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급속하게 진행된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준 위기적 사건이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이 ‘인류 미래에 대한 예고편’이라면 ‘시장 만능’ 정책은 이제 지속가능하지 않다. 제주투데이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열쇠가 사회적경제에 있다고 보고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사회적경제, 제주를 잇다>를 총 7회에 걸쳐 연재한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올해 제주 지역 사회적경제에 던져진 화두는 사회적금융이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버팀목이 되는 금융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도내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지원하는 중간 조직인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사경센터)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사경센터는 사회적금융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11월 5일 열리는 '제주 사회적금융 체계 구축을 위한 세미나'가 그것이다. 2022년은 제주 지역에 사회적금융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고민하고 현실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괼 것으로 전망된다. 도내 사회적경제 조직을 지원해온 제주사경센터. 그 역할과 2022년의 전망에 대해 강종우 센터장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다음은 강종우 센터장과 일문일답. 

-사경센터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에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직접적 재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원이 쉽지는 않다. 정부의 프로젝트를 연결시키는 사업과 금융을 매개하는 사업을 기반으로 지원 작업을 하고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컨설팅과 교육 지원 등을 해왔다. 그리고 지역 자산화 사업을 통해 자산을 매입할 수 있게끔 공간을 매로 하는 사업을 코디나 서포팅하면서 조금이나마 버틸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 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특히 어려웠던 한 해다. 

농산물을 학교에 납품하는 조합도 있는데. 생산자가 1주일에 5억을 손해보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서 급식을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다 같이 대응한 게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다. 농산물을 집으로 친환경 농산물 쏘아주는 사업인데, 이렇게 농민들이 재고 쌓이는 문제 해결을 도모하기도 했다. 여행업도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이전에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던 무장애 여행 사업을 하는 한 사회적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반년 매출이 100만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에 고용 유지를 위해 애를 썼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제주투데이 DB)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제주투데이 DB)

-2021년도 어느새 두 달가량 남았다. 올해 사경센터가 진행한 사업 중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사회적기업들의 사회적 미션과 비즈니스 모델 매칭을 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조직 역량을 키우는 소셜부스터 사업에 주력해 2018년부터, 성장판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데서는 대표 위주의 역량 강화 작업이 이뤄졌다면, 사경센터는 최소 핵심 인력 3명이 모여서 컨설팅 받도록 했다. 멘토에게 주도권을 줘서, 조직과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했다. 제안 사업을 갈아엎는 경우도 있었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합의된 것에 대해서는 재정지원이 이뤄졌다. 기업들이 이 과정을 통해 사회적 가치가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해나갈 때 사경센터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  

-사회적경제, ‘지역 주민’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어떤 고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

사회적경제는 직간접적으로 지역 주민과 연계된다. 직접적인 사례로는 커뮤니티케어-마을통합돌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셜프랜즈 기업과 주민들이 같이 모여 장애인, 어르신, 아이 들이 마을 안에서 서로 돌보고 서로 품을 수 있는 사업이다. 지역에서 함께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자본-신뢰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살아가는 마을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도모하는 사업이다.

-사회적경제 기업, 협동조합에 이제 막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사회적 사명은 다들 높다. 나무랄 데가 없다.(웃음) 문제는 그걸 비즈니스화 시키는 부분이다.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 사회적기업 인가 및 지정, 협동조합 인가 등 절차는 수월하게 이뤄지는데, 이는 얼마간 성과주의적인 면이 있다. 사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열악한 조건이다.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끔 기반이 조성되어 있느냐는 부분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회적경제 조직으로서도 그런 부분을 인식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사진=제주투데이 DB)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사진=제주투데이 DB)

-2022년, 제주 사회적경제가 가야할 길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사회적 경제의 의미를 지역주민들이 느낄 수 있게 하거나, 사회적경제가 주는 공동체의 이익과 효과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역으로 뿌리내리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과제 해결 가치를 높이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진도를 나가야 한다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 사회적금융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지금 지역의 사회적 경제 주민들이 같이 조인해 필요할 때 금융적인 융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시범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어려울 때 일반 금융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역 연대 금고라던가 연대 은행의 씨앗을 심을 필요가 있다. 이게 되면 시민 자산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안전판의 얼개를 단단히 짜는 것. 금융과 자산 부분들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는 부분들에 대해,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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