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뉴스]는 제주MBC <라디오 제주시대>에서 제주투데이 기자들이 키워드로 정리한 한 주의 주요 뉴스를 전하는 라디오 방송 코너다. ‘보이는 라디오’로 제작한 영상을 8월 17일 방송분부터 제주투데이에 함께 싣는다. [키워드뉴스]는 제주MBC 라디오를 통해 매주 화요일 생방송으로 송출된다. 방송시간은 오후 6시 5분부터 7시까지다.<편집자 주>

윤상범 아나운서/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재훈 기자/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로봇과 윤리

김/

로봇과 윤리,입니다.

윤/

최근 로봇이 이슈가 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해서. 소식 잘 모르시는 분들 위해 정리해주시죠.

김/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28일에 2021로보월드라는 한 로봇 관련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로봇 제작 업체들이 만든 로봇들을 홍보하는 자리거든요. 이런저런 시연도 하고, 직접 테스트도 해볼 수 있는 그런 자리인 건데... 로봇 업체로서는 이재명 후보가 와서 로봇을 함께 테스트 해보면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윤/

결과적으로도 그렇게 됐습니다. 강아지와 같은 형상의 로봇이 집중 조명받았으니까요.

김/

말씀하신대로, 그 강아지를 닮은 로봇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 강아지 로봇. 밀어도 중심을 잡고, 다시 원래 자세를 복원하는 그런 기능을 자랑합니다. 근데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그런 기능들을 자랑하기가 어렵잖아요? 로봇을 시연하는 행사니까, 로봇들을 대상으로 이런저런 테스트를 합니다. 업체로서는 로봇 기술을 자랑을 하려는 거죠. 언론들이 몰려들 테니까, 로봇 기업으로서는 홍보의 기회니까 이재명 후보에게 테스트를 하는 모습을 요청했던 거죠.

윤/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이 로봇을 밀쳤습니다?

김/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옆으로 툭 밀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강아지를 닮은 로봇이 살짝 밀리기만 하고 중심 잃지 않고 잘 서 있었죠. 중심 제어 능력.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죠. 이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이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 이재명 후보가 이 로봇을 더 강하게 밀었죠. 로봇을 뒤집었다 볼 수도 있고요. 로봇을 뒤집는 장면까지만 나온 영상들이 퍼지면서 온갖 얘기가 나왔습니다. ’로봇을 폭행했다‘, ’학대했다‘ 그런 얘기들입니다.

윤/

그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죠.

김/

이게 재밌는 부분인데요. 로봇이 마치 생명체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강아지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봇에 대한 가해 논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온라인 상에서 강아지 로봇을 테스트하는 영상이 논란이 된 적 있습니다. 해외 사례인데요. 로봇이 중심을 잡고 서 있는 그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테스트였습니다.

윤/

기억 납니다.

김/

그 로봇 테스트에서는 이 강아지 로봇을 발로도 차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자세를 제어하더라고요. 이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는데요. 먼저, 이 로봇들이 익숙한 생명체, 그러니까 강아지를 닮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불편한 느낌을 얻었을까...라는 부분입니다.

윤/

로봇의 형태 때문에... 테스트를 하는 모습이 실제 동물을 대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거겠죠?

김/

그런 반응이 많았습니다. 로봇이 불쌍하다는 겁니다. 로봇... 다들 아시다시피 의식도 감정도 없거든요. 그런데, 불쌍하다... 이 상황에 대한 인간의 정서적 반응인 거죠. 인간이나 다른 동물 등 생명체의 외관을 닮은 로봇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생명체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이 담겼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나중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도 해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김/

예를 들자면, 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동물과 거의 똑같이 만든 로봇을 대하는 태도... 그 기준이 같아야 하느냐, 달라야 하느냐.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동물과 거의 똑같은 로봇을 마구 상시적으로 학대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면, 그 사람... 나중에 진짜 동물에게도 그런 행위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겠고요. 그러니, 예방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윤/

다른 동물도 그렇지만 특히 인간을 닮은 로봇에 대한 폭력 행위에 익숙하다면...

김/

인간과 닮은 로봇, 많은 영화에서 묘사되고도 있는데요. 인간을 닮을 로봇. 감정도 느끼고, 자의식도 있는 로봇을 로봇으로 대할 것이냐, 인간으로 대할 것이냐. 그런 선택적 문제를 다루는 경우 많이 보입니다. 인간을 닮은 로봇, 흔히 안드로이드라고 부르는데요. 이 경우, 로봇을 대하는 윤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로봇은 전기로 작동하는 로봇이고 생명체는 생명체지, 할 수 있는데... 결국, 인체도 전기신호로 작동되거든요.

윤/

인간과 인간을 닮을 로봇을 어떻게 구분 지을 수 있을까요?

김/

보통 감정, 자의식 그리고 생식능력 등이 인간로봇 안드로이드에 비해 인간에게 특별히 주어진, 인간만의 특성적인 측면으로 다뤄집니다. 그런데, SF영화들은 점점 이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외형을 닮은 것 뿐만 아니라 감정도 있고, 자의식도 있고, 심지어 생식능력을 가진 로봇에 대해서도 상상하고 있거든요.

윤/

현실화 가능성을 떠나서, 여러 가지 사유할 꺼리들을 던져줍니다.

김/

그렇습니다. 이런 SF 영화들이 로봇을 다루고는 있지만, 결국은 인간적인 건 대체 뭘까?라는 질문을 던져주는 겁니다. 때론 영화 속 인물들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들도 보입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보다 더 윤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고요. 어떤 인간은 로봇보다 덜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로봇을 대하는 인간의 윤리적인 문제,는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윤리 문제에 가깝다... 그렇게 정리할 수도 있겠습니다.

