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 자료사진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카지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국인 관광객 출입을 허용하는 카지노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2차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안(2022∼2026)'을 마련해 내국인 관광객 출입을 허용하는 안을 제출했다. 오는 25일 도의회에서 공식 보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은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에 의해 도지사가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카지노종합계획 따르면 내년부터 5년 동안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카지노업 재도약을 위해 제주도민을 제외한 만 20세 이상 내국인을 대상하는 방안이다. 세부내용으로는 강원랜드와 같이 내국인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간 이용일수는 12회(월 1회), 출입 1회 당 최대 이용가능 금액 제한, 신분증과 함께 항공권 또는 선박승선권 등 교통수단을 증빙자료로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현재 5성급 호텔로 제한한 카지노 위치를 공항과 면세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업장 외 다른 장소에서도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비매면(온라인) 카지노 도입 방안도 포함됐다. 제주관광공사 등 공기관이 운영하는 비대면 카지노 시스템을 용역에서는 제시됐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 주최로 드림타워에서 열린 2021 제주 국제카지노포럼에서는 온라인 카지노 활성화 방안과 함께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을 활용한 온라인 카지노를 도입하자는 의견까지 발표로 제시돼 논란도 있었다. 

제주투데이 자료사진 

카지노종합계획과 관련 제주도의회 한 의원은 “그동안 카지노업계를 비롯해 사행사업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어 왔는데 내국인 카지노 도입 논의는 제주 자체를 도박의 섬 이미지로 가져올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도민 공론화 과정도 없이 최종 계획안에 ‘오픈 카지노’ 내용을 포함시킨 것은 졸속 행정이자 도민 여론을 무시한 무책임한 행위”라면서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환 도지사 시절에도 내국인카지노 논의가 진행된 바 있으나, 지역사회 갈등으로 부각됐으며, 이후 우근민 도지사 시절에 추진되다가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원희룡 전 도지사 재임기간에 내국인 카지노 추진 정책은 없었다. 

외국인카지노 인허가권은 제주도지사가 가지고 있지만, 내국인 출입 카지노 관련 정책은 정부가 주관하고 있으며, 현재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강원랜드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출입이 가능하다. 강원랜드는 법 개정으로 운영기간이 연장돼 2045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강원랜드 내부 모습=출처 강원랜드 누리집 

2021년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매출은 ▷2016년 1조6277억원 ▷2017년 1조5230억원 ▷2018년 1조4001억원 ▷2019년 1조4816억원 ▷2020년 4436억원 이었다. 강원랜드 자료에 따르면 테이블 게임 200대, 슬롯머신 및 비디오게임 1,360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009년부터 매출총량제를 도입했지만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2012년을 제외하고는 매출 총량제를 준수하지 않아 질타를 받았다. 강원랜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총 5534억원의 매출 총량을 위반했다.

2016년에는 새만금 내국인카지노 출입 허용 방안이 검토됐지만 강원지역 폐광지역 시장군수를 중심으로 반발하는 등 갈등도 있었다.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위해서는 제주특별법 개정만이 아닌 관련법 개정도 필요해 제도화는 쉽지 않는 실정이다. 

대선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제주 공약에는 내국인 카지노 관련 언급은 현재 없다.

당장은 제주지역 내국인카지노 검토 소식에 강원지역 반발도 예상된다. 윤석열 후보에게 패했지만 국민의힘 당내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후보는 지난 9월 제주 기자회견에서 "카지노를 내국인까지 허용하겠다"고 공약하자 강원지역 정치권이 발끈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2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제주도 내국인 카지노 공약에 대해 "강원도 폐광지역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잔인한 대선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제주지역 내국인 카지노 도입 논의가 있을때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강원 지역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2021년 제주국제카지노포럼 발표자료/출처 봉미희 교수 발제문 

한편 현재 제주에 있는 카지노는 8곳으로, 모두 외국인 전용이지만 코로나 여파로 4곳은 휴업 중이다. 2020년 제주지역 카지노 잠정 매출액 규모는 약 600억원 규모로 2019년 1903억에 비해 60%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지노 입장객 수도 제주 국제노선 운항이 중단되는 등 코로나 파장으로 인해 2020년 1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입장객수는 36만9000여명으로 55%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의 10%인 제주관광진흥기금 부과액도 2021년 현재 40억원 수준으로, 2020년 151억원에 비해 70% 감소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에 따라 2020년 도내 카지노 업체에 대한 관광진흥기금 납부 유예 조치를 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