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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공사 주민투표 제안에 제주도 '무리수'...행정소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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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공사 주민투표 제안에 제주도 '무리수'...행정소송으로
  • 박소희 기자
  • 승인 2021.10.2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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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비자림로 확포장공사 반대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중명서 불교부 결정
시민들 "선례 남길 수 없다면서 청구 요건 판단 넘어 해석까지...행정 월권"
심의 판단 능력 부재 인물들로 심의회 구성?...내부서 "법도 모르는데 판단?"
24개 제주지역 시민단체는 28일 오전 10시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는 교부 요건에 명시된 내용을 넘어선 해석 권한이 없다"면서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증명서불교부처분 효력정지신청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소희 기자)
24개 제주지역 시민단체는 28일 오전 10시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는 교부 요건에 명시된 내용을 넘어선 해석 권한이 없다"면서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증명서불교부처분 효력정지신청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소희 기자)

비자림로 확포장공사 찬반 의견을 묻기 위한 주민투표 절차를 제주도가 신청 단계부터 제동을 걸어 '행정 월권'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주민투표법에 따라 청구인 대표자는 청구권자의 서명을 요청할 권한을 증명하는 '주민소환투표 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제주도로부터 교부받아야 하는데, 신청서를 제출하자 제주도가 대표자 증명서 교부 자체를 거부했다. 

이에 24개 제주지역 시민단체는 28일 오전 10시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는 교부 요건에 명시된 내용을 넘어선 해석 권한이 없다"면서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증명서불교부처분 효력정지신청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 요거는 법률로 정해져 있고, 행정은 청구요건의 해당 여부만 판단해 증명서를 교부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번 불교부 판단은 행정의 월권 행위라는 지적이다. 

 

# 졸속으로 꾸려진 주민투표청구 심의위원회

주민투표를 청구하려면 청구인은 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교부받고, 교부사실공표해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전체 청구권자 가운데 1/30에 해당하는 1만8593명의 서명을 공표 후 180일 이내 받아야 한다. 

서명을 받고 나면 청구인서명부를 제주도에 제출하고나면 도지사는 청구인서명부나 사본을 공개된 장소에 비치·열람하게 하고 이의 신청을 받는다. 이후 도지사는 투표청구요건 등에 관해 심사 후 수리하거나 각하한다.

지난 13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에 대한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 신청서가 접수되자 제주도는 13일만에 주민투표심의회를 구성하고 회의를 개최해 불교부 결정을 내렸다.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주민투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공문에는 구체적 판단 근거는 담기지 않았다.  

행정소송 변호인측은 증명서 교부에 관한 심위위원회 회의를 연 것 부터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 신청은 주민투표 청구 과정 중 첫 단계로, 청구인서명부 등이 작성된 이후 심사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는 것이다.

9명으로 구성되는 심의회 역할은 청구요건 심사·결정, 유효서명 확인, 이의신청 심사·결정 등이다. 물론 청구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 재적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회의를 열 수 있지만 청구 요건이 되는지 아닌지만 살피면 되지 교부 요건 해석까지 할 권한이 제주도 없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교부권 발급 여부를 두고 지난 25일 개최된 심의회에 위원으로 참석한 도청 관계자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면서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와 같은 사업을 주민투표로 부치게 되면 농로까지 주민투표에 부치자고 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조례나 법에 대한 이해 없이 심의원회에 참여한 한 위원들 입에서는 "우리가 청구요건이 되는지 우리가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소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총 9명의 심의위원가운데 시민단체와 도의회 측 추천 인사 2명을 제외하고는 불교부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 주민투표 교부권 발급 행위는 지자체 기속 행위라는 대법 판례

귀하께서 「주민투표법」 제10조의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교부신청한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 교부신청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주민투표조례」 제12조에 따른 주민투표청구심의회의 주민투표 대상 여부 심의 결과 및 「주민투표법」 제7조 제1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주민투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증명서는 불교부함을 알려드리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끝 <10월 26일 내려진 제주도의 불교부 처분 사유 전문>

주민투표법 제10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 신청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증명서 발급 행위는 '기속행위'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이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신청인 발의 사항이 주민투표대상이 되고, 신청인이 주민투표법 제10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어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증명서 교부를 신청하면, 제주도는 특별법에 명시된 자격 요건을 심사해 이를 발급해야 한다. 

주민투표법 제7조 제1항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으로서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제주특별자치도 주민투표 조례 제4조 제1항에서는 △‘다수 주민의 이용에 제공하기 위한 주요공공시설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사항(제1호)’ △‘다른 법률에 주민의 의견을 듣도록 한 사항(제2호)’, △‘그밖에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주민의 복리‧안정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결정사항(제3호)’을 주민투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24개 제주지역 시민단체는 28일 진행한 기자회견이 끝나고 제주도청을 방문해 행정 소송 사실을 알렸다. (사진=녹색당)
24개 제주지역 시민단체는 28일 진행한 기자회견이 끝나고 제주도청을 방문했다. (사진=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는 시민연대)

도로법에 따르면 “도로관리청은 제25조에 따라 도로구역을 결정‧변경 또는 폐지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해당 도로구역에 대한 주소, 도면, 면적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공고하여 주민 및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주민, 관계 전문가,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을 책무로 두고 있다. 

해당 공사로 변경되는 총 연장 길이는 2.94㎞, 면적은 13만1204㎡에 이른다. 상당히 넓은 구간에 걸처 도로구역 결정(변경)이 이뤄지는 것이므로 조례 제4조에서 명시한 '다수 주민의 이용에 제공하기 위한 주요공공시설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소송을 맡은 백신옥 변호사는 "교부권 발급 행위는 지자체 기속행위므로 주민투표법 제10조 제1항 요건을 갖춰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를 신청하면 이를 발급해야 한다"면서 비자림로 확포장공사는 주민투표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백 변호사는 "제주도가 제시하는 불교부 처분 사유가 정당하지 않으므로 효력을 정지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이는 주민투표법상 주민투표권 침해며,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참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는 삼나무 훼손, 법정보호종 발견 등으로 3년간 3차례나 중단된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는 환경영향 저감대책과 관련해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최종 협의를 마치고 늦어도 11월부터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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