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출발 전, 만나는 사람들에게 힘찬 기운을 주고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김민찬 학생. (사진=볍씨학교)
여행 출발 전, 만나는 사람들에게 힘찬 기운을 주고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김민찬 학생. (사진=볍씨학교)

볍씨학교에서는 1년에 한 번 4박 5일간 개인여행을 떠난다. 올해 받침반 공통주제는 코로나고, 나만의 주제는 '프리 하이파이브'였다.

처음 이 주제를 골랐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 ‘과연 사람들이 받아줄까?’ 하는 걱정이 계속 들었다. 내가 걱정했던 것은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보고 멀리하고, 그저 귀찮게 하는 사람이라고 느껴서 하이파이브를 받아주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4박5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보니 그런 이유 때문에 거절당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실패 원인 중 하나 일 수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개인여행 첫째 날에는 실패와 다름없었다. 하이파이브를 했던 사람이 단 3명 뿐이었다 둘째, 셋째 날에는 10명 정도 성공했다. 마지막 날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하니까 엄청 많이 할 수 있었다.

여행기간 동안에 무엇이 바뀌었을까? 내 생각에는 하이파이브를 하는 방법, 자연스러움, 긴장을 느끼는 정도가 하루하루 달라졌다. 

첫날 나의 하이파이브 방식은 사람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 프리 하이파이브 피켓을 달고 서서 사람들이 나를 보고 나에게 먼저 하이파이브 하자며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프리 하이파이브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굳이 먼저 다가가서 해주어야 하는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첫날에 3명을 성공한 것도 가만히 서서 해낸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먼저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권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유할 때도 불쌍하게 보여야 잘 될 줄 알고 얼굴 표정도 말투도 불쌍하게 했고 이리 저리 돌려 말하니 사람들이 잘 받아주지 않았다.

어떻게 말했냐면 “제가 지금 혼자서 개인여행하면서 사람들하고 만나서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데 해주실 수 있을까요?” 하며 말을 걸었다.

아마 내 생각에는 다른 사람들은 그때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고 무언가 팔려고 온 아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수 도 있을 것이다. 첫날 거의 완벽히 실패해서 둘째날부터는 기존의 방식을 갈아 엎고 더 좋은 방법으로 발전해 나아갔다.

둘째날부터는 무조건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하이파이브를 청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날에는 “제가 무전 여행하면서 하이파이브 하는데 해주실 수 있나요?” 라고 했다. 전보다는 많이 줄어 들긴 했지만 여전히 긴장한 상태라 다가갈 때 왔다갔다 하면서 다가갔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피해갔다. 

이렇게 둘째 날 까지는 새로운 방식의 도전이라 많이 긴장하고 어색하고 어려웠다. 그래서 실패도 많이했다.

셋째 날부터는 간단하고 밝게 해보기로 했다. 온 몸에 기운을 불어 넣는 방식, 마임에서 배운 제로포인트를 쓰면서 당당하게 걸어서 다가갔다. 그리곤 “하이파이브 해주실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았다. 아직 완전히 얼굴에 철판을 깔지는 못했지만 많이 좋아졌다.

또 그때부터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긴장하기보다는 신나게 다가가자' 하는 마음으로 실행하니 멀리서 다가가도 피하지 않았다. 가끔 실패할 때는 내가 긴장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에게 신나게 다가가니 실패가 사라졌다. 또 망설임도 사라지고 당당하게 말하고 걸었다.  

대망의 마지막 날에는 나와 멀리서 부터 눈이 마주친 사람에게 멀리서부터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하이파이브하고 있는데 하실래요? 하면서 돌아다니고 가까이에서는 “저랑 하이파이브 하실래요?” 하며 나도 정말 많이 밝아졌다. 

잠깐 쉬는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분들과 이야기 나누다 하이파이브하기를 자연스럽게 하기도 했다. 이렇게 나의 여행은 조금씩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연구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하이파이브를 재미있게 생각하니 저절로 밝아지고 당당해졌다.

원래 목표는 점프하며 두 손으로 하이파이브 하는 것이었는데 그것까지 끌어내지 못했다.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하지만 내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스스로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발전해나갔다는 것이 큰 변화이고 배움이다.

이번에 있었던 개인여행은 나의 무한함을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준 여행이었다.

 

김민찬

안녕하세요 저는 16살 김민찬이라고 합니다. 저는 요즘 저에 대해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습 니다. 무서워서 하지 못했던 일들, 이야기들을 한번 꺼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창피함과 두려움보다는 해냈다는 성취감이 더 크기 때문에 계속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저는 계속 도전해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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