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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특별법, 국가폭력은 빠져있고 희생이라는 결과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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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특별법, 국가폭력은 빠져있고 희생이라는 결과만 남아”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11.26 23: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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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제주4·3 제73주년 기념 학술대회 ‘제주4·3특별법 개정과 그 과제’
26일 오후 ㈔제주4·3연구소이 호텔샬롬제주 17층에서 제주4·3 제73주년 기념 학술대회 ‘제주4·3특별법 개정과 그 과제’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26일 오후 호텔샬롬제주 17층에서 열린 제주4·3 제73주년 기념 학술대회 ‘제주4·3특별법 개정과 그 과제’에서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4·3특별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희생자’라는 개념에는 인과관계가 빠져있습니다. 원인은 없고 ‘희생’이라는 결과만 밝히고 있다는 가장 아쉽습니다. 4·3에서 국가폭력에 의한 집단희생이라는 본질이 빠진 거죠.”

지난 3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4·3특별법)’이 전부개정을 거치면서 4·3 해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개정에도 70여 년 전 일어난 비극적인 역사의 원인은 여전히 담지 못하고 있다. 

26일 오후 ㈔제주4·3연구소는 호텔샬롬제주 17층에서 제주4·3 제73주년 기념 학술대회 ‘제주4·3특별법 개정과 그 과제’를 열었다.

이날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폭력에 의한 과거사의 입법적 해결과 그 한계’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희생의 유형과 결과에만 치중…원인은 담지 못해”

최 연구위원은 “제주4·3특별법을 제정할 당시 ‘희생자’의 개념을 사망, 행방불명, 후유장애 등 희생의 유형과 결과에만 치중한 나머지 국가가 국민을 지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원인을 담지 못했다”며 “원인에 대한 건 진상규명이라는 표현으로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적인 희생’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서 제주공동체가 파괴된 점과 이후 유족들이 연좌제 등으로 인해 입은 피해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리됐어야 한다”며 “‘희생’을 정의할 때 물리적인 희생뿐 아니라 유족이 겪은 피해를 포괄하는 개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또 최근 개정된 특별법 내 배보상과 관련한 조항 역시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다. 4·3을 극명하게 말하자면 국가가 개입해서 무고하게 주민을 희생시킨 것”이라며 “그러니 희생자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그쳐선 안 된다는 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가 배보상법과 관련해 “국가의 기본적 의무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공무원의 불법적인 행위로 국민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대신 배상한다는 게 우리나라 국가배상의 관념”이라고 꼬집었다. 

#“국민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면 위법 여부 떠나 국가가 1차적 책임”

“예를 들어 국가가 관리하는 도로가 파여서 교통사고가 나면 관련 공무원이 책임지게 하고 국가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마치 내가 부리는 사람이 잘못했으니까 대신 내가 돈을 내주고 관리를 잘못한 공무원에겐 구상권을 청구해서 돌려받는 시스템이죠. 결국 국가의 책임이 아니란 겁니다.”

26일 오후 ㈔제주4·3연구소이 호텔샬롬제주 17층에서 제주4·3 제73주년 기념 학술대회 ‘제주4·3특별법 개정과 그 과제’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26일 오후 ㈔제주4·3연구소가 호텔샬롬제주 17층에서 제주4·3 제73주년 기념 학술대회 ‘제주4·3특별법 개정과 그 과제’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최 연구위원은 “프랑스에는 ‘국가책임법’이라는 게 있어서 결과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게 한다”며 “공무원이 잘못했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기본권을 침해 당한 결과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제가 생각하는 국가보상이란 위법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과 적법을 전제로 하는 손실보상을 뛰어넘는 개념으로 위법과 적법을 묻지 않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이때 주된 기준은 기본권에 대한 침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4·3과 같은 국가폭력에 의한 집단적 희생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등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 기본권에 대한 침해 상태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소극적으로 방조함에 따라 일어난 것”이라며 “1차적으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국가가 인정해야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부는 허호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가 좌장을 맡아 박찬식 전 소장의 ‘4·3 추가진상조사의 방향’,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의 ‘제주4·3속 의사들을 찾아서’ 발표에 이어, 염미경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와 박인순 전 제주한라대학교 복지행정과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2부는 문성윤 변호사가 좌장을 맡아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국가 폭력에 의한 과거사의 입법적 해결과 그 한계’, 고경민 국제평화재단 사무국장의 ‘4·3특별법 전부개정 이후의 과제와 전망’ 발표를, 최낙균 변호사와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가 토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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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천 2021-11-29 22:39:23
4.3과 강정은 국가폭력에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