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학교 학생들의 땀방울과 제주의 자연이 키워낸 콩으로 만든 콩찰리 템페. (사진=볍씨학교)
볍씨학교 학생들의 땀방울과 제주의 자연이 키워낸 콩으로 만든 콩찰리 템페. (사진=볍씨학교)

나는 제주 1년 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제주 학사 2년 차를 선택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2년 차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오랜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제주에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템페 사업이다.

템페란 인도네시아 전통 콩 발효 식품으로 세계 3대 발효식품이다. 우리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제주에서 템페라는 식품을 판매할 것이다. 처음 언니들이 사업을 한다고 들었을 때는 그저 언니들이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언니들이 이 사업을 함께할 친구들을 모집했을 때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내가 이 사업에 함께 하게 된 계기는 언니들이 우리에게 이 사업에 대한 강의를 해주었을 때이다. PPT까지 만들어 설명해주는데 언니들이 멋있고 빛나 보였다. 내가 예전에 알고 있었던 언니들이 아니었다. 

또 템페는 그저 식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큰 의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 회사의 소셜 미션은 현재 심각한 기후위기 문제원인 중 하나인 공장식 축산업으로 인해 일어나는 많은 환경적 기후 문제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고기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사업을 하며 환경을 위한 말뿐이 아니라 직접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템페라는 식품을 널리 알리는 것만으로도 기후위기 행동에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템페는 대단하다. 두부의 2배의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다. 고기와 큰 차이가 없다. 고단백질 건강식품이다. 그렇기에 대체 육류 식품으로 사용 가능한 것이다. 요즘 채식을 하시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그분들에게 우리가 만든 템페를 맛보여 들일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맛있고 입이 즐거운 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콩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가지는 몇몇 사람들도 있지만 템페는 콩 맛도 거의 나지 않고 청국장처럼 냄새도 나지 않는다. 끈적이지도 않으며 두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콩을 싫어하는 친구들도 템페는 굉장히 좋아한다. 많은 분께서 템페를 맛보고 좋은 평점을 주고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템페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부처럼 썰어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구워 먹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맛있다. 또 스파게티, 카레, 샌드위치, 고랭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에 넣을 수 있다. 최근에 템페를 이용한 요리 수업을 하기도 했었는데 템페로 김밥 해 먹기도 하고 쌈장을 만들어 먹기도 하며 굉장히 다양한 요리에 사용했는데 다 맛있었다.

그렇게 나는 점점 템페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사업은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고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에 있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업을 준비하던 초창기에는 학교에서 그리 좋지 않은 발효기로 만들다보니 실패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제대로 된 공간에서 제대로 된 장비, 기계들로 완벽한 템페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다양한 콩들을 사용하며 새로운 템페를 연구하고 있다.

내가 이 템페 사업을 하며 가장 좋은 것은 내 손으로 시작부터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중이다. 아무것도 없었던 곳을 하나하나 채워나가고 있다. 지금은 언니들이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중이다. 아직 협동조합들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제조허가를 받기위한 준비과정에 있다. 사업을 이끌었던 언니들은 내년에 육지로 올라가기에 이제 이 사업은 내가 주체가 되어 이끌어 나갈 것이다. 아마 언니들은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가기 전까지 함께 할 텐데 이후 나는 본격적으로 홍보하며 판매할 것이다. 이제는 매순간순간 마다 이 템페에 대한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며 그림을 그린다.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슨 준비가 필요한지, 정말로 이 템페사업을 이제는 완전히 내것으로 받아들였다.

살아가면서도 계속 템페와 모든 것을 연결하고 있다. 채식을 하는 학교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템페가 떠올랐다. 또 비건 버터 포장지를 보면서도 템페를 함께 떠올렸다.

템페사업을 준비하며 이전의 나의 마음가짐과 현재의 마음가짐이 정말 많이 바뀐 것도 느껴진다. 이 사업을 내 것으로 만들고 나니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콩 한 알도 아까워지고 소중해졌다. 아직은 준비하는 과정이기에 올해 본격적으로 이 사업을 시작하진 못해 현재 아쉽지만, 내년에 그 아쉬움을 담아 2배로 열심히 할 것이다. 현재 느껴지는 분위기로는 내년에 대박 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맛있는 템페를 많은 분께 소개하고 싶다. 이제 템페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구매하시는 분들은 없게 만들 것이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템페 사업, 맛있게 만들고 있는 템페, 한번 믿고 구매해보길 바란다. 템페를 구입해 요리를 해먹는 평범한 일상 안에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작은 실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더 이상 주저할 필요가 없다. 건강한 자연과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는 맛있는 템페, 꼭 드셔보시길 바란다.

정소민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9학년 받침반 친구들과 함께 제주로 내려오게 된 정소민입니다. 저는 이번에 제주도로 내려오며 올해 꼭 성장하고 기존에 있던 저희 안 좋은 모습 불건강했던 모습들을 지워나가며 새로운 나 진정한 저를 찾기 위해 제주에 왔습니다. 아직 제주에서 지낸 지 세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깨지기도 하고 넘어지고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저를 보면 제주 마지막 날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가 됩니다. 아직은 힘도 체력도, 저를 살필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지만 올해 제주에서 이것들을 채워나가 당당하게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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