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 평화로에서 연결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 평화로에서 연결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도 내 자동차 제한속도가 가장 높고 교통량이 가장 많은 도로인 평화로(지방도 1136호). 많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곳이라 다른 도로와 연결되는 지점은 교통사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특정 시설에서 평화로로 진출입하는 도로는 단 하나도 없다. 그러나 최근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 다국적 커피 체인 전문점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인 부지에 평화로와 연결되는 진입도로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애월읍 주민자치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사업자 A씨는 제주시 유수암리 일대에 들어설 신축 시설과 평화로를 연결하는 허가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했다. 

이에 제주도 도로관리과가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진입도로 설치에 따른 교통사고를 우려하는 의견들이 다수 나왔다.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 다국적 커피 체인 전문점 스타벅스를 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에 다국적 커피 체인 전문점 스타벅스의 건물을 올리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조수진 기자)

하지만 도 도로관리과는 지난 4월 현장 출장까지 다녀온 뒤 “도로 연결허가가 타당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직후 과장 전결로 허가가 나고 공사가 진행되자 마을 주민들이 대책위원회까지 꾸리며 진입로 허가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원회 관계자 B씨는 이날 제주투데이와 통화에서 “평화로는 제주지역에서 고속화도로라고도 할 수 있을만큼 차들이 빨리 다닌다. 그런 도로에 진출입로가 생기면 교통사고 위험이 굉장히 높을 것”이라며 “특히 유수암 상동 쪽은 안개가 자주 끼어 이 일대에 도로를 내면 그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 문제 때문에 예전부터 평화로와 연결하는 진출입 도로 허가를 내준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오죽하면 봉성리 119상황센터 시설도 진출입로 허가를 받지 못했겠느냐”며 “진출입로가 생긴다면 교통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도로관리과장 전결로 허가를 내줬다는 부분이 상당히 의심스럽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애월읍 주민자치위원회와 유수암 상동마을회, 노꼬메 포럼 등은 (가칭)평화로직접진출입반대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강종우·강창희·문태정)를 구성해 집회 등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제주도 관계자는 관련 조례에 따르면 허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한용식 도 도로관리과장은 해당 허가가 전결로 처리된 데 대해 “건축허가와 진입도로 연결 허가 신청이 복합적으로 들어온 데다 규모가 작은 진입로의 경우 과장 전결로 처리한다”며 “사무규정에도 그렇게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근 119상황센터 시설과 달리 이번엔 허가를 내준 데 대해 “관련 조례(제주특별자치도 도로와 다른 시설의 연결에 관한 조례)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며 “해당 조례에 따르면 교차로에서 100m 이내 연결도로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119상황센터 시설은 금지 구역에 포함돼서 불허를 한 것이고 이번 공사 진입도로는 300m 정도 떨어져 있어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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