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 LEK지부는 19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기습 구조조정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 LEK지부는 19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기습 구조조정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이하 랜딩카지노)가 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5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가운데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정리해고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랜딩카지노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23일 저녁 기습적으로 희망퇴직 공고를 내고 지난 5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현재 100여명이 신청했으며, 오는 20일 퇴사 처리가 완료된다. 이들은 적게는 3개월, 많게는 6개월 임금액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측은 지난 12일 밤 다시 정리해고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내 노사간 협의를 제안했다. 노조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협의 날짜를 잡지 못해 정확한 내용은 현재 알 수 없지만 희망퇴직을 하지 않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노조측 추산에 따르면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노동자는 약 350명 정도다. 

이에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 LEK지부는 19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기습 구조조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경영실패 책임은 경영진이 져야 한다"면서 신화월드에 노동자 대량 해고를 당장 중지하고 노조와의 협상에 성실하게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구조조정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이라면, 해고를 피하기 위한 자구책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경영진 임금삭감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신화월드 카지노 노동자에게 닥친 생존권 문제가 이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영악화를 빌미로 최근 강행중인 제주 칼호텔 매각으로 약 300명의 제주칼 노동자들도 해고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제주도 기간산업인 관광・서비스업이 흔들리자, 노동자의 삶부터 불안해지고 있지만 제주도는 아직까지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과 공식 협의회조차 갖지 않고 있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전제로 신화월드에 운영 허가권을 내준 제주도의회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랜딩카지노 노조는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온갖 세제 혜택을 누린 신화월드 랜딩카지노는 오너들의 부실경영 책임을 100%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에는 노조와 공식 협의회를 개최할 것을, 제주도의회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는 신속한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관광산업 종사자들을 지키는 것은 제주의 경제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