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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봄을 먹고, 가을 맛 나는 '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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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봄을 먹고, 가을 맛 나는 '양하'
  • 고은희
  • 승인 2021.12.07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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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에서 왔을까?

외계인의 별난 눈을 닮았을까?

앙증맞으면서도 독특한 생김새는 동화 속 캐릭터일까?

한참 동안 양하 밭을 뒤지고 찾아낸 

빨간 껍질 속에 흰 보호막으로 덮인 까만 씨앗이 매력적인 '양하' 열매 

[양하 열매]

코끝을 때리는 진한 향기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 형태일 때 속이 꽉 차서 가장 맛있다는 양하 

버릴 것 하나 없는 귀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어둡고 습한 음지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도도한 모습

여리고 여린 양하 꽃대가 땅을 박차고 솟아났다.

[양하]

양하는 생강과 여러해살이풀로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다.

 독특한 맛과 색을 지니고 있어 제주와 남부지방에서는 향토음식에 활용되고 

일본에서는 대중적인 식재료로 이용하고 있다.

굵은 원추형의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고, 비늘 조각 모양의 잎으로 덮인다.

꽃은 8~10월에 꽃줄기에서 긴 타원형의 꽃차례를 이루며 달려 핀다.

꽃받침은 통 모양으로 꽃부리는 길게 자라 3개로 갈라지고 

입술 꽃잎은 3개로 갈라지는데 가운데 것이 가장 크고 수술은 1개이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비늘 조각 같은 잎들이 퍼져 나오는데 

끝이 뾰족하고 긴 타원형으로 파초 같다.

[열매]

열매는 10~11월에 붉은색 딱딱한 삭과로

익으면서 점차 벌어지면 흰색 껍질에 싸인 검은색 씨가 드러난다.

[열매 벌어진 모습]

끝은 뭉뚝하고 3갈래이다.

[씨앗 떨어진 후의 모습]

계절에 따라 먹는 방법이 다양해

봄에 잎이 피기 전 줄기를 식용하고, 꽃이 피기 전의 꽃줄기를 식용한다.

어린순과 땅속줄기는 향신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떡을 할 때 양하 잎을 시루 밑에 깔면 떡 향이 좋아진다.

양하의 향은 육류의 누린내를 제거해주고 항균기능이 있어 소화를 돕는다.

시골 집집마다 초가집 처마 밑이나 돌담 아래에는

어김없이 양하가 심어졌었는데 

봄에 올라온 새순을 꺾어 된장에 찍어 먹거나 된장국으로,

가을이면 꽃이 피기 전에 캐다가 데친 양하를 찢어 나물로 무쳐 

추석 차례상에 올려졌던 쌉싸래한 가을의 맛 양하  

어린 마음에 독특한 향이 싫어 반찬투정을 해보지만 

할머니의 입맛에 딱이었던 양하와의 어릴 적 추억을 더듬게 한다.

제주(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에서는 양하를 '양애'라고 부른다.

[늦가을 햇살이 만들어낸 찰나의 돋보임]

오랫동안 양하의 맛에 길들여진 지역 사람들에겐 

한 겹 한 겹 벗겨 먹던 양하의 추억, 그 진한 맛을 영원히 잊지 못하고 기억한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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