 나약하지만 공동체를 위한 시민윤리, 그 평범한 윤리성을 구현해 가는 작은 힘들이 아닐까”라며 “때론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윤리를 저버리지 않는 인간의 탄생, 그것이 영웅의 탄생이라면 이재수야말로 시민적 윤리성의 구현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마무리..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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