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주농민수당조례제정운동본부가 제주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현길호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여성농민총연합 제주도연합 제공)
22일 제주농민수당조례제정운동본부가 제주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현길호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여성농민총연합 제주도연합 제공)

현길호 의원(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장·더불어민주당·제주시 조천읍)이 지난 21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농민수당 제도는 실효성이 없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발언(관련기사☞“농민수당, 사회적 갈등” 현길호 발언에 “제도 취지 몰이해” 비판)한 데 대해 “철학이 부재했다”며 사과했다. 

22일 오전 제주농민수당조례제정 운동본부(운동본부)는 도의회 의사당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의원을 상대로 사과를 요구하며 농수축경제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현길호 위원장이 행감에서 한 망언을 언론을 통해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운동본부는 이미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농민수당에 대해서 지급기간 유예를 양보했고 실효성 보다는 취지의 정당성을 높이 평가하여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데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가치와 다원적 기능에 대한 보상에 취지를 살리고 예산을 더 늘려도 모자랄 판에 농촌 지역구 의원으로서, 특히 농수축경제위원장으로서 농업에 대한 몰이해와 몰상식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망언을 하고 있다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또 “농민수당은 농민 개개인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이 아니라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인 기능과 장기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라며 “현 위원장이 말한 사회적 갈등은 누구와의 갈등이라 하는지 명백히 밝히기 바란다”고 따졌다. 

아울러 “제주농민은 관광개발이란 미명 아래 부동산투기꾼들의 먹잇감과 놀이터가 되어버린 농지문제, 태풍으로 바닷길이 막히면 제때 출하하지 못하는 유통문제, 전국 농가부채1위로 허덕이고 있다”며 “농민들의 심정을 대변하지 못하고 궤변의 망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현 의원 당신은 농심을 대변할 자격도 없고 위원장이란 직책을 더더욱 맡을 자격이 없으니 그만 사퇴하고 내려오고 농민수당 망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운동본부는 의사당 1층 도민카페(옛 도민의방)에서 현길호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현 의원은 “농민수당에 대한 철학이 부재했다”고 인정하며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농민수당 지원 조례를 제정, 내년부터 농민 한 명당 연간 40만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22일 제주농민수당조례제정운동본부가 제주도의회 의사당 1층 도민카페에서 현길호 의원과 만나고 있다. (사진=전국여성농민총연합 제주도연합 제공)
22일 제주농민수당조례제정운동본부가 제주도의회 의사당 1층 도민카페에서 현길호 의원과 만나고 있다. (사진=전국여성농민총연합 제주도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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