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작업을 하고 있는 볍씨학교 학생들 (사진=볍시학교)
오두막작업을 하고 있는 볍씨학교 학생들 (사진=볍시학교)

내가 올해 제일 큰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은 오두막 짓기이다. 사실 작년에 오두막을 지을 때 내가 뒤로 빠져 있다는 코멘트를 받아서 오두막 책임자를 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별다를 것 없이 책임자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일을 했다. 올해 그때 생각이 났고 또 내가 하나를 맡아서 책임을 지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면서 솔직히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부담감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오두막 반장을 하게 되었다.

반장은 제원이 오빠와 함께 했다. 초반에는 오빠가 아는 것도 많고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을 해 한 발자국 물러나 있었다. 그때 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주도적으로 일하지 않았고 일은 더디게 진행됐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공동 반장인 제원 오빠가 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3시 전까지 혼자 반장역을 해야 했다. 함께 일하는 친구들을 나 혼자 이끌어야 했다. 

그때까지는 제원 오빠가 하던 일이라고 생각했고, 일 진행이나 분배 등은 전부 오빠가 했는데 이런 상황이 찾아오니 정말 내가 하는구나 싶은 마음에 기회를 잘 잡아 사용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많이 걱정되기는 했었다. 나는 내가 내 일을 하는 것도 힘든데 내가 다른 사람도 이끌고 봐주고 일머리 있게 진행하고 할 수 있을까? 걱정이 계속됐다. 

하지만 기회였다. 뒤에 숨어 있지 않고 내가 스스로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했고 내 책임감은 더 커지며 조금 어렵고, 모르는 부분은 전날에 오빠에게 물어보고 하면서 내가 목공 일에 익숙하지 않고 어려운 게 있지만, 더 채우려고 노력했다. 오두막이 앞으로 어떤 작업이 남았는지 체크하고 또 하루나눔에 오두막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나눔하고 같이 하는 친구들에게 내가 아는 부분에 있어서 알려주고 하며 오두막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또 이 오두막에 책임감이 생기니까 예쁘게 멋있게, 또 안전하고 튼튼하게 오두막을 짓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나 더 꼼꼼히 하려고 했다.

솔직히 내가 하게 되면서 작업의 속도가 빨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 나조차도 익숙하지 않고 처음 해보며 어려우니까 말이다. 하지만 오두막에 내 고민과 내 노력의 흔적이 담겼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직 오두막이 완성되지는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지붕 작업과 바닥 보수 작업이 조금 남아 있다. 정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고 싶다. 정말 완성됐을 때 뿌듯함을 느낄 듯하다. 1년 차 때의 이름만 책임자에서 지금 진짜로 책임을 지는 반장이 될 때까지를 보여주는 오두막인 듯하다.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또 튼튼하게, 멋있게 지어야겠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자!

신채은
안녕하세요 제주에서 2년째 살아가고 있는 신채은이라고 합니다. 성장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 졸업 후 2년차를 선택했고, 선배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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