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사이토 고헤이 씀,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펴냄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사이토 고헤이 씀,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펴냄

일본에서 2020년에 나온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2021년 10월에 나왔다. 책 이름이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다. 무슨 뜻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떻게 하더라도 지구에 사는 생명체들이 제 목숨대로 살 수 없다는 뜻이다. 글쓴이는 말한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과 모든 목숨들이 살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라고. 바로 ‘탈성장 코뮤니즘’. 다시 말하면 경제성장을 멈추고 민주공동체사회를 만들라 한다.

글쓴이는 마르크스 사상을 새롭게 본다.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이루려는 사회주의 사회 역시도 자연을 더럽혀서 경제성장을 일으킨다고 싫어했다. 글쓴이는 말한다.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 1권은 1867년에 나왔다. 그 책을 쓰고 나서 마르크스는 생각이 바뀌었다.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러시아와 인도, 아시아에 있는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민족주의 운동도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는 길이라는 것. 또 하나는 노동자 계급이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어도 자연을 끝없이 더럽히는 경제성장만을 외쳐서는 진정한 혁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두 번째 생각에 힘을 싣는다. 제대로 된 사회주의 혁명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멈추는 곳에 있다고 마르크스는 말했다고 한다. 그 글은 자본론 같은 단행본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마르크스가 1867년 자본론 1권을 쓴 뒤에 나왔다고 말한다. 마르크스가 쓴 연구 공책과 일기, 편지를 보면 그렇다고 글쓴이는 강조한다.

마르크스는 끝없는 경제성장을 통해서 사회주의를 이룬다면 또 다르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회가 될 뿐 아니라 지구에 있는 생명들이 살 수 없는 사회가 되리라고 앞으로 내다봤다고 글쓴이는 말한다. 글쓴이는 기후위기시대에 지구에 있는 나라들은 네 가지로 바뀐다고 한다. 1. 기후 파시즘, 2. 야만 상태, 3. 기후 마호쩌둥주의, 4. 탈성장 코뮤니즘이다. 우리가 찾아야 할 사회는 탈성장 코뮤니즘. 마르크스가 바라던 사회다. 경제성장을 멈추고 노동자 농사꾼 도시빈민이 행복한 세상이다. 아니 자본가가 없으니 모든 인류가 행복한 세상이다. 차례대로 보자.

1. ‘기후 파시즘’은 기후위기를 돈벌이로 삼는 자본주의 국가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던 미국 사회다. 미국만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좋아하는 많은 나라들이 그렇다. 우리나라도 무늬만 녹색사회를 찾지 자본가들이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으로 기후위기를 벗어나려 한다. 2. ‘야만 상태’는 기후위기를 제대로 벗어나지 못해서 국가가 통제력을 잃어버린 사회다. 국가 권력이 일반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없어서 마을은 힘이 있는 사람들이 주먹과 총으로 어지럽히는 사회다. 3. ‘기후 마호쩌둥주의’는 국가 권력이 자본가 집단이 되어서 대부분 사람들에겐 평등을 말하며 가난하게 살도록 강제하면서 권력층들은 스스로 부를 누리며 사는 사회다. 사회주의를 말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따르는 나라들이다. 글쓴이는 이렇게 네 가지로 앞으로 이루어질 국가를 나누었다. 많은 나라들은 이 네 가지로 딱 나누어지지 않는다. 서로 섞여 있다.

아무튼 글쓴이가 바라는 사회, 탈성장 코뮤니즘 사회는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글쓴이는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운동을 하더라고 지구를 살릴 수 없다고. 경제성장을 외치며 이산화탄소를 내뿜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나온다고. 더군다나 자본가들이 자연을 덜 더럽히는 에너지 기술을 독점하면서 더욱 자연을 더럽히고 가난한 사람들을 여전히 괴롭힌다고.

그럼 ‘탈성장 코뮤니즘’은 어떻게 이룰까. 글쓴이는 말한다. 비폭력 직접행동을 하라고. 폭력을 쓰지 않고 지금 바로 거리에 나서서 민중이 주인이 되는 자본주의를 없애는 민주주의를 외치라고.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3.5% 만 거리에 나서면 혁명은 이루어진다고.

은종복

글쓴이 은종복 씨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인문사회과학 책방 '제주풀무질'의 일꾼이라고 자기 자신을 소개한다. 책과 사회를 또박또박 읽어내려가는 [또밖또북] 코너로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독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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