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이용옥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심방이 처사영 맞이 열사굿을 집전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이용옥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심방이 처사영 맞이 열사굿을 집전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눈물로는 오지 마십서/한숨으로도 오지 마십서/분노가 진실한 정의가 되게/참 생명의 희망으로 오십서”
-김경훈, ‘제주 민족민주 열사들이여’ 중에서 

지난 1991년 대규모 관광개발 계획을 담은 제주도개발특별법의 저지를 외치며 산화한 고 양용찬 열사. 그로부터 꼭 30년이 된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에서 양 열사를 비롯해 제주지역 열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성인 대표)

이날 행사는 양용찬 열사 30주기 공동행사위원회(공동행사위)가 주최,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추모사업회)와 신례초등학교23회 동창회가 공동 주관했다. 

고광성 추모사업회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동지들이, 열사들이 그토록 원하고 이루고자 했던 노동자, 농민, 민중이 주인 되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 자주 평화통일 세상, 삶은 터전으로써, 생활의 보금자리로써의 평화로운 제주, 4·3항쟁의 완전한 진상 규명과 정명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고 탄식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 모두는 동지들이, 열사들이 있었기에 더디나마 한발짝씩 나아갈 수 있었다”며 “당신의 뜻과 꿈을 여전히 따라 걸어가는 우리들을 지켜주십시오. 올곧게 실천할 수 있게 용기를 주십시오”라고 외쳤다.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고광성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고광성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김용택 제주대학교 민주동문회장은 “열사들께서 바라시던 꿈, 이루려던 세상은 아직 너무나 부족하고 갈 길이 멀기만 하다”며 “각종 난개발로 제주 전역이 황폐화되어 가고 해군기지와 제2공항 건설 추진으로 평화의 땅 제주생명 공동체를 송두리째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다짐한다”며 “제주의 가치가 바로서는 사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농민이 주인되는 사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 제주4·3의 진상규명 및 해원 상생을 위한 열망,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등 이 모든 열사들의 뜻과 꿈을 우리는 흐트러짐 없이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김용택 제주대학교 민주동문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김용택 제주대학교 민주동문회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이자 공동행사위 상임대표는 “30년 전 제주도개발특별법이 날치기로 통과되면서 제주에 국제자유도시라는 굴레가 씌워졌다”며 “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실천하기 위해선 굴레를 벗어내고 도민이 제주의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년 열사 앞에 서면 부끄럽고 마음 아팠던 것을 청산해야겠다. 이제 때가 됐다”며 “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를 막아내고 제주도특별법 내 자유도시를 들어내고 도민이 주인이 되는 장을 만들어야겠다. 오늘은 이를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다짐했다.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이자 양용찬 열사 30주기 공동행사위원회 상임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이자 양용찬 열사 30주기 공동행사위원회 상임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추도사가 끝나고 김경훈 시인은 추모시 ‘제주 민족민주 열사들이여’를 낭송했다. 이후 제주 민족민주열사 23인(양용찬·정홍무·문은희·홍관표·김미라·이야성·김경률·강장범·고종철·백동훈·양동철·김진현·김병세·현정희·김현돈·현종섭·정공철·고성화·오영순·김혜자·김상철·강동규·허창옥)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김경훈 시인이 추모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김경훈 시인이 추모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이어 민중가수 최상돈이 추모공연 무대를 꾸몄으며 마지막 순서로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이용옥 심방이 집전하는 처사영 맞이 열사굿이 진행됐다. 

부대행사로는 볍씨학교 학생과 제주투데이가 참여한 양용찬 열사 시화전, 제주특별법 제정 반대운동을 기록한 사진전이 열렸다. 

앞서 이날 오전에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있는 양용찬 열사 묘역에서 양 열사 3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에서 볍시학교와 제주투데이가 참여한 시화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성인 대표)
7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 문화제' 부대행사로 볍시학교와 제주투데이가 참여한 시화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성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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