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귀포 남원읍 신례리에 있는 양용찬 열사 묘역에서 '제투, 길을 걷다' 답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성인 대표)
서귀포 남원읍 신례리에 있는 양용찬 열사 묘역. (제주투데이 DB)

제주도 난개발의 근간이 되는 '개발 악법'에 반대하며 산화한 양용찬 열사 추모 행사가 진행된다. 

’30주년 공동행사위원회’(공동행사위) 주최로 오는 7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양 열사 묘역에서 30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공동행사위는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를 중심으로 제주주민자치연대 등 도내 47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으로 구성됐다. 

같은 날 오후 5시부터는 제주시청 앞에 제주지역 민주열사 합동 분양소가 설치되며추모행사로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의 추모굿이 펼쳐진다. 

이날 행사에서는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와 양 열사가 다녔던 신례초등학교동창회 주관으로 ‘양용찬상’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도 진행한다. 

이와 더불어 제주시청 앞에서 양 열사 정신 계승을 위한 제주지역 민족민주 열사 소개 사진전과 볍씨학교와 제주투데이가 함께 직업한 양용찬 30주기 시화전도 만나 볼 수 있다. 

올해는 30주기 기념 공동행사위를 출범한만큼 이날 추모제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서른 번째 오늘, 우리 다시’를 주제로 제주 전역에서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 

오는 11월 12일 오후 12시부터 4시 30분까지 제주도개발특별법에서 비롯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전면 개정을 요구하기 위한 토론회를 연다.

'제주의 100년, 제주 미래 비전과 실천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 토론회는 공동행사위와 국제자유도시폐기와 제주사회대전환을위한연대회의가 공동 주관한다.

또 구럼비연극단은 12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지역개발 문제를 내용으로 한 '사랑 혹은 사랑법' 연극을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초 제주학생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리려던 ‘양용찬 30주기와 전태일 50주기를 기억하면 우정과 연대로’ 연극은 코로나 19 방역 지침에 따라 취소됐다. 

가수 김영태씨가 7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양용찬 26주기 추모문화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양용찬 26주기 추모문화제.

제주대학교 사학과 85학번인 양용차 열사는 군 제대 후 복학하지 않고 1989년부터 서귀포시 나라사랑청년회 ‘지역사랑’분과에서 활동했다.

1991년 정부·여당이 제주도개발특별법(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자 양용찬 열사는 그해 11월 7일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며  제주 서귀포 매일시장 인근 한 건물에서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제주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재벌의 제주도 개발을 돕기 위한 특혜 입법이자 제주의 자연환경 파괴를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반대 범도민회를 결성하고 지역별로 대책위를 구성해 반대운동을 벌였다.

민주당과 전교조 지부 사무실 등에서 밤샘농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양 열사의 죽음으로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 반대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으나 당시 여당인 민자당은 그해 국회에서 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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