윤/

인간이 로봇을 대하는 윤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는데, 로봇이 인간을 대하는 윤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

바둑을 져 줘야죠. 알파고... 좀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양보하는 미덕이 없어요. 한 수 좀 물러주고. 어떻게. 농담이고요. 로봇의 윤리와 관련해서, 아이작 아시모프라는 SF작가가, 로봇 3원칙을 제시했습니다. 1940년대에 이런 제시를 했습니다. 2058년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 이런 내용을 담았는데요. 세 개의 원칙 간단합니다.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둘째, 로봇은 첫 번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셋째, 로봇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로봇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윤/

정리하면,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고.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고, 그리고 자기 보호.

김/

로봇과 로봇을 만든 인간관계 속에서, 인간을 먼저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로봇 윤리라는 것은 결국, 로봇이 정의로운 행동을 하도록 원칙을 부여하는 건데요. 물론, 이 세 가지 설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누군가 ’땅을 파‘라고 명령을 합니다. 인간에게 해가 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죠. 3원칙에 입각해서 로봇이 땅을 팝니다. 근데, 이 명령이 그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를 갖고 명령을 한 걸 수도 있거든요.

윤/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서, 결국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

김/

이렇게 3원칙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작 아시모프가 새로운 원칙을 내놓습니다. 이른바 로봇 0원칙인데요. ’인류에게 해를 가할 만한 명령을 받거나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류'에게 해가 가해지는 것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로봇에게 인간에게 해를 가하지 않도록 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하는 거죠.

윤/

이쯤 되면 로봇도 참 피곤하겠습니다.

김/

그렇다고 해도, 로봇도 역시 인간이 처한 윤리적 딜레마 문제도 고스란히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윤/

윤리적 딜레마 어떤?

김/

예를 들자면요. 마이클 센델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이런 딜레마 많이 다루고 있는데요. 이를 테면, 달리는 기차가 있습니다. 근데 브레이크가 고장났어요. 이대로 쭉 달려가면 앞에 공사중 사람 5명을 치게 됩니다. 그런데 레버를 당기면 선로를 바꿀 기회가 있어요. 그런데, 선로를 바꾸면 선로 위에 있는 사람 1명을 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이냐.

윤/

레버를 당겨서 5명을 살릴 것이냐.

김/

답하기 쉽지 않은 딜레마 상황입니다. 이런 딜레마.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원칙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레버를 당기는 것도, 레버를 당기지 않는 것도 역시 선택인데요. 이럴 때 어떻게 하라는 명령어를 인간이 입력해서 로봇이 따르는 게 아니라, 자율의지가 있는 로봇이, 레버를 당길 것인가, 말 것인가 둘 중 하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면 로봇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레버를 당기는 행위의 선택과 비선택의 문제 등 쉽게 답하기 어려운 여러 생각할꺼리가 주어집니다.

윤/

로봇 시연 논란에서부터... 로봇 윤리까지 들어봤습니다.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2. 첫단추 끼운 제주평화대공원

김/

첫단추 끼운 제주평화대공원,입니다.

윤/

제주 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체가 가동되었다는 얘기가 어제 나왔죠?

김/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를 제주평화대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첫단추죠. 국방부와의 협의. 알뜨르비행장이 현재 국방부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제주도와의 협약을 통해 정부가 약속했던 알뜨르비행장을 제주도가 이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10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윤/

알뜨르비행장에 제주평화대공원을 만들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잖아요?

김/

그렇습니다. 대통령 공약인데도 여태까지 지지부진했습니다. 국방부는 제주도 내 공항을 공군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양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쳐 왔습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의 반발을 샀는데요.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제주도가 넘겨 받는 무상양여가 아니라, 부지를 국방부 소유로 두고 제주도가 이용하는 무상사용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논의가 빠르게 전개되는 모습입니다.

윤/

양쪽이 조금씩 타협을 한 모습입니다?

김/

그렇습니다. 지난 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국방부가 가칭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실무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하고, 무상사용 방안 등을 논의했고요. 무상사용을 통한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지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윤/

국방부가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무상양여에 대해 거부감을 피력해 왔잖아요?

김/

그렇습니다. 그런데 무상양여 시 공항을 공군기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해군기지 때문에, 갈등이 여전한데요. 시민사회의 반발은 충분히 예상되는 부분이고요. 무상사용이 대안으로 떠오른 만큼, 국방부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협의에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윤/

협의체에서 어떤 협의를 하게 되죠?

김/

먼저 사업부지 무상사용을 위한 제주특별법과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다 합니다. 이와 관련된 협의가 필요하고요. 또 알뜨르비행장 내 농경지 침수피해 방지대책 등에 협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은 "실무협의체를 통해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정상화를 위한 제주특별법 등 관련 법률 개정 및 시설물 조성계획 등 부지사용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국방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윤/

알뜨르비행장... 일제 강제수탈의 대표적 장소로서 지역사회가 지닌 역사적 아픔의 장소에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의 필요성 꾸준히 제기되어 왔잖아요?

김/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알뜨르비행장 일제강점기 당시 유적들이 남아 있는, 평화를 말할 수 있는 상징적이 공간이기도 하거든요. 제주평화대공원 많은 도민들이 바라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추진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주도는 이번 국방부와 면담을 시작으로 신속히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11월 중 첫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내년 대선 전에, 제주평화대공원 관련한 좋은 소식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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